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6일) 우리나라는 정말 모처럼 공기가 맑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공기 맑은 게 뉴스가 되는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같은 날 미세먼지 얘기를 탐사플러스에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렇게 공기 좋은 것도 잠시, 우리는 다시 미세먼지 속으로 들어갈 것이고, 그 피해는 생각보다 더 심각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원인과 대책 없이는 우리는 늘 공기 좋은 게 뉴스가 되는 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오늘 같은 날은 1년 중 거의 없습니다.
우선 오늘 처음 전해드릴 내용은 지난달부터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연구진들이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공기질 조사에 대한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상공에서 대기 상황을 살펴봤더니 맑은 하늘에도 먼지띠가 자주 나타났고, 여기에서 공해물질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한국의 대기질이 이렇게까지 나쁠 줄 몰랐다고 NASA 연구진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이미 위험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엊그제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NASA 연구진은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우리는 몰랐던 우리 하늘과 공기 얘기, 정제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 항공우주국 NASA가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입니다.
한 눈에 봐도 뿌연 물질이 한반도 전체를 뒤덮고 있습니다.
한반도로 유입되거나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흐름을 분석한 겁니다.
NASA 연구팀은 지난달 2일부터 오산 미군기지에서 3대의 비행기를 이용해 한반도 상공을 돌며 대기 상황을 관측하고 있습니다.
한 달간 나타난 한반도의 공기는 어떨까. 모두들 깜짝 놀랐다고 말합니다.
[알렉스 탱/NASA 공동 프로젝트 연구원 : 한국의 대기질이 이렇게 안 좋다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나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벤자민 널트/NASA 공동 프로젝트 연구원 : 빌딩이나 언덕도 잘 안 보였고요. 몇 주 동안 관찰했는데 며칠 내내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걸 볼 수 있었고요. (이런 상황이 자주 포착된 건가요?) 네. 자주 포착됐습니다.]
공기가 좋은 날은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알렉스 탱/NASA 공동 프로젝트 연구원 :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로 (미세먼지 없이) 맑았던 하늘은 비가 온 다음 날들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서울의 공기질을 많이 걱정했습니다.
[제임스 크로포드/NASA 랭글리연구센터 수석연구원 : 비행을 할 때마다 서울 상공을 가로질러 갑니다. 비행을 통해 관측한 결과, 서울 지역의 오염 수준이 매우 심각했습니다.]
또 오늘처럼 맑은 날도 공기가 좋은 건 아닐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연구진이 비행 중 서울 상공에서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산과 집이 잘 보이고, 아파트의 모습도 깨끗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같은 날 높은 고도에서 찍은 사진엔 오염물질로 형성된 먼지띠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이날은 미세먼지 농도 수치가 '좋음'인 날이었습니다.
지상에선 안 보이지만 상공에선 확인 가능한 이런 기체상의 먼지띠는 초미세먼지를 만들어냅니다.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연구진들을 더 만나보기 위해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비행기 내부엔 이처럼 대기질을 측정하기 위한 각종 장비들이 설치돼 있습니다.
연구진들은 비행을 하면서 대기 중에 생성되는 오염물질들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흔히 미세먼지하면 중국에서 오는 것만 떠올리지만 적지 않은 부분은 한국 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징후도 나타났습니다.
[루이자 엠몬스/NASA 공동 프로젝트 연구원 : 연무와 각종 오염이 발생하는 상당수의 날이 국내 자체에서 생성된 걸로 보입니다.]
[제이 알사디/NASA 공동 프로젝트 연구원 : 국내 오염원이 배출하는 오염물질들이 얼마나 많이 미세먼지 등을 만들어 내는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유해가스 등이 미세먼지로 바뀌는 2차 오염 물질이 더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2차 오염 물질은 발전소나 경유차 등에서 나오는 1차 오염 물질이 공기 중에서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겁니다.
2차 오염 물질은 입자가 더 작은 초미세먼지 등을 만들어냅니다.
[이태형 교수/NASA 프로젝트 참여·한국외대 환경학과 : 미세먼지 중에서 2차 생성물질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도심지역에서는 80%, 70%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정확하게 잡지 않으면 저희가 미세먼지를 절대적으로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대기질 연구에 최적의 장소일 정도로 한국이 최악의 공기질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제임스 크로포드/NASA 랭글리연구센터 수석연구원 : 이곳(한국)은 대기질 연구에 아주 적합한 곳입니다. (나쁜 대기질이) 자주 포착되는데 한국은 이제 위험 수준에 도달한 걸로 보여집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