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판사’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판화를 놓고 냉면을 먹는 인증샷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7일부터 시작된 SNS 심의‧규제에 대해 “오늘부터 SNS 검열 시작되던가? 여기 좀 봐 주세요~ 저는 ‘검열’이가 아니고 ‘정렬’이에요. 쫄면이 안 된다니깐, 오늘은 냉면!”이라고 멘션했다.
이 부장판사는 8일에는 “트친님들. 아침에 냉면 말씀 드렸는데, 솔직히 못 묵었어요. 집에 와서 이제사 먹습니다. 냉면집 사장님. 트윗하는 사람 좋은 사람이에요. 믿어주세요”라며 냉면 한 그릇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전날 약속대로 냉면을 먹는다는 것을 밝히면서 6일 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의 ‘거짓말 시청자 의견’사건을 꼬집은 것이다.
6일 ‘100분토론’에서는 냉면집 사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청자가 전화연결에서 ‘SNS 때문에 망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말 의혹이 여러 점에서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결국 그 시청자는 “자신의 익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학원을 식당으로 바꿔 이야기했다”고 거짓말을 실토했다. 그러나 이 부분도 거짓말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면서 MBC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외수씨는 “검열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라면 공중파에서 국민을 노골적으로 기만해도 괜찮은 건가요”라며 성토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 사건을 ‘냉면 인증샷’ 풍자로 꼬집은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사각박스 티슈 통 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판화를 잘 올려놓고 그 앞에 ‘냉면 한 그릇’을 놓았다는 것이다. 마치 제사를 지내는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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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렬 부장판사 트위터 |
이 장면은 <한겨레21>에 시사만화를 연재했던 정훈이 만화가의 2009년 5월 ‘(노무현) 분향’ 만화를 연상시킨다(주: 기사 하단 참조).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정훈이 만화가는 집 안에 노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차려놓고 일상 생활을 하면서 시국과 관련 영정사진에 이런 저런 얘기를 건네는 ‘소시민’의 모습을 담았다.
만화속 주인공은 식사 때가 되자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밥을 한 그릇 올려 놓고 자신도 바닥에 밥그릇을 놓고 먹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영정 사진을 보며 “예? 오라고요?”라고 묻는다.
주인공은 “신경 안써도 되는데...”라며 자신의 밥그릇을 들고 노 전 대통령 사진 앞으로 다가간다. 이어 그는 “제가 각하랑 겸상을 하게 되었네요”라며 “야! 기분좋다~”라고 자신도 모르게 크게 외친다. 이 말은 노 전 대통령이 임기를 끝내고 고향인 봉하마을에 내려갔을 때 외쳤던 말이다. 그 생각이 떠오른 주인공은 얼굴을 붉히고 목이 메면서 결국 통곡을 하는 것으로 정훈이씨는 그렸다. 이 만화는 당시 사람들의 심정을 잘 대변해줬다는 평을 받으며 인터넷에 많이 확산됐다.
이정렬 판사의 과감한 커밍아웃(?)에 트위터에는 “티슈통 위에 사진 눈에 띄네요. 콧등이 찡해지는 사진입니다”, “판사님! 냉면도 눈에 띄지만 노무현 대통령님 그림(?)이 눈에 먼저 들어오네요!”, “이정렬 판사님..홧팅!” 등의 응원글이 쏟아졌다. 노무현재단 트위터도 이 판사의 해당 멘션을 리트윗했고 ‘실시간 인기 급상승 트윗’에 오르기도 했다.
한 트위터러가 “그렇게 안 봤는데 잔인하시네요”라고 멘션을 하자 이정렬 판사는 노 전 대통령 판화를 가리키는 것으로 오해하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모르겠지만요. 혹시 대통령님 판화 때문이라면 깊은 이해를 구합니다. 전 김어준 총수님처럼 삼년상은 치르지 못하지만, 대통령님 뵐 때마다 사람을 위한 재판을 다짐하거든요. 거듭 죄송합니다”라고 평소 소신을 털어놨다.
이에 해당 트위터러는 “어맛. 그게 아니라 야밤에 냉면사진을 올리셔서 그만..^^ 농담이었어요. 노블리(노무현 전 대통령)님 사진이야 항상 찡하지만 오늘은 정겨운 느낌이네요. 놀라셨으면 죄송해요”라고 원래 의미를 밝혔다.
이에 이 판사는 “옴메나. 제가 정말 오바했네요. 진짜진짜 쏘리요~ 편안한 밤 되셔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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