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에 연루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뒤집고 지우는 현 정부의 난폭한 처사를 깊게 우려한다”며 비판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은 옳지 않다. 국가의 대내외 역량을 훼손하는 오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해 실종 공무원 월북’ 판단은 당시 안보 관계 부처의 보고와 특수정보가 종합된 결과”라며 “국민의힘도 당시 야당으로서 정부의 그런 판단에 동의했다. 그때의 기록은 정부와 국회에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전임 정부 각 부처가 판단하고 대통령이 승인한 안보 결정을 아무 근거도 없이 번복하고 공직자를 구속했다”며 “대한민국의 대외신뢰는 추락하고, 공직사회는 신념으로 일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서 전 원장은 오랜 대북 경험과 풍부한 지혜로 해외에서도 신뢰받는 대한민국의 귀중한 정보 및 전략 자산”이라며 “어떤 정부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도움이 될 인물이다. 현 정부는 그런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평화와 경제 위기는 남의 일이 아니다. 멀리서 봐도 한반도 상황은 몹시 엄중하다”며 “미중 신냉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리에게도 복합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가 복합위기의 현실에 어서 눈을 뜨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서 전 실장의 구속을 두고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재차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문 전 대통령은 “서훈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 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 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라며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로 문재인 정부 초기 북핵 미사일 위기를 넘고 평화올림픽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면서 평화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 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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