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는 라이트 맥주가 일반 제품보다 맛과 풍미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깊은 풍미를 구현하기 위해 일반 맥주보다 4배 더 긴 시간을 들여 추출한 맥즙을 사용했다. '맥주다움'과 '낮은 칼로리'라는 두 가지 포인트에서 경쟁 업체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라이트 맥주 선두 업체인 오비맥주는 미국의 '미켈롭 울트라'를 국내에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골프장에 우선 유통되는 미켈롭 울트라는 알코올 도수 4.2%로, 당류를 포함하지 않았다. 오비맥주는 최근 카스 라이트 패키지에 '제로 슈거'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카스 라이트는 도수 4%, 칼로리는 355ml 기준 90kcal다.
앞으로 라이트 맥주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회식이나 술을 권하는 음주 문화가 변화하고, MZ세대의 저도주 선호 현상으로 라이트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다. 파리 올림픽 파트너인 오비맥주가 '카스 프레시'와 '카스 0.0'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달라진 주류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21년 415억원에서 지난해 644억원으로 55.2% 성장했고, 2027년 946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트 맥주는 이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기존 제품의 도수를 낮추기보단 라이트 맥주로 구분해 판매하는 게 사업적으로 이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라이트 맥주가 이른바 '제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알코올 함량을 낮춘 만큼 당류와 칼로리가 자연스럽게 감소하는데, 이를 제조 과정이나 특별한 공법을 활용했다는 걸로 오인할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맥주에는 당류가 함유되지 않고,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 칼로리가 낮아진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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