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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24, 2015

"대통령의 부지깽이 권력... 민심은 이미 싸늘히 식어" [현장] 민주노총, 서울 등 17개 지역에서 총파업... 세월호 가족들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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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광장 가득 메운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 참석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및 공무원 연금 개악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서울시민 여러분, 박근혜 정부 2년 동안 행복하셨습니까? (…) 박근혜 정권은 우리 아이들의 꿈과 미래마저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부지깽이 같은 권력으로 민심을 잡으려 하지만, 이미 민심은 싸늘히 식었습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24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형형색색 깃발 200여 개가 나부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한상균, 아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모여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서울광장에 모인 1만여 명 민주노총 조합원(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8000명)들은 정부를 상대로 ▲노동시장 구조개악 철폐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인상 ▲공적연금 강화 및 개악 중단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등을 요구했다.

"1000만 명 '장그래'가 희망을 꿈꿔도 될 것, 노동자가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등 구호를 외치고, 오른손을 높이 들며 민중가요를 부르는 모습은 일반적인 노동 집회와 비슷했다. 다만 이날 서울광장에는 평소와 다르게 곳곳에서 '노란 리본'이 함께 휘날렸다. 각 조합 이름이 새겨진 깃발에는 어김없이 '정부 시행령 폐기·세월호 진실 인양'이라는 노란색 꼬리표가 붙어있었다.

유가족들 쑥스러운 '팔뚝질'... "국민 안전 책임진다던 정부, 오히려 인권 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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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파업 대회, 각 단위 사업장 깃발에 달린 노란 리본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서 각 단위 사업장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깃발에 노란 리본을 달고 참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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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균 위원장 "박근혜 정권 끝장내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 참석해 파업선포 대회사를 하고 있다. 이날 대회사에 나선 한 위원장은 "민주를 역행한 정권, 민생을 파괴한 정권, 노동을 짓밟는 정권,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정권에 맞서 권력을 뒤흔드는 총파업투쟁으로 비틀거리고 휘청거리는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는 마지막 일격을 가하자"고 말했다.
ⓒ 유성호

이날 서울광장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30여 명도 '잊지 않을게'라고 새겨진 노란 점퍼를 입고 참석했다. 민주노총 지도부 바로 뒷자리에 앉은 세월호 가족들은 집회 참석이 처음인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한 유족 어머니는 쑥스러운 듯 옆자리 어머니와 웃으며 소극적으로 오른팔을 들어 '팔뚝질'을 했지만, 이내 구호에 맞춰 "노동자 단결 투쟁"이라 크게 외쳤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모두 안 된다고, 준비되지 않은 총파업은 필패라고 했지만 우리는 해냈다"며 "이른바 '성완종 게이트'는 박근혜 게이트와도 같다는 것을 이미 전 국민이 알고 있다, 세월호 진실을 밝히기 위한 범국민적 투쟁이 확대되는 이때 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그간 밀리고 뺏겼던 노동자의 권리를 다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고 전찬호군 아버지)도 무대 위에서 동참의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16일 수많은 국민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러 광화문 분향소로 향했지만, 정부는 공권력을 동원해 국화꽃을 든 유가족과 시민들을 막아섰다"며 "국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오히려 유족들을 겹겹이 에워싸는, 비인간적이고 인권을 유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세월호 인양'의 책임도 전가하려 한다. 대한민국에 정말 대통령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안전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회가 될 때까지 우리 가족들이 먼저 박근혜 대통령에게 답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시되도록 노동자들도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외치자, 앞에 앉은 조합원들이 박수와 환호성으로 답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문구도 등장... "정부가 서민들 잘 못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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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자! 박근혜, 가자! 총파업'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 참석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및 공무원 연금 개악 중단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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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연금 강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 참석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및 공무원 연금 개악 중단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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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트 끌고 총파업 투쟁 나선 홈플러스 조합원 민주노총 홈플러스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 참석해 근로조건 개선과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을 요구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연대 발언과 결의문 낭독 등 1시간 30분 가량 집회를 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오후 4시 30분께 지도부를 선두로 을지로입구와 종로 2가 등을 지나는 행진을 시작했다. 지도부 바로 뒤에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홈플러스 노동조합 마트노동자 20여 명이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홈플러스 '카트'를 끌었다. 20개 카트에는 차례대로 "최저임금을/1만 원으로/ 박근혜 멈춰/UP 1만원" 글자가 쓰여 있었다.   

행렬이 을지로입구역 근처 롯데호텔 앞을 지나자, 외국인들이 나와 이를 유심히 바라봤다. 독일에서 업무차 방한했다는 브리짓 스펠만(Brigitte Spielmann)씨는 "(오늘) 임금 투쟁을 한다고 들었다, 의견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월호 소식을 자국 뉴스에서 봤다며, "몇 년 전 독일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12명을 끝내 찾지 못했지만 결국 1년 반이 걸려 선체 인양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충북·대전·경북·부산·제주 등 16개 지역에서도 약 6만 750여 명이 모여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각 지부 사업장에서 부분파업 등으로 함께 한 전체 총파업 참가 인원은 26만 명에 이른다. 유족과 함께하는 416연대 활동가에 따르면, 각 지역에는 세월호 가족협의회 유가족들도 2명씩 참가해 연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유가족 오병환(고 오영석군 아버지)씨는 "원래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됐는데, 정부가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참사)로 국민들을 구하지 못해 결국 이렇게 국민들이 일어났다, 정부가 애초부터 서민들을 잘못 건드린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오씨는 오랜 거리생활로 인해 얼굴이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일부 조합원들 청와대 행진 시도... 경찰 차벽에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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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총파업 '박근혜 정권 규탄 전단 살포'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를 마친 뒤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위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전단이 뿌려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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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도심에 뿌려진 '박근혜 정권 규탄 전단'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전단이 뿌려지자, 지나가는 시민들이 전단을 주워 살펴보고 있다.
ⓒ 유성호

한편, 정부는 앞서 이번 민주노총 총파업과 관련 '근로조건 개선과 상관없는, 정부 정책을 대상으로 한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하며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경찰은 이날 서울광장 인근에 118개 중대, 94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파업은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 등 근로조건과 직결된 요구로 정당하다. 박근혜 정부는 부당하게 총파업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탐욕이 응축된 세월호로 304명 꽃 같은 목숨을 몰살시킨 정권, 정권 실세들의 부정부패 악취가 진동하는 박근혜 정권은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오늘 총파업을 시작으로 2015년 투쟁을 시작한다. 오는 5월 1일 노동절에는 10만 노동자가 서울로 모여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진에 참가한 8000여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경찰과의 별다른 충돌 없이, 이날 6시 50분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 앞 사거리에서 마무리 발언을 한 뒤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애초 예정했던 코스를 벗어나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 차벽에 막혀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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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로 나선 민주노총 '가자 총파업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를 마친 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및 공무원 연금 개악 중단 등을 요구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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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로 행진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를 마친 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및 공무원 연금 개악 중단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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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로 행진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를 마친 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및 공무원 연금 개악 중단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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