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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10, 2019

[앵커브리핑]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집단이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인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영화 < 나 홀로 집에 1 >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해피 홀리데이!"
- 영화 < 베트맨 리턴즈 >
12월 25일,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은 신앙이 있는 이들에게는 성스러운 날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저 행복한 휴일이라는 의미…
미국의 전임 대통령이 이 두 가지의 표현을 함께 사용했던 이유 역시 서로 다른 생각을 배려하는 의미였을 것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정치의 한복판에서 편을 가르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 그의 등장과 함께였습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가게에 '메리 크리스마스' 간판을 다시 달게 만들겠다"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2015년)
보수 기독교 지지층을 끌어모으고자 했던 트럼프에게 종교의 다양성을 무시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은 무척 유용한 단어였을 것입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되찾아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실제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 그는 승리한 전쟁을 자축하기도 했지요.
물론…
크리스마스가 편 가르기의 도구로 이용된 사례는 훨씬 이전에도 존재합니다.
순혈주의를 강조했던 나치는 종교가 다른 유대인을 구분해내고자 캐럴 가사를 독일식으로 바꾸고, 나치의 상징물로 트리를 꾸미는 등 성탄절을 나치의 소유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사랑과 포용을 이야기한 예수의 탄생을 편 가름의 도구로 이용하려 시도한 속세의 어리석음은 수십 년 전에도…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집단이다"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1월 30일)
당선된 바로 다음 날, 자신의 신념을 고백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대표회장.
"대통령이 하야할 것을 요구…"
"목숨 걸고 청와대로 진격…"
"60세 이상 사모님들이…먼저 순교"
-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그러고 나서 그의 입에서 쏟아진 건 일일이 옮기기에도 민망한 혐오와 도발의 단어들이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전에 쏟아냈던 그의 기상천외한 발언들은 차치하고라도…
"자신이 대표하는 교회 구성원에 대한 모독…진정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것인지 삼가 조심할 일"
- 백득훈 목사 (성서한국 사회선교사)
종교의 이름을 빌려 내뱉는 그 분열의 언어들은 수많은 개신교인들의 자존심까지 허물어내고 있으니…
그 역시, 자신만을 위한 치열한 종교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수년 전 어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은 다른 목사의 말에 자신의 말을 얹어서 한국의 대형 교회를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교회는… 유럽에서 문화가 되었고, 미국으로 가서 기업이 되었으며, 한국으로 와서 대기업이 되었다."
- 김재환 영화 < 쿼바디스 > 감독
이제 한기총의 대표회장 목사에 의해서 또 한 가지의 위상으로 정의되어버린 한국의 교회는 난감합니다.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집단이다."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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