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선거 첫 도입..한국업체 납품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실시된 이라크 총선 결과를 두고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모두 50명을 뽑는 쿠르드자치지역 3개 주에서 후보를 낸 쿠르드족 정파들이 이번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전자 투개표 시스템의 신뢰도를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개표 결과 전통적인 주요 정파인 쿠르드민주당과 쿠르드애국동맹이 각각 25석, 18석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소수정파인 고란, 코말, 쿠르드이슬람연맹, 민주주의·정의동맹, 쿠르드이슬람운동은 쿠르드자치정부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전자 투개표 시스템으로 집계된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면서 수(手)개표를 요구한 것이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려고 한국 중소기업 M사의 전자 투개표 장치 5만9천800대를 구매해 투표소 대부분에 배치했다.
이라크는 오랜 내전으로 주민등록 작업이 취약해 중복·대리 투표 문제가 선거 때마다 시비가 됐고, 개표 작업도 2주 이상 걸렸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선거일 전 미리 발급한 생체정보(지문)카드로 신원을 확인한 뒤 기표를 마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설치된 스캐너에 밀어 넣는 방식이다.
스캐너에서 투표용지를 판독해 집계된 결과는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성, 지상 통신망으로 전송된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는 개표 첫 잠정 결과가 48시간 정도 뒤에 나왔다.
이라크 중앙선관위가 이 시스템의 신뢰도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선거 전부터 수개표로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쿠르드계 이라크 매체 루다우는 24일(현지시간) "전자 투개표 시스템에 일부 오류가 발견되면서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면서 "쿠르드자치정부 선관위가 이 시스템으로 진행된 투표소의 개표 결과를 채택할지를 두고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수개표를 요구한 5개 정파는 "어떤 경우에도 전자 투개표 시스템을 사용해선 안 된다'면서 "쿠르드자치지역은 이 시스템을 사용할만한 기술이 아직 없어 매우 위험한 수단이다"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 중앙선관위는 수개표 요구를 일축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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