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간부가 원세훈 텃밭에서 호미질, 정예요원들은 강아지 찾아 헤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법정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임시 패악에 가까운 인사 때문에 약 5명의 요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폭로했다.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인 김 의원은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얼마전 국제비영리기구에 실렸던 보고서에 의하면 국정원 직원들이 원 전 원장 재임 당시 자살을 했다는 얘기들이 실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이 언급한 보고서는 벨기에 브뤼셀 소재 분쟁 예방 비영리기구인 국제위기그룹(ICG)이 2014년 8월5일 공개한 '한국 정보기관 병적증상의 위험성'이다. 이 보고서는 "ICG가 인터뷰한 또 다른 소식통은 원세훈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의 사기가 곤두박질쳐 약 10명의 국정원 요원이 자살을 했다고 말했다"고 기술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10명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알고 있기로는 5명 이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10명까지는 아니지만 원 전 원장은 패악질에 가까운 인사로 많은 직원들이 고통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분명하게 그런 것으로 인해 발병해 숨진 케이스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원 전 원장은 팀장을 강등시켜 후배 밑에 팀원으로 배치하거나 그동안의 업무와 전혀 관련성이 없는 곳에 배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직원들에게 심한 모멸감을 주거나 스트레스 상황으로 내몬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원 전 원장 부인의 갑질도 상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원 전 원장 부인에 비하면 박찬주 전 대장 부인의 갑질은 경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갑질 사례로 국정원 직원이 원 전 원장 부부가 사용하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자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웠던 일화를 소개했다.
국정원의 고위간부가 원 전 원장 부부의 텃밭 가꾸기에 동원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의원은 "(원 전 원장 부인이) 텃밭도 잘 가꾸라고 하니까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고급 간부가 직접 호미를 들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부인의 강아지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강아지 관리 때문에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은 적도 있었다. 넓은 경내에서 강아지가 도망가니까 직원들이 일하다 말고 강아지를 찾으러 갔었다는 일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보수공사를 하는 현직 직원에게는 "'이번에도 공사 잘못하면 남편(원 전 원장)한테 얘기해서 인사조치시키겠다', '잘라버릴 거야' 등등의 얘기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원 전 원장 부부의 갑질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정예요원들한테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안성용 기자]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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