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시간 넘는 조사를 받고 심야 귀가했다.
이 대표는 18일 0시1분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면서 “객관적 사실에 의하면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는 사안인데 (검찰이) 목표를 정해놓고 사실과 사건을 꿰맞춰 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도 변경을 조건으로 땅을 팔았으면서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계약한 한국식품연구원이나 이를 승인한 국토부가 진짜 배임죄란 얘기를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정청래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김민석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한 국회의원 10여 명이 나와 이 대표를 응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소환했다.
이 대표는 2014∼2015년 성남시장 시절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애초 사업 검토 과정에서 4단계 용도지역 상향(자연·보전녹지→준주거지역)에 따른 특혜 소지를 차단하고 공공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가 참여하기로 했으나 확실하지 않은 이유로 공사 참여가 배제됐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 수뇌부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 대표의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인섭(구속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로비를 받아 민간업자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본다.
이 대표 조사를 위해 검찰은 250여 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15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5쪽 분량의 검찰 진술서 요약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부의 요구였다” “실무부서의 감정 결과에 따른 건의를 수용한 것이다” “공사를 개발사업에 참여시킬 의무는 없었다”고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민주당 공보국은 이 대표가 검찰 조사에 서면 진술서를 기초로 대응했고, 필요한 부분은 적극 설명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를 추가 소환하는 게 쉽지 않다고 보고 조사에 속도를 내 피의자 동의가 필요한 심야 조사 없이 신문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전날 밤 9시부터 3시간 동안 조서를 열람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추가 소환 조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은 “효율적으로 조사를 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의 배임 액수를 산정한 뒤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날 검찰에 출석하며 “말도 안 되는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며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따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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