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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2, 2017

"한갑 2500원" 수제담배 판매점 전국 300곳 성업..'편법과 합법사이' 논란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만들면 '합법', 판매 목적 제조 땐 '불법'
2년전 첫 등장한 수제담배 프랜차이즈도 10곳 넘게 '우후죽순'
수입담뱃잎은 농산물···담배로 규정 안돼 담배소비세 등 세금없어
업계, 안전성·과세 논란 가능성에 "정부가 명확한 기준 마련을"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지난 2015년 담뱃값 인상 이후 전국적으로 '수제담배'가 애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담배에 비해 저렴한 가격인데다, 화학적 첨가물 없이 100% 담뱃잎으로만 만들어져 맛이 좋다는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고 갈수록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덩달아 2년전 국내에 첫 등장했던 '수제담배' 프랜차이즈가 최근 10곳이 넘게 우후죽순 생겼고, 소자본으로 시작하려는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수제담배 판매점은 현재 전국에 300여곳이 성업 중이다. 프랜차이즈사도 10여곳 가까이 생겨나며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창업비용은 프랜차이즈별로 다르지만 대략 2500만~3000만원 정도로 비교적 적은 규모의 초기자본으로 시작이 가능하다. 담배를 제조하는데 쓰이는 기계 구입 비용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수입제품은 1800만원,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은 1400만원대에 팔린다.
일견 '담배를 저런 식으로 팔아도 되나', '불법매장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지만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선 수제담배 판매점과 관련, '만들어진 담배를 팔거나, 주문을 받고 만들어 주는 행위가 불법이지만,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담배를 만드는 것은 위법 소지가 없다'라는 가이드라인을 정한 상태다.
수제담배는 개인이 만들어 피우면 법적인 문제가 없다. 반면 판매를 목적으로 담배를 제조할 경우 반드시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담배사업법 제 11조(담배제조업의 허가)에는 '담배제조업을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사항을 변경할 때에도 또한 같다'고 명시돼있다.
이러한 법규에 따라 수제담배 판매점은 손님에게 직접 기계를 사용해 담배를 만들도록 하고, 담배가 아니라 미국 등 수입산 담뱃잎과 필터를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그렇지 않고 판매자가 만들어 파는 경우 '무허가 담배제조'에 해당돼 담배사업법 27조(벌칙)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몰래 미리 담배를 만들어 놓거나 손님들의 의뢰를 받아 담배를 대신 만들어주는 일부 판매점들도 많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담배 제조를 도와주거나 만들어 놓은 담배를 판매하는 행위는 무허가 담배제조로 볼 수 있는 위법사항이라 지자체에 현장 단속 등 지침을 전달했다.
또 현행 담배사업법은 연초(煙草)의 잎을 그대로 피우거나, 피울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한 것을 담배로 보고 있기 때문에 담뱃잎은 담배로 규정되지 않아 세금이 붙지 않는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4500원짜리 담배 1갑에는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등 담배가격의 74%인 세금 3318원이 붙지만 수제담배에는 없다. 이 때문에 수제담배는 일반 담배의 거의 절반 값인 1갑당 2500원선에 팔린다.
수제담배 제조 기계
수제담배 세금 논란에 지난해 12월 담뱃잎도 담배로 규정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긴 하지만, 수제담배 업계에선 미국과의 FTA 규정 위반 소지가 있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전국 150여개의 가맹점을 가진 수제담배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롤로타바코' 관계자는 "기재부의 현장점검 당시 '만들어진 담배를 팔거나, 주문을 받고 만들어 주는 행위가 불법이지만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담배를 만드는 것은 위법 소지가 없다'는 지침을 받았다"면서 "우리 업체는 가맹점주들에게 항상 이 점을 숙지시키고 있고, 각 점포들이 법과 정부 지침에 잘 따르고 있지만 일부 후발업체들 중에 불법영업을 하다 적발된 곳이 있어 전체 수제담배 프랜차이즈 업계를 싸잡아 욕먹게 만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수제담배의 안전성이나 세금 문제도 논란의 소지에 대해 "수제담배는 첨가물 없이 미국농림수산부검역이 완료된 100%로 담뱃잎으로 만드는 것이며, 미국에선 이 같은 수제담배 비중이 전체 담배시장의 20~3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해외와 다른 국내 담배사업 특성상을 감안할 때 담뱃잎이 담배로 규정되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그에 합당한 세금을 내며 수제담배 사업을 지속할 방침"이라며 "수제담배가 소수 애호가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담배산업의 한 축으로 발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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