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국회는 응답하라! 검찰을 개혁하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라!”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시민연대)가 26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여의대로에서 ‘제11차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여의도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을 발표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지난 12일 9번째 촛불집회를 끝으로 집회를 개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난 19일부터 집회를 다시 열었다. 이번 집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된 뒤 처음이다.
노란 풍선과 부부젤라를 든 참가자들은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사퇴한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세종시에서 온 윤철현씨는 이날 무대에서 “대한민국 법무 역사상 아무도 손대지 못했던 검찰개혁의 문을 조국 장관은 35일 만에 뚜껑을 열었다”며 “조국 장관의 인생은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는 말을 헌사로 바친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일가를 향한 검찰 수사와 정 교수 구속 수사를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온 정민경씨는 무대에서 “어느 정치인 아들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블랙박스를 떼다 이틀 후에 제출했고, 야당 의원 딸은 미국에서 1급 지정 약물을 밀반입했다”며 이들은 구속 수사를 하지 않고 왜 정 교수만 구속했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21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폭로한 ‘촛불 계엄령 문건’과 관련한 구호도 등장했다. 시민들은 ‘내란음모 계엄령 특검!’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관련 수사를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8시까지 집회를 연 뒤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범시민연대는 정 교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던 지난 23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정경심 교수 구속 기각 촉구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루리웹 ‘북유게 사람들’도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교대역 구간에서 이날 오후 5시부터 ‘검찰 규탄 촛불집회’를 연다. 정 교수 석방과 공수처 설치 등이 주요 요구 사항이다. ‘북유게사람들’은 친여권 성향 커뮤니티 ‘루리웹’에서 활동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만든 단체로 알려졌다.
이날 광화문과 여의도, 서초역 주변에서는 보수성향 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해 밤 10시까지 야간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석방운동본부’도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서초구 강남성모병원 앞에서 집회를 연 후 세종문화회관으로 이동해 오후 5시30분쯤부터는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계획 중이다.
경찰은 서울 시내 곳곳에 135대 중대, 약 8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집회 간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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