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들어 핵무기 보유 마이웨이 멈추지 않아
北겨냥 대중제재로 미중 갈등 커진 틈새도 노리는 듯
北겨냥 대중제재로 미중 갈등 커진 틈새도 노리는 듯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북한이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에 떨어진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것은 괌 포위사격방안이 언제든 실현 가능한 실제적 위협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은 최대고도 550여㎞, 사거리 2천700여㎞를 비행해 북한에서 괌까지의 거리인 3천여㎞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보여준 셈이다.
앞서 지난 9일 북한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은 8월 중순까지 괌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IRBM '화성-12' 네 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공언한 대로 직접 괌을 타격하면 미국에 대한 공격 의미가 있어서 그것은 할 수 없어 그와 유사한 도발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런 도발은 괌 포위사격 위협에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제재 일변도의 대북접근에서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 싱가포르, 나미비아의 기관 10곳, 중국, 러시아, 북한의 개인 6명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고 일본 정부도 이들을 독자제재대상에 추가했다.
한국 정부는 28일 미국의 대북제재 관련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러시아 기업(중국 7곳·러시아 1곳) 및 개인(중국인 3명·러시아인 4명)과의 거래에 주의할 것을 관보를 통해 공고했다.
대북제재가 대중국제재로 확장되자 중국도 적극적인 대북제재에 나서는 모양새다.
중국 상무부는 25일 북한이 중국에서 외자기업을 설립하거나 투자확대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2017년 제47호 공고'를 발표했는데 이 조치로 중국 내에서 영업 중인 북한식당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과 이렇다 할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징후는 전혀 없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북미 간에 의미 있는 대화가 진행 중이라는 조짐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재만 강화되는 양상이니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위협이 공갈포가 아니라 실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향해 말이 아닌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변화한 대북정책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사회 대북제재의 칼끝이 북한이 아닌 중국으로 향하면서 미중간의 갈등이 강화되는 현재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시아에서 미중 간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지면 북한은 제재 환경 속에서도 정치·경제적으로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길 것으로 계산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미국은 북핵 중국책임론을 거론하며 중국 제재에 나서고 있고 미중 간의 갈등이 동북아시아의 핵심전선이 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북한이 얼마나 큰 압박을 받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체제 들어서 달라지는 북한의 핵 개발 전략도 잇단 미사일 도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일 시대 때는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가 협상용 성격이 강했다면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생존을 위한 핵무기 보유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유환 교수는 "기본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목표는 핵미사일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라며 "그 이후에 전략적 지위를 가지고 협상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면서 억제력의 완성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hmoon@yna.co.kr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