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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8, 2020

결국 2교시만 치러진 의사 국시 첫날.. 달랑 6명만 시험 봤다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첫날인 8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으로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이날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의대생 대다수가 응시하지 않아 축소되어 진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8일 오전 9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고시원(국시원). 제85회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이 치러지는 이 곳에는 건물 관계자와 취재진 10여명만 있었을 뿐 드나드는 사람 없이 한산했다. 예년같았다면 실기시험 첫 날은 수험생과 시험감독관들로 건물 로비가 붐볐겠지만, 올해는 의료계 집단 파업 여파로 의대생 대부분이 국시 응시를 거부하면서 국시 응시생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1교시(9시ㆍ1사이클)에는 시험조차 치러지지 않았고, 건물엔 시험 안내문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국시원에 따르면, 첫 날 응시인원은 총 6명으로 2교시(낮 12시35분ㆍ2사이클)에만 시험이 치러졌다. 보통 의사 국시는 하루에 3번(월요일은 2번)씩 진행되는데, 1교시(사이클) 당 24명까지 시험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응시 인원이 전체 해당인원 3,172명 중 446명(14%)에 불과하다. 시험기간은 이날부터 11월 20일까지로, 당초 계획(9월 1일~10월 27일)보다 늦춰졌다. 국시원 관계자는 "앞으로 하루 응시 인원은 10명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일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간 합의에 따라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이 합의안에 의대생들이 반발하며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 사태는 현실화했다.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비상대책위원회는 국시 응시원서 재접수 신청 마감일인 6일 합의 과정에 자신들이 배제됐다며 의사 국시 거부를 의결했다. 정부가 기한 재연장 불가 입장을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거두지 않았고,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는 "2주 내 시험을 재응시하도록 조치하지 않는다면 단체행동에 강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의사 국시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현재로선 정부와 의대생들의 입장차가 팽팽하게 맞서 있어, 국시 거부 사태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대생이 스스로 거부한 상황에서 정부에 구제를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을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며 구제책 마련 요구를 일축했다.

다만 국시 시행기관인 국시원 측의 중재 노력이 감지되는 등 양측의 입장 변화에 따라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이날 이윤성 국시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시원에서는 정부와 응시자들하고만 뜻이 맞으면 방법을 찾아 낼 것"이라며 중재 의지를 피력했다. 의대생들이 먼저 시험 응시의 뜻을 밝히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국시원에서 실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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