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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anuary 7, 2018

MB 정권 “UAE 원전 리베이트로 8천억 비자금 조성했다“ [한국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숨은 기사] 靑 임종석 비서실장이 UAE로 갔던 진짜 이유

청와대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의문의 아랍에미레이트(UAE) 특사 방문을 놓고 본국 정치권이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받지만, 정작 정치공세만 있을 뿐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본지가 UAE 의혹 관련해 본국 정치권 및 국방관계자 복수의 취재원을 통해 가장 사실에 근접한 증언을 확보했다.

MB정권 실세들이 원전이면계약 통해 비자금 조성
UAE측, 이 문제 무기 삼아 한국에 계약이행 요구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한다면서 원전 주변 자금을 추적하다가 아마 그 나라 심기를 거스른 것 같다. 그 실수를 수습하러 임 실장이 간 거다, 국정조사 하자’고 주장했다. 그러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진실을 말하면 자유한국당이 그걸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은 ‘박근혜 정부에서 뭔가 잘못했다’ 이런 뉘앙스의 말을 남겼다.

하지만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었다. 바로 UAE 원전 수출 과정에서 맺어진 이면 계약을 통해 MB정권 실세들이 비자금을 조성했고, 오히려 UAE 측에서 이 문제를 무기 삼아 한국 정부에 계약이행을 요구했다는 부분이다. 임종석 실장이 UAE로 갔던 진짜 이유와 원전이면계약 의혹과 관련한 진실을 선데이저널이 입체 추적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본지에 제보해 온 한국 원전업체 및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번 사건의 발단은 MB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12월27일 이명박 정부는 당시 규모로 186억 달러의 UAE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단군 이래 최대 수주’라며 원전 수주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이명박은 UAE 원전 수주를 성사시키기 위해 직접 해당국가를 방문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2011년 초 UAE 이면계약 의혹이 터져 나왔다. 당시 MB 정부는 UAE원전 관련해 “자금을 UAE가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한국은 건설만 맡는다. UAE에서 100% 지원하는 형태다. 우리가 투입하는 돈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건설비용의 60%에 이르는 100억 달러가량을 수출입은행을 통해 대출해주기로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MB 정부는 “원전 등 해외 플랜트 수주에 대한 수출 금융 지원은 국제적인 관례”라며 이 사실을 인정했고, 당시 민주당에서는 “MB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2009년 12월27일 이명박 정부는 당시 규모로 186억 달러의 UAE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단군 이래 최대 수주’라며 원전 수주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이명박은 UAE 원전수주를 성사시키기 위해 직접 해당국가를 방문했다.

원전업체 관계자는 이 문제가 외부로 불거져 나오기 전에 MB정부가 백방으로 나서서 사태를 마무리하려 했다고 본지에 전해왔다. 그는 “MB정부에서 이 문제를 거짓 발표한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MB정부 치적을 내세우기 위함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기에 정권형 비리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이명박 정부는 태국 물관리 사업이나 UAE 원전 사업 등을 수출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모두 물거품이 된 사업이었다. 다른 하나는 이 사업을 통해 정권형 비리가 숨겨져 있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한국이 수출입은행을 통해 파이낸싱에 참여하겠다고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UAE 원전 토목 부문에 8조원 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아는데 이 중 10%인 8000억원이 당시 산업자원부 및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를 통해 로비자금원전 핵심 관계자를 통해 로비 자금으로 조성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 부분에서 UAE가 눈 감아 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일부 본국 언론 등을 통해서 이 문제가 잠시 제기되기는 했지만, 정권 중반이었기 때문에 이것이 재차 공론화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공동 비리

하지만 UAE가 이를 눈 감아 주는 것에 대한 요구사항은 또 있었다. 이것이 바로 최근 본국에서 문제가 된 군사관련 협약이다. 본국 정의당의 김종대 의원은 이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 당시 아랍에미리트(UAE)와 ‘군사 양해각서(MOU)’가 비밀리에 이면계약으로 체결됐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를 수습하기 위해 UAE에 특사로 파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도 본지가 취재한 것과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하고 있다.

