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1일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 해산 청구' 국민청원에 대해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라며 청와대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국민청원 답변자로 나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부의 정당 해산 청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갈등을 키우고 정당정치가 뿌리내리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자유한국당 해산 청구 국민청원은 자유한국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가로막은 데 대해 비판 여론이 일면서 제기됐다. 이 국민청원에는 해당 제도가 시행된 이래 가장 많은 183만여 명이 동참했다. 이에 맞불 성격으로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구도 동시에 제기됐다. 여기엔 33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강 수석은 "답변을 준비하면서 참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우선 정당 해산 청원에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국민이 참여했다는 것을 보면, 우리 정당과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평가가 내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183만과 33만이라는 숫자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답답한 심정을 읽을 수 있다"라며 "정당에 대한 평가는 선거를 통해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국민청원으로 정당 해산을 요구하신 것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으로 보인다. 주권자의 뜻을 무겁게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강 수석은 특히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0'건이다. 국회법이 정한 6월 국회는 1/3이 지났지만,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다. IMF가 권고하고,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편성된 추경안은 48일째 심사조차 못하고 있다"라며 "국회에는 민생 입법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 스스로가 만든 '신속처리 안건 지정', 일명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국민들께 큰 실망을 줬던 것도 사실"라며 "그래서 국민들은 눈물을 훔치며 회초리를 드시는 어머니가 되어 위헌정당 해산청구라는 초강수를 두셨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강 수석은 "정당해산 청구는 정부의 권한이기도 하지만, 주권자이신 국민의 몫으로 돌려 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라며 현재 정부가 정당 해산 청구권을 행사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강 수석은 '해산청구 외에는 다른 방법'에 대해 "헌법8조와 헌법8조 4항은 정당 활동의 자유와 민주적 기본질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 헌법정신을 지키는 주체는 국민이며, 국민은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한다"라며 선거라는 제도를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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