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체포와 관련해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석방을 빌미로 회유·협박을 했다는 야당 측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 경선 과정에서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수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 현 정권이 이 대표에 대한 보복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선 자금과 관련해 불법 자금은 1원을 본 일도, 쓴 일도 없다”고 즉각 비판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는 유 전 본부장이 20일 구속기한 만료로 출소했다. 이날 0시4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유 전 본부장에게 취재인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8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느냐”고 묻자 “죄송하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지난해 10월 3일 구속된 뒤 같은 달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올 4월에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돼 이날까지 추가로 6개월 더 수감 생활을 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이 공모해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김용 부원장에게 8억원 가량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 전날 김용 부원장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유 전 본부장에게 회유·협박해 진술을 확보했다는 의혹을 민주당 측은 주장하고 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최근 검찰이 돈을 줬다는 유 전 본부장을 검사실로 불러 회유·협박을 해왔다는 정황들이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20일 유 전 본부장이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김 부원장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이 불거질 당시, 이 대표가 유 전 본부장의 측근설을 부인하며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냐”며 이 부원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이 부원장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경기도 대변인을 지냈으며,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에는 선대위 총괄 부본부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도 이 대표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남욱 변호사의 발언을 언급하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작년 가을쯤 남욱이란 사람이 인터뷰한 게 있다. ‘10년 찔렀는데 씨알 안 먹히더라. 우리끼리 돈 주고받은 건 2층, 즉 성남시장실 알면 큰일 난다’는 이야기가 내부 녹취록에 나온다. 그런데 정권과 검찰이 바뀌니 말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의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김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 했던 사람이다. 여전히 그의 결백함을 믿는다”고 김 부원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검찰 측은 민주당의 유 전 본부장 회유 의혹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9일 “구속기간 만기로 유동규가 석방되는 것이며, 유 전 본부장에게 석방을 약속하거나 회유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를 흠집내기 위해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 유포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위례·대장동 신도시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민주당 의원들과 8시간여 동안 대치 끝에 철수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앞서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김 부원장에 대해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특혜와 관련해 유 전 본부장 등 민간 개발 사업자들로부터 수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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