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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y 20, 2022

급기야 "박지현 나가라" 외친 개딸들..'내부총질' 논쟁 격화 [정치쫌!]

 朴, 지방선거 앞두고 '성비위' 박완주 제명에

'짤짤이' 논란 최강욱 징계 절차 착수 주도 등
강성 지지층 "내부총질 그만하고 사퇴하라"
'처럼회' 이탄희까지 지지층 자제 촉구했지만
'개딸' 100여명 민주당사 앞 "박지현OUT" 집회
"민주당, '무지성 지지' 정당으로 비춰져"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인천 계양역 광장에서 열린 인천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내 일부 강성 지지층이 박지현(26)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당에 ‘내부총질’을 한다는 이유다. 지방선거를 앞에 두고 성비위 의혹을 받는 박완주 의원을 제명하고, 이른바 ‘짤짤이 논란’을 빚은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 검토를 지시한 것이 폭발 계기가 됐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사퇴 촉구 집회를 여는 이들에 대해 “그게 정말 개딸 분들인지 궁금하다”고 맞받으며 내부 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개혁 등 강성 개혁 성향의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 이탄희 의원까지 나서 “내부총질이란 용어는 당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억압한다”며 사실상 박 위원장을 엄호했지만, 여전히 강성 지지층들은 문자폭탄과 SNS, 당원 게시판 등을 통해 연일 박 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2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비판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박지현 때문에 민주당 지지율 떨어져”…박지현 “정말 개딸인가 궁금”

자신들을 ‘민주당 2030 여성 지지자 모임’이라고 밝힌 100여 명은 지난 20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박 위원장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 온라인 상에서 박 위원장을 비판해오던 ‘개딸’들이 오프라인에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채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박 위원장을 향해 “지방선거 방해를 멈춰라”, “당신의 언행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비대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17일 대전에서 열린 6.1 지방선거 필승결의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해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연합]

반면, 박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들의 집회 소식을 묻는 질문에 “그게 정말 개딸 분들인지는 사실 좀 궁금하긴 하다”고 맞받았다. 그는 “제가 많은 지역을 다니면서 한 50대 여성 남성을 가리지 않고 50대 분들의 그런 비난 비판은 많이 들었는데 그 분들 중에 2030 여성은 단 한 분 계시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박완주·최강욱 의원 등 성비위 사건과 관련 “정직하게 대답하면 저에게 ‘내부총질 그만해라’, ‘박지현 사퇴해라’ 이런 문자폭탄이 쏟아져 이런 질문이 괴롭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제 입장은 변함이 없다. 우리 당에 접수된 그런 성범죄들 모두 지방선거와 관계없이 조속히 처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우리가 지방선거 대의를 이유로 개인의 피해를 덮고 미룬다면 그게 더 큰 문제”라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선거 유불리와 관계없이 처리될 문제”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법무법인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는 최 의원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국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최 의원의 의원직은 상실된다. [연합]

▶이탄희 등 초선 “내부총질 용어 폐기” 개딸들에 자제 촉구

당내 초선 의원 일부는 이날 ‘내부총질’이란 용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며 강성 지지층에 자제를 촉구했다. 사실상 박 위원장을 엄호하며 방패막이를 쳐준 모습이다.

이탄희 의원(경기 용인시정)은 페이스북에서 “‘내부총질’이란 용어는 폐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군사용어로 어감도 좋지 않고 당의 다양성, 당의 잠재력을 억압한다. 궁극적으로 우리 당을 ‘재생산이 안되는 당’, ‘미래가 없는 당’으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지금은 선거기간이니 그에 맞는 특수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추후에 이 문제는 반드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국회는 다원주의, 당내는 민주주의가 민주당의 강령이다. 다양성이 민주당의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동주 민주당 의원(비례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일부 지지자들은 박 위원장의 사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해석”이라며 “(이들이) 우리 안에 분열을 만들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강성 지지층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도 “이미 두달 전에 일어났어야 할 일이 지금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난 5.18에서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보여준 통합 행보와 바이든 대통령 방한과 추경처리 등으로 이런 현상이 가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헌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지금 많은 사람들은 민주당을 비판정신이 퇴색한 강성 지지층들의 ‘무지성 지지정당’으로 보고 있다”며 “비판을 ‘내부총질’이라 규정해온 지난 몇 년의 맥락이 퇴적된 결과”라고 꼬집었다.

하 전 부대변인은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당한 이유 중 하나가 당의 강성 지지층과 연성 지지층 사이의 간극이 점점 더 넓어졌기 때문이다. 연성 지지층의 견해는 중도파에 가까운데, 강성 지지층이 거기서 자꾸 멀어지니 중도파들의 신망을 잃은 것”이라고 분석하며 “이제는 ‘내부총질’이란 용어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실 이미 많이 늦었다”고 했다.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이재명 픽’ 박지현은 어쩌다가 ‘내부총질’ 비판을 받게 됐나

박 위원장은 이른바 ‘N번방 사건’을 파헤친 추적단불꽃 활동가 출신으로, 지난 대선 기간 민주당에 합류해 20·30세대 여성들의 막판 지지를 이재명 후보에게 끌어오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선 패배 후 당을 수습할 비대위원장 자리에 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한 정치신인이 임명될 수 있던 배경이다.

당시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고심하던 박 위원장에게 이재명 후보가 직접 전화를 걸어 1시간 가까이 설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박지현 뒤에는 이재명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또 ‘박지현을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대항마로 키워야 한다’는 얘기가 당내 회자될 정도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주요 이슈 고비마다 강성 지지층이 원하는 것과는 다른 결의 목소리를 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비판(대선 패배 책임론) ▷조국 전 장관에게 사과 요구 (정경심 교수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 관련)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처리 과정 비판 ▷‘성희롱 발언’ 논란 최강욱 의원 징계 추진 및 성비위 박완주 의원 신속 제명 주도 등의 행보다.

이 같은 행보는 합리적 노선 및 중도 성향 당원·지지자들로부터는 ‘민주당의 희망’으로 적잖은 박수를 받았지만, 강성 지지층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내부총질’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추가경정예산안 신속 처리를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 앞에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연합]

이제 막 정치판에 들어온 박 위원장이 개인 지지층이나 당 내 세력 등의 정치적 파워도 없고, 임기도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전까지로 얼마 남지 않아 ‘예고된 고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과 처럼회로 대표되는 강성 개혁파들은 대선 패배 이후 ▷원내대표 경선 ▷검수완박 국면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국회의장 경선까지 최근 당의 주요 현안에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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