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8% 이상을 보유한 ‘3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본격적인 경영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반도건설은 강력한 ‘캐스팅보트’로 떠올랐고, 표면화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도 안갯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이날 대호개발 등 3개 계열사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진칼 보유 지분을 8.28%까지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지분율 6.28%보다 2% 포인트 높인 것이다. 지분 보유목적도 ‘단순취득’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반도건설은 이로써 한진가 일가(지분율 28.95%)를 제외하면 KCGI(강성부펀드·17.14%), 델타항공(1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한진가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로 유족 4명의 한진칼 지분율이 엇비슷하다.
반도건설은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고 지분까지 확대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은 올해 3월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인 주주총회다. 한진가 일가와 '백기사'인 델타항공 지분을 합치면 38.94%. 하지만 지난해 KCGI 등의 반대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을 고려하면 조원태 회장 입장에선 10% 이상의 추가적인 우호지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남매의 난' '크리스마스 난동' 등으로 이명희 고문, 조현아 전 부사장 등은 조 회장과 등을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이 고문, 조 전 부사장 '모녀'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반도건설과 연합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실제 이 고문과 권홍사 반도건설 고문은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건설이 지분율을 높이고, 경영참여 의지를 드러낸 만큼 어떤 쪽과 연합할 지에 대한 전망이 어려워졌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살피며 '몸값'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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