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자 65%가 R&D 인력…'미래 대비' 포석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30일 단행된 ㈜LG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12개 LG 계열사 임원 인사의 키워드는 '성과주의'와 '미래 준비'다.
주요 계열사별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CEO(최고경영자)들이 전원 유임됐다. 또 전체 승진자는 154명으로 지난해(150)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부사장 승진자가 지난해 13명에서 올해 16명, 전무 승진자가 31명에서 40명으로 늘었다.
또 승진자 중 R&D(연구개발) 관련 인력이 65%나 됐다. 미래 사업과 관련된 기술 기반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하며 올해 사상 최대의 성과를 거둔 공로를 인정받았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사상 최대인 매출액 4조6천376억원, 영업이익 4천58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10%에 육박(9.9%)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 초 소프트웨어센터장으로 영입된 박일평 LG전자 부사장도 1년 만에 사장에 오르며 신임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게 됐다.
박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업체인 하만의 CTO 출신이다. 외부 인사가 영입 1년 만에 발탁 승진한 것이다.
권순황 B2B사업본부장도 전략적 신사업인 ID(정보디스플레이) 사업의 초석을 닦은 공로 등으로 부사장 승진 2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트윈워시, 스타일러, 코드제로 A9(무선청소기) 등 LG전자의 최근 히트상품을 연달아 내놓은 류재철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도 판매 확대를 통한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임원 승진자가 나온 가운데 류혜정 상무는 LG전자에서 첫 여성 전무에 오르며 조직 내 '유리 천장'을 깨뜨렸다.
LG전자의 조직 개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 대비와 B2B 사업 강화에 방점이 찍히면서 조성진 대표이사(CEO) 체제의 색깔이 더 짙어졌다.
조성진 부회장이 대표이사 취임 이후 강조해온 B2B 사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다고 보고 별도 사업본부로 독립시켰다.
CEO 직속의 B2B부문과 에너지사업센터, 그리고 ID사업부 등을 통합한 B2B사업본부는 권순황 사장의 지휘 아래 B2B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스마트폰, TV, 전장부품 등 각 사업본부의 제품을 연결하는 한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전사 차원에서 융복합을 추진할 수 있는 분야를 통합하기 위한 융복합사업개발센터도 신설됐다.
AI,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 시장을 빨리 개척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이 센터는 CEO 직속으로 운영되며 센터장은 황정환 신임 MC사업본부장이 겸임하기로 했다.
적자 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MC사업본부의 조준호 사업본부장(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나 LG인화원장으로 옮겼다.
대신 그 자리는 황정환 부사장이 맡게 됐다. 황 부사장은 OLED TV 신제품을 개발하다가 7월 MC단말사업부장으로 옮겨왔다.
LG화학에서는 재료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 노기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중앙연구소장을 맡는다. 일본 미쓰이 출신의 화학공학박사인 노 사장은 기반기술·미래기술·분석 등 R&D 성과창출에 전념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에서는 황용기 TV사업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사장은 대형 OLED 판매 확장에 기여한 점과 경쟁이 심한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높인 점 등을 인정받았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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