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수출액은 장기화한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 핵심 수출 품목 고전 등 대내외 환경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작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2월 수출액이 역대 2월 수출실적 가운데 가장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이 잠정 5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 42.5% 감소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D램 가격 내림세가 이어지는 것은 물론 주요 기업에 재고가 누적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산업부는 지난해 2월 103억7000만달러라는 역대 최대 반도체 월 수출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높은 기저도 감소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산업부는 주요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수요 기업들의 투자 감축, 신규 서버 및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등에 따라 하반기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했다.
반도체 이외 정보기술(IT) 제품군도 약세를 보이면서 전체 수출액 감소의 원인이 됐다.
디스플레이 2월 수출액은 40.9% 하락한 11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 전환과 공급과잉으로 액정표시장치(LCD) 단가 하락이 계속되는 데다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전방산업 업황이 악화했다.
컴퓨터도 경기 침체로 무려 66.4%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PC·태블릿 등이 역성장하고, 주요 기업들의 서버 투자 둔화 등으로 소비자용·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모두에서 수요가 급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제조 강국으로 손꼽히는 주요 국가들도 수출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수개월 연속으로 수출액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무역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일본은 작년 4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수출 감소 성적표를 받았다. 1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한 일본은 지난 1월 3조5000억엔에 달하는 역대 최대 월 적자를 기록했다. 대만의 수출액도 같은 해 9월 이후 4개월간 전년 대비 줄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고 12개 분야 신수출동력을 확충하는 한편 범부처 협업을 통한 수출 드라이브 대책을 중심으로 다각적 수출지원체계를 추진하겠다”면서 “올해 수출 목표로 제시한 685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원 팀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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