▲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에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이 12월10일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김 의원에 따르면 UAE가 군사 관련 협정을 요구한 것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명박 정부 시절 원전을 수주할 당시 UAE 측에서 상호방위조약을 요구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그런데 우리나라는 상호방위조약을 한미 간에만 맺고 있기 때문에 중동국가와 맺을 수 없는 사정”이라며 “그래서 국회의 비준을 받지 않는 ‘협정’으로 다시 초안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추진한 이 MOU는 외교부 입장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체결은 계속 지연됐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가 들어줄 수준을 초월하는, 국내법에도 저촉되는 무리한 내용이었고 잘못된 약속이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 와서야 간신히 MOU가 체결이 됐지만 이행에 계속 문제가 생겼고,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 이미 양국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임 비서실장이 최근 UAE에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것은 이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UAE는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군사협약이 지켜지지 않자, 당시 조성됐던 원전 리베이트 등을 무기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가 2013년 10월 맺은 계약은 상호군수지원협정(MLSA)으로 추정된다. MLSA는 양국 군대가 평시와 전시에 각종 군수 물품·용역을 지원하는 협정으로, 양해각서에는 긴급상황에서 우리가 UAE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아크부대가 중동지역 분쟁에 개입해야 할 위험성을 떠안은 것으로, 아크부대 임무를 특수부대 교육훈련, 연합훈련, 국민 보호로 한정한 국회 파병동의안의 범위를 넘어선다.

박근혜 정부, 비밀리 군사협약

UAE는 이명박 정부의 약속을 근거 삼아 요구강도를 높였고, 아크부대 진출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국산무기 수출 등을 포기할 수 없었던 박근혜 정부는 비밀리에 MLSA를 맺었다는 것이다. ‘2016 국방백서’를 보면 한국이 미국·영국·독일 등 15개국과 MLSA를 맺었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UAE와 체결했다는 내용은 적시돼 있지 않다.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UAE와 MLSA를 맺었는지 묻는 질문에 “체결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재로선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과 UAE의 관계가 틀어졌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박근혜 정부가 MLSA를 맺은 후에도 계속되는 UAE의 요구에 난색을 표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근혜 정부가 2016년 말 아크부대 철수계획을 짰다가 UAE의 반발을 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이 UAE의 핵폐기물·폐연료봉의 국내 반입 등 이명박 정부의 이면계약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양국 관계가 불편해졌을 수도 있다.

청와대가 “이 문제를 폭로하면 자유한국당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역공을 취하는 자신감도 여기서 비롯되고 있다. 이면계약으로 문제를 초래한 당사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고, 계약이 파기된 시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일 가능성이 유력한 정황을 감안하면 한국당의 원전게이트 공세는 ‘제 발등 찍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가 이 문제를 가지고 역공을 펼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로 추정된다. 일단 이 문제가 외부로 폭로되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자칫해서 이 문제가 외부로 알려질 경우 현재 급변하고 있는 중동 정세의 불똥이 본국으로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원전 수주 과정에서 이면계약이 있었고, 이를 통해 정권실세들이 리베이트를 조성했다는 의혹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이미 2013년 초 한 차례 불거졌던 원전게이트를 통해서 추측해볼 수 있다. 당시 검찰은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원전비리 합동수사단을 설치해 수사에 나섰고, 이른바 ‘영포라인’과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 원전 브로커를 잇달아 구속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이 겨냥했던 인물이 바로 MB정권 최고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었다. 원전업체로부터 1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오희택 씨 역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왕성하게 활동했고 재경포항중고등학교 동창회장을 역임했다. 오씨로부터 3억원을 전달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브로커 이윤영 씨도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노동분과 부위원장과 총간사를 역임하다가 2006년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이 됐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 오씨와 이씨는 2009년 당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인 박 전 차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원전 수처리 업체인 한국정수공업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납품을 위한 로비자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독자적인 영향력이 없는 오씨 등이 이처럼 거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박 전 차관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리고 당시 검찰이 이 사건을 대검이나 중앙지검 차원에서 하지 않았던 것 역시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의혹이 파다했다.

결국 박근혜 정권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려 했던 이 사건은 UAE 측에서 문제를 제기해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고, 결국 문재인 정부가 칼자루를 쥔 셈이 되어 버렸다.

SundayJournalUSA 리차드 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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