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상가시장]공실 늘고 임대료 하락
4분기 투자수익률 1.7%..전분기比 0.1%p↓사회적 거리두기로 최대 피해..경매선 유찰 거듭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집합상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유통환경 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람의 발걸음이 끊기자 빈 상가는 늘어나고 임대료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경매로 나온 물건도 유찰을 거듭하며 10분의 1가격까지 몸값을 낮췄다.
수익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상가가 점점 더 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관광객이 줄어든 명동과 동대문 거리의 집합상가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00년 전후 젊음과 패션 메카로 전성기를 누렸던 동대문 ‘밀리오레’도 최근 구석 점포부터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 지난 2020년 상반기 동대문 패션 관련 도·소매점 34곳의 매출과 유동인구는 전년 대비 평균 80%가량 감소했고 지난 2년간 1만여 점포가 문을 닫았다. 동대문은 31개 상가, 2만 5000여 점포에 50만명 이상의 도소매·유통·봉제 등 연관 산업 관계자가 종사하는 곳이었다.
명동은 거리 절반이 빈 만큼 집합상가도 임차인이 많이 빠져나갔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명동에서는 권리금이 ‘0원’인 상가가 대거 쏟아지고 있다. 명동거리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대표는 “코로나가 터지기 10평 남짓한 집합상가도 목이 좋은 곳엔 권리금이 3000만~5000만원까지 갔지만 현재 매물 가운데 대부분은 권리금을 아예 받지 않는데도 임차할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대표는 “집합상가는 좁은 공간에 밀집돼 있는 특성을 띠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각심이 높아진 사람들이 경계하는 유형으로 꼽힌다”며 “음식점이 모인 집합상가보다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할 수 있는 옷이나 전자제품 가게가 많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만큼 임대료도 떨어지고 있다. 4분기 기준 서울 집합상가의 임대료는 ㎡당 4만 7010원으로 2분기 연속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9년 4분기(5만 2220원)에 비해선 9.9%로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다른 상가에 비해서도 가장 낮다. 이 기간 소규모 상가의 임대료는 ㎡당 4만 9190원, 중대형 상가는 5만 1690원으로 집계됐다.
경매시장에서도 집합상가는 찬밥신세다.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은 한자리 대에, 유찰만 10회를 훌쩍 넘긴 매물이 수두룩하다. 지난달 27일 경매에 나온 중구 헬로우 APM 점포(3.4㎡)는 12회 유찰 끝에 감정가 9% 수준인 1759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상가 2층 점포도 14번의 유찰 끝에 최초 감정가의 6% 수준인 565만원에 겨우 주인을 찾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코로나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권이 많이 죽은데다 집합상가의 경우 층 마다 사용할 수 있는 품목이나 용도가 정해져 있다보니 개인이 마음대로 활용하기 쉽지 않은 탓도 있다”며 “수익률을 높이기 쉽지 않아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수정 (sjs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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