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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29, 2015

‘아버지 무덤’ 파헤치며 ‘자신의 무덤’ 파는 박근혜 [미디어오늘 1022호 사설]

어제(27일) 한겨레신문에 실린, 파주시에 산다는 한 고등학생이 박근혜에게 보내는 편지(‘대통령 아버지’는 이만 놓아주세요)가 인터넷에서 화제다.

“저도 저희 부모님을 사랑합니다. 대통령님이야 오죽하셨을까요.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총탄에 잃은 그 아픔을 저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정치인 박근혜가 아닌 인간 박근혜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정말 보통사람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시련과 상처를 견디며 살아오신 것 같아 저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이제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인간 박정희, 아버지 박정희는 간직하되 대통령 박정희는 놓아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그것은 사적인 영역이 아닌 공적인 영역이기 때문이지요.”

‘인간 박정희, 아버지 박정희는 간직하되 대통령 박정희’는 놓아달라는, 이 학생의 호소는 박근혜가 벌이고 있는 무모한 역사전쟁의 핵심과 미래를 동시에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몇 시간 뒤 박근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고등학생의 간절한 호소와 정반대 방향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었다.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추진하는 '비밀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왔고, 청와대에 매일 보고한 것으로 돼 있어 역사전쟁의 총지휘자가 누군지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박근혜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 모습이다.

“저는 취임 후 줄곧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적폐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제가 추진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사회 곳곳의 관행화된 잘못과 폐습을 바로잡아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육 정상화도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중략)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세대의 사명입니다.”

만약, 이 학생이 박근혜의 국회 시정연설문을 읽어보면 어떤 느낌과 생각을 가질까? 이 학생의 글을 읽으며 “어른인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역사학자와 정치학자들은 박정희의 18년 통치를 개발독재로 불렀고, 아버지 박정희는 자신의 무덤에 침을 뱉으라고 했다. 잘못에 대해 욕먹을 각오를 했다는 뜻일 것이다. 박근혜가 벌이는 무모한 역사전쟁은 한편으로 죽은 지 36년이나 지난 ‘아버지의 무덤’을 파헤치며,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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