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며 전세계 과학계에 파장을 일으킨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이번엔 연세대 양자산업융합선도단(QILI)과 손잡고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초전도물질 등 신물질을 개발한다고 나섰다. 그러나 LK-99 진위에 대한 해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9일 연세대 대우관에서 열린 연세대 양자산업융합선도단(QILI) 비전선포식에서 LK-99 진위 논란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는 "LK-99는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맞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LK-99가 초전도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국내외 검증 결과에 대해선 여전히 반증을 내놓지 못했다. 이 대표는 "상황이 정리되지 않아 침묵하고 인내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날 현장에선 양자컴퓨팅 알고리즘을 이용해 신물질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이학배 연세대 응용통계학과·통계데이터사이언스학과 교수는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괜한 논쟁을 만들지 말라"며 LK-99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았다.
QILI를 이끄는 이 교수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쌓아온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양자컴퓨팅 알고리즘을 개발해 양자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목표는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알고리즘을 통해 초전도물질을 포함한 신물질·신약 발굴이다.
이석배 대표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초전도물질을 다시금 입증할 수 있을 거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성이 약간만 바뀌어도 초전도 특성이 사라질만큼 민감한 물질이기 때문에 양자컴퓨팅 알고리즘을 통해 철저한 계산으로 예측하고 실험적 확증을 갖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LK-99로 말미암아 미국과 중국이 각각 슈퍼컴퓨팅 기반의 신물질 개발에 나서 최근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등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됐다며 빠르게 신물질 개발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LK-99는 1990년대 초반부터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 발전해온 퀀텀에너지연구소의 고유한 자산"이라며 "상용화에 대한 기초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연세대가 올해 상반기 도입 예정인 127큐비트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방대한 양의 논문 자료를 분석하고 빠른 개발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 교수는 비전선포식에 초대된 기자들에게 "괜한 논쟁을 만들지 말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연구자는 연구실에서 조용히 개발에 몰두하게 둬라"며 "질문이 있다면 나중에 따로 해달라"고 말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