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CT (Click map below !!)

Turkey Branch Office : Europe & Middle East (Click map below !!)

Mobile Phone Cases (Click photo here !)

Mobile Phone Cases (Click photo here !)
Mobile Phone Cases

Sunday, August 13, 2017

현금은 ‘빌린 돈’, 향응만 뇌물?…김형준 판결 논란

차용증도 없이 제3자 계좌로 건너간 1500만원 무죄
2년6개월 실형 선고한 1심 깨고 집행유예로 풀어줘
같은 시기 720만원 향응은 뇌물로 판단…“납득 어려워”
김형준 부장검사. 연합뉴스
김형준 부장검사. 연합뉴스

고교동창한테 수천만원의 향응과 금품을 받고 수사 및 수감 관련 편의를 봐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형준(47) 전 부장검사에 대해 항소심 법원이 “가까운 친구여서 경계심을 늦춘 점이 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석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김 전 부장검사가 지인의 생활비로 받은 1500만원을 ‘빌린 돈’이라고 판단한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일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는 김 전 부장검사(뇌물공여 등 혐의)에게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1500만원, 추징금 990여만원을 선고했다.

1·2심 판단이 갈린 것은 김 전 부장검사가 지난해 2~3월 지인 생활비 명목으로 김씨로부터 받은 1500만원 현금 부분이다. 1심 재판부는 이 돈을 장래 형사사건이나 수감생활 관련 편의제공의 대가라고 본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빌린 돈’이라고 판단했다. 김 전 부장검사와 김씨가 각각 “나중에 개업하면 이자 포함 곧바로 갚을 테니”, “이자는 필요없다. 친구야”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점을 주목해 변제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김씨가 자신과 지인의 관계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어서 김 전 부장검사로서는 김씨에게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단 점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6월 김씨가 “너 연락도 없고 입금된 것도 없다. 변제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내가 알아서 할게”라며 김 전 부장검사에게 반환을 요구한 것을 두고도 재판부는 “뇌물로 준 돈의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단순히 ‘내가 준 돈을 달라’거나 ‘가져간 돈을 내놓아라’고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재판부가 뇌물죄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했단 비판이 나왔다. 통상 뇌물이 ‘빌린 돈’이 되려면 돈을 빌릴 필요성과 변제 의사, 독촉이 있었다는 점 등이 증명돼야 한다.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이 차용증을 쓰지도 않았고, 돈이 제3자 계좌를 통해 은밀하게 건너간 점을 주목했다. 김 전 부장검사가 일부 금원에 대해선 반환을 약속하지 않았고, 평소 변호사 개업 의사를 드러낸 적이 없는 이상 “갚겠다”는 것은 추상적이고 의례적인 표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재정 곤란을 겪던 김씨가 회삿돈을 유용해 1500만원을 마련했고 김 전 부장검사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 김 전 부장검사의 직업과 소득 등을 볼 때 1500만원은 신용대출을 받거나 가용소득을 모아서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특히 김 전 부장검사가 돈을 돌려준 시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해 4월 김씨가 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것을 알게 되자 자신이 노출될 것이 두려워 나흘 뒤 제3자를 통해 반환을 시도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사실을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김 전 부장검사가 (지인과의)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고, 금전 거래가 뇌물로 의심받을 여지가 많다는 염려를 했을 것”이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가 두 사람이 수년에 걸쳐 향응·금품과 수감·수사 편의를 주고받은 전력을 볼 때, 이 돈을 ‘스폰’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고 본 것과 대조된다.

항소심 재판부가 1500만원을 빌린 돈이라고 하면서도, 비슷한 시기(2015년 6월~2016년 3월) 제공된 720여만원의 향응에 대해선 “통상의 교분에 필요한 비용이라기엔 과도하다”며 뇌물로 본 것도 모순된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판부는 김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제공한 술 접대 등 명목의 향응은 (장래 담당할) 직무에 대한 대가라고 봤다. 김 전 부장검사가 향응을 받은 직후인 지난해 4월 자신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검찰청에 김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되게 하고, 5~6월엔 김씨 사건 담당 검사와 접촉하는 등 수사 및 수감 관련 편의를 제공한 점이 근거였다. 하지만 유독 현금에 대해서는 김씨가 “(나중에) 돌려받을 생각 없이 (그냥) 준 것”이란 취지의 진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김씨가 일관성 없이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며 김씨 말을 배척하고 ‘빌린 돈’으로 판단한 것이다. 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같은 시기 같은 목적으로 건너간 돈을 두고 향응은 돌려받을 수 없으니 뇌물이고, 금품은 돌려받을 수 있으니 빌린 돈이라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달 정운호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수천 전 부장판사에 대해 징역 5년으로 감경하는 판결을 한 바 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판사가 장차 항소심에서 관련 사건을 맡아 정씨에게 유리하게 업무를 처리하여 줄 것을 기대하면서 금품을 공여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뇌물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06602.html?_fr=sr1#csidx40df1e23d6ef6dfb023a1b6da3290a0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