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의 편집권 독립 요구 사태로 23년 만에 발행중단 사태까지 맞은 <부산일보>의 노사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5일 오전 김종렬 사장은 정수장학회에 사표를 제출했고, 재단은 곧바로 긴급이사회를 열어 향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산일보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퇴임의 변으로 "나는 노조에 끌려다녔지만, 다음 사장은 담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남겼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결국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과 정수장학회가 자리 잡고 있다. 당장 이날 <부산일보>는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이 위원장은 이 인터뷰에서 "2005년 3월 최필립 정수재단(정수장학회) 이사장이 취임 직후 노조와 가진 면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전화가 와서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을 해 맡게 됐다'며 이사장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정수장학회와 자신의 연관성을 부인한 말과 달리, 박 의원은 여전히 실질적으로 정수장학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5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결국 정수장학회와 박 의원의 관계가 <부산일보> 논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사측이 지속적으로 편집국과 각을 세우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부산일보 노조는 정수장학회의 사장임명 과정에 노조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편집권 독립을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노조는 "정수장학회가 끝장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 <편집자>
"정수장학회, 여전히 박 전 대표가 지배"
프레시안 : 2005년 3월 최필립 정수재단 이사장이 취임 직후 노조와 면담 자리에서 '박 전 대표의 요청으로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정황을 설명해 달라. 최 이사장의 어떤 언행을 근거로 정수장학회가 여전히 박 전 대표의 지배하에 있다고 판단한 건가?
이호진 : 최 이사장 임명 직전인 같은 해 2월 박 의원이 정수장학회 주총에서 사임했고, 새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남덕우 전 총리 등 3, 4 공화국 인물이 물망에 오르내렸다. 이에 노조가 긴장하고 있었는데, 결국 선임된 인물은 최필립 이사장이었다. 나중에 보니 이 분도 청와대에서 박 전 대표와 관계가 있었던 인물이었다. 박 전 대표가 표면적으로는 정수장학회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의구심을 지우긴 힘든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노조가 서울로 올라가 새 이사장과 면담을 요청했다. 당시부터 이미 부산일보 노조는 정수장학회의 사장선임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여러번 만났다.
5일자 <부산일보>에 보도된 최 이사장과의 면담 때 그는 주로 자기가 살아온 얘기를 죽 늘어놓더라.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와의 인연도 나왔다(이날 <부산일보>에 따르면, 최 이사장은 지난달 15일 노조와의 면담 자리에서도 '부산일보가 행여라도 노조의 강성 투쟁으로 문을 닫게 되면 내가 박정희 대통령을 뵐 면목이 없지 않겠느냐', '부산일보가 박 전 대표에게 잘 해 준 게 뭐 있느냐'는 얘기를 했다. 실제로 최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보좌했던 경력이 있으며,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편집자>).
프레시안 : 그 밖에 박근혜 전 대표와 정수장학회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다른 사례는 없나?
이호진 :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가 보면 안다. 이사장실 벽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고, 책상에는 최 이사장 선임 이후 이사회에 박 전 대표가 찾아와 인사를 나누는 사진도 있다. 이 기사가 나가고 나면 바로 치우겠지만.
"<부산일보> 논설, 박 전 대표에 편향되기도"
프레시안 :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지배구조가 <부산일보> 논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이호진 : 경영진 선임권을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편집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상 자리 욕심을 가진 분들은 편집국장을 거치고 난 후 경영진을 노리지 않나. 부산일보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편집국장 재임 기간에 기사에 대해 의견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다만 <부산일보>는 기자들이 2년 임기 편집국장을 선출하고, 1년이 지난 후에는 중간평가를 거치기 때문에 곧바로 일선 기자들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진 않는 편이다.
