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각종 기관과 연구를 통해 혈당의 안정이 건강의 우선순위로 꼽히면서 혈당관리는 건강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당뇨 환자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장 큰 원인은 예상대로 ‘잘못된 식생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당뇨병 환자 600만 시대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2010년 약 312만명에서 2020년 610만명으로, 10년 사이 2배가량 급증했다.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병이 있는 셈이다.
현재 당뇨병이 없어도 안심할 수 없다. 당뇨병 직전 단계로 취급하는 고혈당그룹(공복혈당 100~125㎎)은 약 1497만명으로 조사됐는데 공복혈당이 높다면 다양한 질환위험이 커진다.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 연구팀이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은 성인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복혈당이 높을수록 비만, 복부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율이 증가했다.
당뇨병 예방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식생활규칙이 필요하지만 가장 위험한 식습관만 줄여나가도 많은 도움이 된다. 최근 해외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병 위험 증가에 가장 위협적인 3가지 식습관이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메디슨(Nature Medicine)저널 최신호에 실린 미국 터프츠대학 프리드만 영양과학 및 정책대학원 연구팀의 논문이다.
연구팀이 전 세계 184개국의 글로벌 식이 데이터베이스(GDD)를 기반으로 식습관과 제2형 당뇨병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11가지 식이 요인 중 ▷불충분한 통곡물 섭취 ▷과도한 흰 쌀 및 밀가루 섭취 ▷가공육 과다 섭취가 제2당뇨 위험을 가장 높이는 3가지 요인으로 꼽혔다. 즉 통곡물은 부족할수록, 정제 탄수화물과 가공육은 많이 먹을수록 당뇨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통곡물은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가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 섭취로 올라가는 혈당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도와준다.
반면 흰 쌀과 밀가루 음식은 식이섬유가 부족하고 혈당을 빠르게 올려 인슐린의 기능을 방해한다. 가공육 역시 일반적으로 포화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및 나트륨이 많아 당뇨 위험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이 조사에서 식단 섭취로 인한 제2형 당뇨병 발병은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시골보다는 도시지역에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는 적색육과 가공육, 감자 등이 식단에 많이 포함되는 중부 및 동부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았다.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은 남아시아였다.
연구팀은 “지난 40년 동안 당뇨병이나 비만이 감소한 국가는 없었으며, 1980년과 비교해 2021년 당뇨병 환자 수는 1억800만명에서 5억3700만명으로 증가했다”며 “당뇨병은 개인, 가족, 국가 및 의료 시스템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식단에서 혈당 위험요소를 우선으로 제거하려면 다양한 통곡물식품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된다. 기본적으로 밥에 현미나 보리, 퀴노아, 귀리 등을 함께 넣고, 베이커리에서도 색감이 어두운 통밀빵이나 호밀빵, 잡곡빵 등을 구입한다. 파스타요리에서는 통밀파스타를 선택한다.
단백질 섭취 시에는 가공육 대신 질 좋은 생선, 달걀, 콩, 두부 등을 이용한다. 단백질이 많으면서도 다양한 영양소까지 보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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