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에 관한 전직 핵심 간부의 증언을 어제(30일)에 이어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2012년 대선을 코앞에 두고 댓글 부대원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 관한 겁니다. 원래 사이버사령부는 한 해 10명에서 15명 정도 군무원을 충원하는데 2012년 대선을 반년도 안 남은 시점에 댓글 부대에 47명이 충원됐습니다. 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게 당시 간부의 말입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의 총괄계획과장이었던 김기현 씨는 인사와 예산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국방부가 군무원을 채용할 때는 통상 4월에 공고를 내고 11월 1일 자로 임용하는데, 2012년에는 이례적으로 일정을 넉 달이나 당겨 7월 1일 자로 임용했다고 김 전 과장은 말했습니다.
[김기현/前 사이버사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 : 통상 11월에 오는 인원을 7월에 보내는 거예요. '야, 이거 뭐 대한민국 군대가 왜 이러냐, 처음 봤다 이런 거' 싶었죠. (인사 담당자인) 나를 배제시켜 놓고.]
사이버사로 임용된 군무원의 대부분인 47명은 댓글 공작을 담당하던 심리전단에 배치됐습니다.
특히 댓글 작업에 적극적이었던 이 부대 군인 몇 명이 이때 군무원으로 채용되는 혜택을 봤다고 김 전 과장은 증언했습니다.
이 이례적 인사의 배경으로 당시 청와대가 거론됐다고 합니다.
[인사 나는 거 보니까 청와대에서 오더를 가져온다고 하더라고요. 전략기획비서관(대외전략비서관을 지칭)이 인사를 짠다고 그런 말을 들었어요. 스텝바이 스텝(절차대로) 하면 50명이 한 번에 (채용돼서) 못 온다니까. 감사원 감사를 해야 인사의 비리가 다 나와요.]
청와대 개입 의혹은 2013년에도 제기됐습니다.
[진성준/당시 민주당 의원 (2013년 국방위 국정감사) : 2012년 1월 15일 청와대 김태효 비서관이 수석으로 오릅니다. 대외협력기획관으로 승진하죠. 그리고 나서 총선 전에 사이버사령부의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하면서 국방부에 증원을 요청합니다.]
[옥도경/당시 사이버사령부 사령관 : 그건 모르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 안보 분야 복심으로 불렸던 김태효 전 청와대 비서관은 국방부가 잘못된 유언비어에 대처할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인사 개입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이정택, VJ : 김준호)
김종원 기자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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