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경호동 논란, ‘전두환법’ 제정이 필요하다(블로그 ‘사람과 세상 사이’ / 오주르디 / 2012-02-07)
사형까지 선고받았던 사람에게 ‘종신 경호’라니
전두환은 군형법상의 반란 및 내란 수괴, 내란목적의 살인, 상관 살해, 뇌물수수 등 10가지 죄목에 대해 1심에서 사형,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런 사람에게 ‘종신 경호’에 준하는 ‘예우’가 제공되고 있다.
전두환 경호에 들어가는 경찰 예산은 연 8억 5000만 원. 반란과 내란의 ‘동지’였던 노태우 사저 경호에도 매년 7억 2000만 원을 쓰고 있다. 경찰 예산뿐 아니라 청와대 경호처의 지원금도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다.
전두환이 움직이면 11명의 경찰이 수행을 하고, 5개의 초소에 6명의 경찰이 상시 사저를 감시한다. 이 밖에도 전두환과 노태우 경호를 위해 서울경찰청 기동대 73명이 투입된다.
박원순 시장, ‘전두환 경호동’ 퇴거 명령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념 있는 일’을 하나 했다. 전두환 경호를 위해 경찰이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던 경호동에 대해 사용 승인을 4월 30일자로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가 어제(6일) 경찰청에 공문을 보내 경찰이 경호동으로 무상 사용해 오던 연희문학창작촌 건물 5동 중 1개 동에 대해 더 이상 무상으로 땅을 내줄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동 폐쇄를 건의한 트위터리안에게 박 시장이 보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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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해당 경호동은 사저 경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유상으로 빌리는 방법이나 경찰 소유의 다른 부지와 교환하는 방법 등을 (서울시와)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사용 승인 연장에 대해 서울시가 유상임대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경호동 퇴거는 불가피하게 됐다.
하지만 ‘부당예우’의 근본 해결책 아니다
SNS와 인터넷에는 박원순 시장에 대해 시민의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조치에 많은 시민들과 네티즌들이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뭘까. 박 시장의 이 같은 조치가 국민정서에 크게 부합되기 때문이다. 반란 수괴 전두환과 노태우에 대한 예우 중단이 국민정서다. 전두환에게는 20년, 노태우에게는 15년간 ‘부당 예우’가 제공돼 왔다.
하지만, 박 시장의 조치가 ‘전두환 부당 예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경찰의 경호동 퇴거가 경호 지원 중단을 의미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전두환법’ 제정이 필요하다
야당이 대통령 경호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두환법’에는 최소한 이런 내용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전직대통령은 경호 지원에서 제외
- 전직 대통령 경호에 소요되는 비용 제한
- 경호 기간을 명확하게 명시
- 경호 기간 경과 후 경찰에 의한 관례적 경호 지원 금지
- 경호 기간이 지난 전직대통령에 대한 부정기 경호 지원 규정
- 경호 인원 축소, 지역주민 민폐 최소화
- 교통 통제 등 과도한 경호 지양
1672억 원이나 되는 추징금을 아직도 내지 않고 버티는 반란수괴를 보호하기 위해 국민 혈세를 펑펑 써가며 정성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
연희동 ‘전두환 골목’에서 취재 중 경찰에 체포된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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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의의 작은 실천을 위해서도 이 법은 만들어져야 한다.
오주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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