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멘토의 몰락?…"최시중 게이트 열쇠는 3명의 여인"
MB 친인척 비리 의혹도 확산…MB 조카도 수상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이 "영구히 귀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른바 '최시중 게이트'에 불이 붙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인물이 해외 도피를 도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 전 보좌관은 300억 대 횡령으로 구속된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한예진) 이사장으로부터 2억 원, 대기업 통신사로부터 3억 원 등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검찰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그는 이같은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10월 방통위에 사표를 낸 뒤 돌연 말레이시아로 떠났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보좌관 비리와 관련한 내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출국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주승용 의원은 8일 국회에서 '디도스 테러 및 MB 측근 온갖 비리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용욱이 지난 10월 돌연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부인 신 모 씨와 함께 사직하고 동남아로 출국한 상태다. 동남아에 출국해 있으면서도 계속 국내에 있는 모인과 통화하며 자기는 '영구히 귀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주 의원은 이번 사건을 '최시중 게이트'로 규정했다. 그는 "(300억 원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된) 김학인 이사장이 EBS 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방통위와 정치권에 금품을 뿌렸다는 의혹이 있고, 김 이사장은 지인들에게 '최시중 위원장이 힘을 써줘 EBS 이사로 선임됐다'고 자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수년 동안 방통위 주변에서 설로 나돌던 것이 지금 철 만난듯 제기되고 있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모두 부정했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
'최시중 게이트'의 열쇠…김학인 주변 여성 3인에 주목
'최시중 게이트'의 출발점은 김학인 이사장이다. 그와 관련된 혐의는 두 갈래다. 첫째는 김 이사장이 최 위원장의 측근에게 돈을 제공했다는 의혹, 그리고 최 위원장 본인에 대해 벌인 각종 로비 의혹이다. 한편 최 위원장이 이용하는 여성병원의 원장 임모 씨와 김 이사장의 친분이 두텁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상득 의원과 함께 이명박 정권의 '3대 주주'로 불리는 최 위원장이 연루된 만큼 파괴력이 큰 사안이다.
둘째는 여권에 대한 전방위 로비 의혹이다. 1000억 대 재산을 가진 김 이사장이 지난 대선 직전 한나라당 정치대학원을 수료하고 당 신세대육성특별위원장을 지내면서 여권 인사들을 상대로 공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주승용 의원은 김 이사장의 로비 라인과 관련해 3명의 여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현재 검찰에 구속된 한예진 경리실장 최 모 씨. 최 씨는 김 이사장 밑에서 10년 이상 일을 하며 김 이사장의 정관계 로비와 관련해 상당한 정보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김 이사장을 협박해 16억 3000만 원 상당의 한식집 '명가원'을 챙기기도 했다. 검찰은 현재 최 씨가 확보한 로비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두번째는 조선족 출신의 한 여성병원 원장 임 모 씨다. 주 의원에 따르면 임 씨는 김학인 이사장과 언론대학원을 같이 다닌 사이다. 또 임 씨가 운영하는 여성병원에서 최 위원장과 그의 부인이 종종 피부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관련해 주 의원은 "김학인 이사장의 로비가 임 씨를 통해 성사된 의혹이 있는 만큼 여성병원장 임 씨의 역할이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또 "임 씨가 여성병원을 설립할 당시 투자된 자금도 조사해봐야 한다. 병원 건물구입비만 12억, 의료기기와 시설비 등을 포함하면 수십 억원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임 씨의 학력이 없다는 게 이상한 점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보건대학원을 졸업하고 울산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어떻게 울산대 연구교수가 되었는지, 누구의 도움으로 언제 병원을 설립하고 신분 세탁이 이뤄졌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번째는 문 모 씨로 국내 유명 기획사 대표다. 문 씨는 최근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불려 나갔었다. 주 의원은 "문 씨의 계좌를 이용해 (김학인 이사장의) 비자금이 입출금되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이들의 출처와 용처가 어디인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김 이사장은 2007년 5월 한나라당 정치대학원 9기를 졸업하고, 같은 해 8월한나라당 신세대육성특별위원장을 맡았는데 이때 김 이사장이 정용욱 씨 및 MB 캠프 관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2007년 5월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이고 8월은 대통령 선거가 한창 진행되던 때"라며 "1000억 원대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김학인 이사장이 대선 캠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MB 친인척 비리 의혹 전방위 확산…이번에는 MB 조카가 수상하다?
주 의원은 이상득 의원의 장남 이지형 씨(이명박 대통령의 조카)가 'Jay Lee'라는 이름으로 마케팅담당 수석팀장을 지냈던 헤지펀드 회사 '브림(BRIM)'의 설립 자금 4000억 원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이 회사의 설립자 구안 옹(Guan Ong) 씨는 이명박 정권 인수위 당시 한국투자공사가 메릴린치에 2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은 인사다. 당시 투자공사는 2조 원의 국고 손실을 봤다.
이와 관련해 <신동아>는 "메릴린치가 한국의 한 회사에 투자했었다. 그 대가로 한국투자공사의 메릴린치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문제의 (메릴린치가 투자한)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여권 실세의 가족"이라고 주장했었다.
즉, 여권 실세의 가족이 메릴린치의 투자를 끌어오기 위해, 한국투자공사를 움직여 메릴린치에 투자토록 했다는 것이다. <신동아>는 '여권 실세의 가족'이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 씨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주 의원이 이 씨가 몸담은 '브림'의 자금 출처를 의심하고 있는 이유다.
주 의원은 "금융감독원이나 검찰은 수사에 나서서 브림의 설립자본금의 출처가 어디인지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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