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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ugust 29, 2017

원세훈 지시 따라 '다음'에 올린 글 보니.."김대중 조국은 북한"

노무현 전 대통령엔 "아주 큰 죄가 많았군요"
이명박 전 대통령엔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
[한겨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 원장의 지시에 따라 여론조작에 나선 국정원 직원들은 2008년 촛불시위 당시 여론과 이슈가 모였던 다음 아고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불법 정치관여 활동을 벌였다. 이들이 2009년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들을 보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조롱을 서슴지 않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대통령 만세” 등으로 찬양했다.
28일 <한겨레>가 진선미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입수한 당시 다음 ‘아고라’ 글들을 보면,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내용에 대해선 무조건 찬양하면서도 야권의 정책에 대해서는 비난과 적개심을 드러냈다. 특히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는 심각했다. “노무현은 자살한 거지, 전임 대통령으로서의 영웅적 행위를 한 게 아니거든요.”(6월3일) “놈현이가 저세상 와서 보니 아주 큰 죄가 많았군요~ 살아있을 때 잘하지 왜 거기 가서 죽어서 후회하나. 좌빨 여러분 있을 때 잘하세요. 노무현이가 지옥에서 보내는 두 번째 유언”(6월7일) “거동이 불편해지기 전에 보내드려야 하는데… 김대중의 조국은 북한이다”(6월14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같은 내용의 글을 아고라 중 ‘정치토론방’ ‘자유토론방’ ‘경제토론방’ 등에 제목만 바꿔서 연속으로 올렸다. 검찰도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때 이런 내용을 상당수 확인했으며, 당시 파악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난 글은 수백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선 찬양 일색이었다. 4대강 사업, 세종시 등 현안을 다룬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과의 대화’가 있던 다음날인 2009년 11월28일 아고라에 수십개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았다. “이명박 대통령 만세” “소신이 분명한 분이라는 걸 알았다” “한편의 감동적인 영화였다”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 존경합니다” 등의 내용으로 비판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같은 해 9월28일에는 김윤옥 여사가 내세웠던 ‘한식 세계화’에 대해 “콩 한쪽도 나눠 먹는 우리 음식 문화 전도사” 등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글을 올렸다. 진 의원은 “2013년 ‘국정원의 대선개입 댓글사건’ 때도 드러났던 일들이 최근 국정원의 구체적 지시로 이뤄졌음이 확인되고 있다.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작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정원의 전면적 쇄신과 개혁이 이번에 기필코 이뤄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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