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미국] 오미크론 폭탄 맞은 플로리다.. 하루 5만5천명 감염
[김명곤 기자]
▲ 미 전역 50개 주에서 오미크론이 지배 변종이 된 가운데 플로리다 주는 이전 주에 비해 320%의 코로나 감염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메트로마이애미 채널6 방송이 오미크론 감염 소식을 전하고 있는 장면. |
ⓒ 채널6 화면 |
오미크론 변종이 미국 내 50개 주 전체에 확산, 감염자가 연일 최소 50만 명에서 100만 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플로리다 지역도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현지시간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는 2일 3만 9797명에서 3일 5만 1644명, 4일 5만 9487명의 감염자를 기록, 사흘 만에 약 50%가 늘었다.
성탄절이 포함된 주말이었던 지난해 12월 25일 2만 974건, 26일 2만 9058건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여행객의 방문이 많은 연말연시를 맞아 다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일주일동안 전체 감염자 38만 7354명, 일일 평균 감염 5만 5336명을 기록했다. 이전 주의 1일 평균치 2만 1125명에 비해 2.5배 이상, 2주 전에 비해서는 무려 7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연말연시 연휴 여행을 앞두고 검사를 서두른 데다 오미크론이 지배적인 변종이 되면서 코로나 신규 건수가 급증세를 탄 것으로 분석한다.
오미크론 폭탄... 하루 5만 5천 명 감염
플로리다 주는 미국 내 여행지 순위 1위 지역으로, 매년 1억 2천만 명이 넘는 여행객이 몰려들던 곳이다. 지난 2년간은 코로나로 주춤했다. 그러다 코로나가 다소 완화된 지난해 여름부터 여행객이 다시 몰려들면서 감염 위험도를 높여왔다. 결국 플로리다 주정부는 2일 코로나 감염도 '최고 수준' 경보를 내렸다.
▲ 올랜도 콜로니얼 드라이브 인근 파킹랏에서 코로나19 테스트를 위해 늘어선 사람들. |
ⓒ 김명곤 |
▲ 메트로올랜도 바넷파크 페어그라운에서 매일 실시하는 코로나 테스트를 위해 줄을 선 차량들. |
ⓒ 김명곤 |
코로나 입원자도 크게 증가중이다. 2일 5759명, 3일 7104명, 4일 7647명을 기록, 일주일 만에 120% 이상 증가했다. 3주 전 1514명에 비해 5배, 2주 전 2191명에 비해 3.49배 늘어난 수치이다.
10만 명당 신규 발병 건수도 일주일 만에 171명을 기록, 전국 4위로 급상승 했다. 지난주만 해도 10만 명당 68명으로 전국 11위였다. 뉴욕은 242명으로 발병률 1위이고, 뉴저지 224명, 로드아일랜드 187명 순이다.
이로써 플로리다 전체 인구(2180만 명)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주민은 441만 9665명(회복자 포함)이 되었다. 플로리다 주민의 20%가 감염을 경험했거나 하고 있는 셈이다.
▲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로피컬 파크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소 앞에 차량이 줄지어 늘어선 채 대기하고 있다.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관련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이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주 미국 내 신규확진자 중 73%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1.12.21 |
ⓒ 연합뉴스 |
플로리다는 한반도와 견주어 면적은 거의 같고 한국 인구의 40%에 불과하다. 그러나 감염자수에서 한국(65만 3792)의 6.7배에 이른다. 인구비례로 계산할 경우 16배 이상의 감염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계산법으로 사망자 수에서는 한국의 26배 이상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플로리다 백신접종은 하루 평균 10만회에 이른다. 지난 1월 4일 현재 플로리다 주민의 63.6%가 2차까지 백신접종을 마쳤다. 부스터 샷 접종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주엔 플로리다 주민 4만 7천명이 부스터 샷을 맞았으나, 이번 주 33만 1천명으로 급증했다. 현재 접종 대상자 중 31.3%가 부스터 샷을 맞았다.
플로리다 대학(UF) 전염병학자 신디 프린스 박사는 지난 12월 30일 <마이애미선센티널>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미크론은 공격적인 변종"이라면서 "이번 주에 수치가 매우 높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에겐 정말 힘든 시기다"라고 전하고 플로리다 주는 또 다른 감염, 질병, 사망자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성률 39%까지... 접종 의무화하면 벌금 물리는 주정부
전례 없는 코로나 사례의 급증은 검사 횟수와 양성률의 증가에 의해서도 나타났다. 플로리다는 지난주 90만 건 이상의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이는 이전 주의 55만 건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따라서 최근 주 보건국(FDH) 데이터에 따르면 5% 이하를 맴돌던 양성률도 열흘 전 13.8%에서 1일 26.5%로 치솟았고, 3일 28.5%로 더 올랐다.
▲ 불과 3주전까지 5% 이하를 기록했던 코로나 테스트 양성률이 3일 28.5%로 급상승 했다. |
ⓒ 플로리다보건부(FDH) |
최고의 코로나 확산지로 '명성'을 떨친 브라워드, 마이애미-데이드, 팜비치 카운티의 양성률은 모두 35%를 훌쩍 넘어섰다. 주 보건국(FDH)과 주요 병원들의 데이터에 따르면 메트로올랜도의 경우는 더 심각해 양성률이 39%로 급증했다. 방역 당국은 각 병원에 늘어날 입원환자에 대비해 긴급대처 팀을 구성하도록 요청했다. 5일 현재 플로리다 전체 병원 입원자 가운데 14.1%가 코로나 환자로 들어차 있다.
▲ 플로리다 주의회가 11월 17일 드산티스가 제안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금지하는 법안(HB 1B)을 통과시켰다. 주지사는 이 밖에도 여러 차례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필요하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30일 드산티스 주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에서 플로리다 주 학교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는 장면. |
ⓒ 드산티스 페북 영상 갈무리 |
그러나 플로리다의 방역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론 드산티스 주지사는 지난해 경제회복에 지장을 준다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지역 정부, 각급 학교들, 사업체들이 시행하는 적극적 방역 조치를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코로나 상황에 대한 신속 발표가 공연한 공포심을 조장하여 경기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팬데믹 초기부터 매일 하던 감염상황 발표를 지난해 6월 중단하고 주 단위 발표(목~금)로 변경해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선택사항'이라며 지역 교육구들에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어길 경우 주정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 이에 반발한 일부 학부모들이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11월 17일 미국 최초로 자신이 추진해온 백신접종 의무화를 금지하는 법안(HB 1B)을 주 의회가 통과시키자 즉각 서명해 다시 전국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서명 직후 방문한 탬파에서 몰려든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선두에 섰다. 사람들의 (접종선택) 권리를 옹호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 따라 지역정부는 직원들에게 백신접종 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 특히 사업체가 특정 사유 없이 직원에게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요구할 경우 한 건 당 최소 1만 달러에서 최대 5만 달러까지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플로리다 코리아위클리에도 올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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