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참가자 실증적 분석한 책 나와
2016년 10월29일부터 2017년 3월11일까지 주최 측 추산 1600만명이 참여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집회를 경험 자료를 통해 분석한 책이 나왔다.
이지호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이현우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소장, 서복경 현대정치연구소 소장이 공저한 <탄핵 광장의 안과 밖>(책담·사진)은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 자료, 네 차례 패널 설문조사 자료, 집회 참가자 현장면접 자료 등을 통해 촛불집회의 안과 밖을 들여다본 책이다. 촛불집회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따진 책들이 여러 권 나왔지만 집회 참가자들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촛불시민은 누구였을까. 우선 짚어야 할 점은 조직적으로 동원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가한 시민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일부 보수 인사들은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동원됐고 시민들은 몇 명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현대정치연구소가 지난해 12월 20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그러한 주장이 근거 없는 왜곡임을 입증했다. 참가자의 50%가 친구나 직장 동료와 함께 참가했고, 32%는 가족과 함께 왔다고 대답했다. 정당·노조·인터넷 동호회 등 조직적 참여는 3%에 불과했다. 또한 2016년 11월19일 4차 집회에 나온 절반 이상 참가자들의 광장 평균 체류시간이 1시간을 넘지 않았다는 것도 조직적 동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방증한다.
세대별 비중은 20대가 30.5%로 가장 높고, 이어 30대(29.3%), 40대(29.7%), 50대(23.4%) 순이었다. 60세 이상이 10.5%로 가장 낮았다.
흥미로운 것은 50대의 촛불집회 참가다. 50대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의 견인차였으나 2016년 촛불집회에 적극 참가했다. 저자들은 50대 전반에 주목한다. 30년 전 1987년 6월항쟁을 경험한 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됐으나 50대 후반과 달리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세대다. 50대 전반의 참가율은 27.6%로 40대 후반과 비슷했고, 50대 후반(20.7%)보다 6.9%포인트 많았다. 저자들은 “사회경제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민주주의 문제에는 전향적인 50대 전반 유권자들의 정치성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여권의 분열을 가져온 동력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의 학력은 대학 재학 이상이 28.9%로 가장 많았다. 고졸이 15.8%, 중졸 이하가 9.0%였다. 그러나 저자들은 학력이 낮을수록 집회 참가율이 낮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 참가하지 않았다기보다는 참가 비율이 낮은 고령층에서 학력이 낮은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참가자들의 경제적 계층의 차이는 집회 참가 여부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 가운데 자신이 상층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24.0%, 중간층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25.7%, 하층이라고 생각한다는 사람은 22.5%였다. 저자들은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에 분노한 시민들이 참가한 것이며, 경제적 불평등이나 경제 계층 간의 갈등이 집회 참가를 촉발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7312103005&code=960205&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2#csidx14460816cf2ba7ea668a282badbdd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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