오히려 편집국장에서 물러난 후 논설실로 이동해 박 전 대표를 무리하게 옹호하는 글을 쓰는 경우가 있다. 부산지역 민언련에서 하는 얘기가, 특정 선거 이슈가 있을 때 <부산일보> 사설이 박 전 대표나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중심을 잃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내부 공정보도위원회가 일선 기자와 달리 논설실 선배들에게 강한 대응을 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도 하다.
프레시안 : 그 밖에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는 없나?
이호진 : 일선 기자들의 취재활동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기자들의 견제 장치가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영진이 단협할 때 편집국장 선출제도를 임명제로 바꾸자고 계속 요구한다. 평상시에도 경영진이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프레시안 : 경영진은 부산일보 취재방향에 어떤 입장을 가졌나? 경영진과 노조, 혹은 편집국 간 갈등이 심했나?
이호진 : 먼저 김종렬 사장만 놓고 보면, 노조가 김종렬 개인을 반대한 건 아니다. 정수장학회가 노조와 상의 없이 경영진을 임명한 데 대해 반대한 것이다.
김 사장이 취임 이후 노조와 4개항 정도의 합의문을 썼고, 노조도 이에 동의해 쟁의행위와 농성을 일단락 지었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이 사장선임방식에 사원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정수장학회에 적극 건의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김 사장은 '사장직을 걸겠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이후 임기 3년 동안 이 합의사항을 깡그리 무시했다. 이후 2009년 노사 합의를 통해 경영발전협의회를 만들어, 그 틀에서 사장 선임을 합의하자고 했으나, 역시 비타협적으로 나왔다.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는 경영진이었다.
그런데도 재단은 김 사장을 감쌌다. 지난달 15일 최종적으로 이사장을 만났을 때도 '그만한 사람 없다'고 신뢰하더라.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는 나를 힐난하는 듯 보였다.
프레시안 : 그래서 노조가 정수장학회의 사장임명권 반환을 요구한 건가?
이호진 : 그렇다.
MBC와 부산일보에서 28억 원 기부받은 정수장학회가…
프레시안 : 조금 고약한 질문인데, 지금 언론환경을 보면 종편의 등장으로 지역언론의 경영환경이 더 불투명해졌다. 그런데 부산일보에는 박 전 대표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는 셈 아닌가?
이호진 : 일부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부산일보가 1962년 당시 5.16장학회(현 정수장학회)에 넘어간 이후, 그쪽에서 부산일보의 사업에 지원한 적이 없다. 오히려 김 사장 재임기간 내내 부산일보는 적자였다. 경영사정이 안 좋았는데도 부산일보는 해마다 정수장학회에 8억 원씩 기부금을 냈다. 정수장학회 정관상 부산일보가 수익기관이니, 사실상 이익배당이다. (정수장학회가 지분 30%를 보유한) MBC도 마찬가지다. MBC는 해마다 20억 원씩 기부금을 낸다. 3000억 원 매출을 내는 MBC는 20억 원 내고, 400억 원 매출을 올리는 부산일보는 8억 원을 내니 우리의 부담이 더 크다.
그런데 지난 4월 현재 정수장학회는 올해 21억5000만 원의 장학금을 썼다. 두 언론사에서 28억 원을 걷었는데 이마저도 다 쓰지 않았다. 자신들 예금재산은 200억 원 가까이 쌓아두고 한 푼도 장학금에 안 쓴다. 사실상 재단 이름을 빙자해 자신들 집안 재산을 세금 내지 않고 물려주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이런 재단이 어디 있나?
프레시안 : 경영진과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향후 노조의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이호진 : 일단 김종렬 사장이 오늘 오전 사임의사를 밝혔고 사표도 제출했다. 정수장학회가 긴급 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김 사장이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정수장학회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사내 게시판에 '나는 노조에 끌려다녔지만, 후임 사장은 담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썼더라.
