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리조트 회원권 매수 위해 100억 7826만원
금괴 855kg 구매에는 681억 700만원 가량 사용처제와 여동생에게는 전기통신사업법 등 추가 혐의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 모(44) 씨와 그 가족들이 범죄수익 은닉을 위해 공모한 구체적인 정황이 나왔다.
22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 씨는 2020년 1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횡령한 회삿돈 2215억원을 개인 증권계좌로 이체해 횡령한 뒤 그 일부를 가족들 명의 계좌로 송금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씨는 아내 박 모 씨에게 59차례에 걸쳐 총 36억 6900만원 상당을, 자신의 처제와 여동생에게는 15차례에 걸쳐 7억 993만원가량을 이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와 그 가족들은 횡령금 은닉을 위해 가족 간 명의를 빌려주며 리조트 회원권과 부동산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박 씨는 작년 12월 자신의 여동생 명의로 리조트 2곳의 회원권을 3억 1166만원에 구매했으며 세 번째 리조트 회원권 계약도 연속해서 진행했다. 이 계약에서 박 씨는 회원권 뿐 아니라 10년간의 관리비 명목으로 34억 1410만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오피스텔과 상가 등 부동산에도 거액의 비용을 사용했다. 작년 말 박 씨는 경기 파주시 와동동의 한 오피스텔 분양신청을 통해 1개 세대, 동일 오피스텔 중 미분양된 2세대를 17억 가량의 비용을 들여 사들였다. 3개 세대의 오피스텔 매수금은 총 35억 5750만원으로, 전부 이 씨가 횡령한 범죄수익으로 이뤄졌다.
공소장에는 이 씨가 자신의 여동생과 함께 금괴 855kg을 구입하는 데 681억 7000만원가량의 비용을 사용했다는 사실도 적시됐다. 이 씨는 파주시의 한 금거래소에서 구입한 금괴를 아버지와 여동생의 거주지, 자신이 소유한 건물 등 3곳에 나눠서 숨겼다.
이 씨의 처제인 박 씨 부부가 범행에 가담했다는 정황도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박 씨 부부는 경기 고양구의 한 아파트를 매수하려 시도했지만 자금 출처를 증명하기 어렵자 전세계약을 우선 맺고 이 씨가 16억 5000만원을 매도인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치렀다. 이 씨와 가족들이 부동산과 리조트 회원권 매수를 위해 쓴 비용은 총 100억 7826만원이다. 기존에 알려졌던 80억원보다 금액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의 처제와 여동생에게는 새로운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이 씨의 처제 박 씨 자신과 남편 명의로 된 휴대전화 2개를 이 씨에게 제공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 씨 여동생은 자신의 체크카드를 아버지에게 양도했다는 이유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 씨와 가족들은 현재 범죄수익은닉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재판 중에 있다. 이들은 이 씨가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해당 자금으로 상가나 오피스텔 등을 구입한 행위는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31일 열릴 예정이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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