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운전기사들 증언 잇따라
"껌·휴지 떨어지면 통 집어던져"
차 막힐 땐 폭언..버스차로 주행도
지하에 하차시켰다고 해고까지
"수행 힘들어 그만둔 사람 많아"
노씨쪽 "사실 아냐..주관적 주장"
"껌·휴지 떨어지면 통 집어던져"
차 막힐 땐 폭언..버스차로 주행도
지하에 하차시켰다고 해고까지
"수행 힘들어 그만둔 사람 많아"
노씨쪽 "사실 아냐..주관적 주장"
[한겨레]
대한항공 오너 일가를 비롯한 재벌가의 갑질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57)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갑질 행위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자신의 운전기사를 향해 물건을 던지고, “머리는 왜 달고 다니냐”고 폭언했다는 복수의 증언이다. 지하에 차를 세웠다고 수행기사를 즉석에서 그만두게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07년 이후 노 관장의 차를 몰았던 전직 운전기사들이 노 관장으로부터 모욕적 언행을 지속적으로 들었다고 18일 <한겨레>에 폭로했다. 노 관장 운전기사로 1년 이상 일했던 ㄱ씨는 “(노 관장이) 차량에 비치한 껌과 휴지가 다 떨어지면 운전석 쪽으로 휴지상자와 껌통을 던지면서 화를 냈다”며 “차가 막히면 ‘머리가 있느냐’ ‘머리 왜 달고 다니느냐’는 얘기를 들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더 심한 욕설을 한 적도 있다고 들었다. 항상 살얼음판 타듯 긴장했다”고 말했다.
다른 수행기사들도 교통체증이 있을 때마다 노 관장의 폭언을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노 관장 차를 수개월 간 운전했던 ㄴ씨는 “(노 관장은) 차가 막히는 걸 이해하지 못해서 항상 긴장해야 했다. ‘택시기사보다 운전 못 하네’라며 무시하는 말을 했다”며 “욕을 먹지 않으려고 버스 전용 차로로 달렸다. 나중에 그룹 비서실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 딱지가 너무 많이 나왔다고 뭐라고 할 정도였다. 노 관장이 대통령의 딸이라 차가 막히는 상황을 별로 겪어보지 않아서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수행기사 ㄷ씨는 “노 관장이 특히 젊은 기사들에게 함부로 대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막 해도 된다는 생각이 박힌 것 같았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차량이 내뿜는 매연에 유독 예민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운전기사들은 노 관장을 기다리며 맹추위나 찜통더위 속에서도 히터·에어컨을 켜지 못했다. ㄱ씨는 “차를 타고 내릴 때 시동이 켜져 있으면 화를 냈다. 날씨가 춥거나 덥더라도 대기할 때 시동을 켜고 있는 일을 용납하지 않았다”고 했다.
ㄱ씨가 하루아침에 쫓겨난 사연도 매연과 관련이 있다. ㄱ씨는 “지상이 아닌 지하에 내려줬다고 그날로 해고됐다. 노 관장이 ‘차 놓고 가’라고 했다”며 “도착 장소인 지상에서 의전을 받지 못한 데다 매연에 굉장히 민감한데 지하에 내려줬다는 게 이유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용역회사 소속이었던 ㄱ씨는 이 때 아예 운전 일을 그만뒀다. ㄱ씨는 “나도 처자식이 있는데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노 관장 기사) 일이 힘들지만 생활을 위해 오래 다녔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잘렸다는 말을 듣고 황당해 했다”고 말했다.
노 관장 수행 운전기사들은 본인들의 운명을 ‘파리 목숨’에 비유했다. ㄴ씨는 “노 관장 수행이 힘들어서 담당자가 그만두는 일이 잦았다”며 “‘도저히 못하겠다’며 키를 차량에 꽂아둔 채 그만두고 간 이도 있다. 나도 항상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어서 몇 개월 만에 그만뒀다”고 했다.
<한겨레>는 노 관장의 해명을 직접 들으려고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노 관장의 법률대리인인 박영식 변호사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 지극히 주관적인 주장이어서 일일이 답변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박준용 오승훈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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