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8일 저녁, 무기한 단식농성에 나선 명진스님을 깜짝 방문했다. 명진스님은 윤 수석에게 적광스님 폭행사건 및 봉은사 주지 퇴출 국정원 개입 의혹 등을 거론하며 “진상규명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윤 수석은 “잘 알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윤 수석은 지난 17일 ‘각본’ 없이 자유롭게 진행돼 눈길을 끈 문재인 대통령의 100일 기자회견을 기획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윤 수석이 우정공원을 찾은 것은 18일 저녁 10시 30분 경. 윤 수석은 명진스님에게 “오늘 총리실에서 청와대 수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저녁만찬 회동이 있었다”며 늦은 시각 찾아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윤 수석은 우선 스님의 건강을 우려했다. “먹는낙을 즐기시는 것으로 아는데 왠 단식이냐”며 너스레로 분위기를 가볍게 한 윤 수석은 “단식을 하신다고 하니 스님의 건강이 걱정돼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명진스님은 “고맙다. 하지만 단식을 그만하려면 나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단식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윤 수석은 단식에 나선 스님의 건강을 우려했다. |
“적광스님 폭행사건을 아느냐”고 운을 뗀 스님은 “경찰이 보고 있는데 끌고가 집단 폭행을 저지른 사건이다. 그 사건이 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여기에서 단식을 하는 것”이라며 “국민소통수석으로서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스님은 최근 불거진 ‘명진스님 봉은사 퇴출 국정원 개입 의혹’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명진스님 제적 철회를 위한 원로모임 등은 지난 7월 19일 국정원을 방문, 과거 명진스님이 봉은사에서 쫓겨날 당시 국정원이 적극 개입했으며 이 과정에 자승스님과도 결탁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스님은 윤 수석에게 “이명박 정권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이 나를 사찰했다는 흔적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 정권에서 국정원 TF를 구성한 만큼 진상규명이 철저히 이루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현장에서 수첩을 꺼내 명진스님의 요청사항을 하나씩 기록한 뒤 “사건의 진상에 대해 잘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
윤 수석은 현장에서 수첩을 꺼내 명진스님의 요청사항을 하나씩 기록한 뒤 “사건의 진상에 대해 잘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지난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참 잘 들었다”고 밝힌 명진스님이 “언제 시간 날 때 단식 농성장에도 방문하시라고 말씀 좀 전해달라”고 하자 윤 수석은 웃으며 “알겠다. 말씀 드려보겠다”고 화답했다.
윤 수석은 이날 단식에 나선 명진스님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국민소통수석이라는 공직도 있고 또 스님과 사적인 인연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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