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청구서에 따르면 이씨는 다스를 통해 확보한 불법자금을 국회의원·서울시장·대통령 당선과 관련된 선거비용에 쓰는 한편 우호적인 언론인 등 영향력 있는 인사들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썼다. 미디어오늘은 검찰이 언급한 언론인 청탁과 관련해 2006년 경 이씨 측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고 기록된 기자들 명단과 접대금액이 담긴 출금전표 등을 확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991년부터 서울 강남 영포빌딩을 소유했으며 현재 이 건물 5층에 청계재단이 위치하고 있다.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산 관리인 김재정씨가 운영하는 사무실을 영포빌딩 지하 2층에 마련해 준 뒤 다스를 통한 비자금과 뇌물 등 불법자금을 관리하게 했다. 미디어오늘이 확보한 출금전표와 접대내역이 적힌 문서 일부는 영포빌딩 지하 2층에서 발견됐다.
▲ 영포빌딩 지하2층에서 발견된 기자 접대비 관련 전표. |
2006년 10월10일자 출금전표에도 조씨의 이름이 등장한다. 역시 기자 접대비다. KBS 김 아무개 정치부장, YTN 최 아무개 정치부장과 9월29일 만나 10만5000원을 썼다. 10월2일에는 한국일보 유 아무개 정치부장 포함 한국일보 기자 2명과 만나 14만 원을 쓴 뒤, 뒤이어 80만 원을 썼다고 기록하고 있다. 10월10일 조선일보 권 아무개 기자와 만났을 때는 40만 원을 썼다. 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 경우 법 위반에 해당될 정도의 접대가 오고 간 것으로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기록상 MB 측의 기자접대는 쉼 없이 이뤄졌다. 접대 내역을 정리한 문서에 따르면 9월12일에는 세계일보 원 아무개 등 세계일보 기자 2명을 만나 20만6800원을 썼다. 다음날인 9월13일에는 내일신문 박 아무개 등 내일신문 기자 2명을 만나 14만 원을 썼다. 다음날인 9월14일에는 중앙일보 강 아무개, 연합뉴스 이 아무개, KBS 남 아무개, SBS 김 아무개 등 4명의 기자와 만나 103만원을 썼다. 같은 날 중앙일보 최 아무개 등 중앙일보 기자 2명과 조선일보 권 아무개 기자를 만나 16만4000원을 쓰기도 했다. 지역도 빼놓지 않았다. 9월23일에는 부산일보 기자 2명, 국제신문 기자 2명과 만나 130만 원을 썼다.
▲ ‘조 아무개씨 접대비’란 이름으로 작성된 기자 접대 명단. |
기자들에게 격려금·귀향비까지 건넨 MB
미디어오늘은 MB측이 기자들에게 사실상 촌지를 준 문건도 확인했다. MB측은 2006년 7월26일 ‘동아일보 박 아무개 기자 연수 격려’ 명목으로 100만 원을 썼다고 기록했다. 7월27일에는 ‘조선일보 윤 아무개 기자 연수 격려’ 명목으로 역시 100만 원을 썼다고 적었다. 그해 10월4일에는 중앙일보 최 아무개 기자에게 추석 귀향비 명목으로 50만 원을 줬다고 적었다. 이 같은 촌지는 주요 매체 정치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전 방위적으로 뿌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중앙일보 최 아무개 기자는 2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MB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윤 아무개 기자 역시 2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지난 3월14일 검찰에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접대와 촌지를 통해 언론보도를 ‘마사지’했던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는 피의자 신분이 되어 구속됐다. 그러나 10여 년 전 이씨의 불법자금에 대해 취재하고 질문하는 대신 사실상 불법자금으로 접대를 받으며 여론을 호도했던 기자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여전히 언론계에 남아있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1896#csidxef3c038e77c036bbd88d92307b933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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