더 강공 드라이브로 나온다면 정수장학회 자체가 끝장나는 수가 있다. 오늘 11시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노동계, 정당의 공동모임인 민생민주부산시민행동의 기자회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 정도의 지지라면 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은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우리의 요구는 단순하다. 우리는 언론사니까, 언론으로서 독립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만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우리가 직접 사장을 뽑겠다는 것도 아니고, 정수장학회가 사장을 임명할 때 우리가 압축한 후보군에서 선발해달라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결국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과 정수장학회가 자리 잡고 있다. 당장 이날 <부산일보>는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이 위원장은 이 인터뷰에서 "2005년 3월 최필립 정수재단(정수장학회) 이사장이 취임 직후 노조와 가진 면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전화가 와서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을 해 맡게 됐다'며 이사장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정수장학회와 자신의 연관성을 부인한 말과 달리, 박 의원은 여전히 실질적으로 정수장학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5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결국 정수장학회와 박 의원의 관계가 <부산일보> 논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사측이 지속적으로 편집국과 각을 세우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부산일보 노조는 정수장학회의 사장임명 과정에 노조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편집권 독립을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노조는 "정수장학회가 끝장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 <편집자>
"정수장학회, 여전히 박 전 대표가 지배"
▲이호진 부산일보 노동조합위원장. ⓒ부산일보 노조 제공 |
이호진 : 최 이사장 임명 직전인 같은 해 2월 박 의원이 정수장학회 주총에서 사임했고, 새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남덕우 전 총리 등 3, 4 공화국 인물이 물망에 오르내렸다. 이에 노조가 긴장하고 있었는데, 결국 선임된 인물은 최필립 이사장이었다. 나중에 보니 이 분도 청와대에서 박 전 대표와 관계가 있었던 인물이었다. 박 전 대표가 표면적으로는 정수장학회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의구심을 지우긴 힘든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노조가 서울로 올라가 새 이사장과 면담을 요청했다. 당시부터 이미 부산일보 노조는 정수장학회의 사장선임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여러번 만났다.
5일자 <부산일보>에 보도된 최 이사장과의 면담 때 그는 주로 자기가 살아온 얘기를 죽 늘어놓더라.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와의 인연도 나왔다(이날 <부산일보>에 따르면, 최 이사장은 지난달 15일 노조와의 면담 자리에서도 '부산일보가 행여라도 노조의 강성 투쟁으로 문을 닫게 되면 내가 박정희 대통령을 뵐 면목이 없지 않겠느냐', '부산일보가 박 전 대표에게 잘 해 준 게 뭐 있느냐'는 얘기를 했다. 실제로 최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보좌했던 경력이 있으며,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편집자>).
프레시안 : 그 밖에 박근혜 전 대표와 정수장학회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다른 사례는 없나?
이호진 :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가 보면 안다. 이사장실 벽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고, 책상에는 최 이사장 선임 이후 이사회에 박 전 대표가 찾아와 인사를 나누는 사진도 있다. 이 기사가 나가고 나면 바로 치우겠지만.
"<부산일보> 논설, 박 전 대표에 편향되기도"
프레시안 :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지배구조가 <부산일보> 논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이호진 : 경영진 선임권을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편집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상 자리 욕심을 가진 분들은 편집국장을 거치고 난 후 경영진을 노리지 않나. 부산일보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편집국장 재임 기간에 기사에 대해 의견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다만 <부산일보>는 기자들이 2년 임기 편집국장을 선출하고, 1년이 지난 후에는 중간평가를 거치기 때문에 곧바로 일선 기자들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진 않는 편이다.
오히려 편집국장에서 물러난 후 논설실로 이동해 박 전 대표를 무리하게 옹호하는 글을 쓰는 경우가 있다. 부산지역 민언련에서 하는 얘기가, 특정 선거 이슈가 있을 때 <부산일보> 사설이 박 전 대표나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중심을 잃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내부 공정보도위원회가 일선 기자와 달리 논설실 선배들에게 강한 대응을 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도 하다.
프레시안 : 그 밖에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는 없나?
