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는 누구겁니까?'란 질문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트 부품 생산업체인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수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입니다. 다스 실소유주 논란은 특검까지 진행됐던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 BBK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이 질문을 던져 왔던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다스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입니다. 열악한 노동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싸우고 또 싸우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이 마주한 질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다스 노동자의 이야기를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
"이시형씨 중심으로 틀을 바꾸는, 그런 과정으로 본 거죠."
이와 같은 의심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고 했다.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조인트 까고 뺨도 때리고, 욕하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던" 회사 노동환경을 바꾸고자, 2008년 어용 노조를 몰아내고 민주 노조를 세웠고, 그리고 나서야 나타나기 시작한 몇 몇 정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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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다스 아예 없애려고 했다"
▲ 2012년 10월 25일,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25일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 | |
ⓒ 조재현 |
"2007년부터 다스를 소사장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들이 있었습니다. 다스란 업체를 아예 없애려는 계획이었죠. 아마 노동조합이 안 바뀌었다면 그렇게 됐을 겁니다. BBK 사건 터지고 2008년 초로 기억해요. 그 때 사장 자리에 김성우란 분이 있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김성우 사장 라인이 다 잘려 버렸어요. 그리고 나서 임시 대표이사 자리에 김진 부사장이 앉게 됩니다."
에스엠이란 이름은 지난 11월 이시형씨가 이 회사를 통해 디엠아이라는 다스 납품업체를 인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에스엠이 또한 자신보다 덩치(자산 규모)가 36배 더 큰 다온이란 회사를 100여 만원에 인수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김진 대표의 에스엠 지분은 25%, 나머지 지분은 이시형씨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스 노동자 B씨는 이 뉴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앞서 김진 전 총괄 부사장도 잘려 나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시형씨에게 다스를 넘겨주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골치 아픈 다스란 이름을 지우고 에스엠을 새로 내세우려는 작업이 매우 오랫동안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탁, 탁, 탁, 옛날 이사들 거의 다 잘려나갔어요"
▲ 지난 11월 12일, 인천공항에서 시민들이 "다스는 누구겁니까" "MB구속 적폐청산"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
ⓒ 남소연 |
다음 단계는 '이동형 라인' 정리였을까.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회장 아들 이동형씨는 2016년 10월 총괄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내려앉았고 아산 공장으로 밀려난다. B씨는 "이동형씨가 낙향한 건 상징적 사건이었다. 그때부터 급속도로 내부 흐름이 변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금씩 탁, 탁, 탁, 관리자가 계속 잘려나갔어요. 이시형씨가 회사로 들어오고, 체제가 바뀌면서, 옛날 이사들, 짬밥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잘려나갔어요."
이 말을 A씨는 이렇게 이어받았다.
"다스와 저쪽(MB)과의 연관, 어떤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들, 거의, 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물량 분리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A씨는 "경영진이 지금 다스에서 생산하는 주력 아이템들을 다 빼돌리고 있다"면서 "그러면서 다스라는 회사를 없애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 다스는 이시형씨 중심으로 앞으로도 가겠죠?
"이미 갔죠."
이제까지 이들의 주장을 시간 순으로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08년 2월 정호영 특검팀이 '이명박 전면 무혐의'란 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비슷한 시기 이 전 대통령의 매제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김진 임시 대표체제가 들어섰다.
2010년 8월 이시형씨가 다스에 입사했다. 전무 자리에 앉기까지 5년 밖에 안 걸릴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2015년 4월 이 전 대통령의 매제는 에스엠이란 회사를 설립했고, 알짜 협력업체들에 대한 인수 작업이 진행됐다. 그리고 2016년 10월부터 이른바 '이동형 라인'은 대부분 잘려나갔다.
"다스는 다스를 없애려 했다"
▲ 지난해 10월 19일 KBS 시사프로그램 '추적60분'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한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서울동부지검에서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 |
ⓒ 연합뉴스 |
다만 회사 내에는 단 하나, '그들'에게는 골칫거리였을 '노동조합'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B씨는 "민주노조가 들어선 후 노동조합을 깨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영진 편을 만드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며 "그러면서 자기들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설명대로라면 정호영 특검 이후 다스에서 에스엠으로의 탈색이 일찌감치 이뤄지기 시작했던 셈이다. 이제까지 노동자들의 증언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다스는 다스를 없애려 했다. 그것도 매우 오랫동안, 매우 치밀하게.
<오마이뉴스>는 노동자들의 주장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다스 측에 반론을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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