이호진 : 일선 기자들의 취재활동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기자들의 견제 장치가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영진이 단협할 때 편집국장 선출제도를 임명제로 바꾸자고 계속 요구한다. 평상시에도 경영진이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프레시안 : 경영진은 부산일보 취재방향에 어떤 입장을 가졌나? 경영진과 노조, 혹은 편집국 간 갈등이 심했나?
이호진 : 먼저 김종렬 사장만 놓고 보면, 노조가 김종렬 개인을 반대한 건 아니다. 정수장학회가 노조와 상의 없이 경영진을 임명한 데 대해 반대한 것이다.
김 사장이 취임 이후 노조와 4개항 정도의 합의문을 썼고, 노조도 이에 동의해 쟁의행위와 농성을 일단락 지었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이 사장선임방식에 사원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정수장학회에 적극 건의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김 사장은 '사장직을 걸겠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이후 임기 3년 동안 이 합의사항을 깡그리 무시했다. 이후 2009년 노사 합의를 통해 경영발전협의회를 만들어, 그 틀에서 사장 선임을 합의하자고 했으나, 역시 비타협적으로 나왔다.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는 경영진이었다.
그런데도 재단은 김 사장을 감쌌다. 지난달 15일 최종적으로 이사장을 만났을 때도 '그만한 사람 없다'고 신뢰하더라.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는 나를 힐난하는 듯 보였다.
프레시안 : 그래서 노조가 정수장학회의 사장임명권 반환을 요구한 건가?
이호진 : 그렇다.
MBC와 부산일보에서 28억 원 기부받은 정수장학회가…
프레시안 : 조금 고약한 질문인데, 지금 언론환경을 보면 종편의 등장으로 지역언론의 경영환경이 더 불투명해졌다. 그런데 부산일보에는 박 전 대표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는 셈 아닌가?
이호진 : 일부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부산일보가 1962년 당시 5.16장학회(현 정수장학회)에 넘어간 이후, 그쪽에서 부산일보의 사업에 지원한 적이 없다. 오히려 김 사장 재임기간 내내 부산일보는 적자였다. 경영사정이 안 좋았는데도 부산일보는 해마다 정수장학회에 8억 원씩 기부금을 냈다. 정수장학회 정관상 부산일보가 수익기관이니, 사실상 이익배당이다. (정수장학회가 지분 30%를 보유한) MBC도 마찬가지다. MBC는 해마다 20억 원씩 기부금을 낸다. 3000억 원 매출을 내는 MBC는 20억 원 내고, 400억 원 매출을 올리는 부산일보는 8억 원을 내니 우리의 부담이 더 크다.
그런데 지난 4월 현재 정수장학회는 올해 21억5000만 원의 장학금을 썼다. 두 언론사에서 28억 원을 걷었는데 이마저도 다 쓰지 않았다. 자신들 예금재산은 200억 원 가까이 쌓아두고 한 푼도 장학금에 안 쓴다. 사실상 재단 이름을 빙자해 자신들 집안 재산을 세금 내지 않고 물려주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이런 재단이 어디 있나?
프레시안 : 경영진과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향후 노조의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이호진 : 일단 김종렬 사장이 오늘 오전 사임의사를 밝혔고 사표도 제출했다. 정수장학회가 긴급 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김 사장이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정수장학회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사내 게시판에 '나는 노조에 끌려다녔지만, 후임 사장은 담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썼더라.
더 강공 드라이브로 나온다면 정수장학회 자체가 끝장나는 수가 있다. 오늘 11시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노동계, 정당의 공동모임인 민생민주부산시민행동의 기자회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 정도의 지지라면 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은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우리의 요구는 단순하다. 우리는 언론사니까, 언론으로서 독립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만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우리가 직접 사장을 뽑겠다는 것도 아니고, 정수장학회가 사장을 임명할 때 우리가 압축한 후보군에서 선발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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