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틸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고 있는 휴스틸 직원/사진=SBS 뉴스 캡처 |
복직한 직원을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게 해 논란이 됐던 철강제조전문업체 휴스틸이 이른바 ‘복직자 해고 매뉴얼’까지 만들어 퇴사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는 가운데 과거 ‘화장실 앞 근무’를 했던 직원의 하소연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5월 SBS 보도에 따르면 복직한 직원 중 부장급 남자 직원과 과장급 여자 직원은 각각 14층, 15층 화장실 앞과 옆에 놓인 책상에서 근무했다. 나머지 과장급 남자 직원 한 명은 화장실 근무를 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일했다.
‘화장실 앞 근무’ 기준은 회사가 요구하는 ‘근무 수칙’에 서명을 했는지 여부였고 서명을 한 과장급 남자 직원만 사무실 안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
당시 이 근무 수칙에는 ▲회사의 경영상 필요에 의한 전보발령 시 이에 응해야 한다 ▲지정된 대기근무장소에서 이탈할 경우 관리자에게 사전 승인을 구해야 한다는 등의 20가지 조항이 적혀있다. 서명을 거부한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에겐 요구하지 않는 근무수칙을 우리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법무 업무를 맡고 있던 부장은 SBS 보도에 “본인이 들고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이 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쪽에 앉아 있는 건 본인이 선택한 거예요. 아마 사진 찍으려고 그러지 않았을까도 싶네요”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후 “화장실 앞에 근무시킨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당시 화장실 앞에서 근무를 했던 A씨는 “회사가 너무 잔인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고, 내가 이런 회사를 다녔었던 게 맞나 굉장히 배신감이 들더라고요. 제가 그런 불편함을 느낌과 동시에 다른 직원들도 너무 불편해하고요”라며 힘들었던 심정을 털어놨다.
또 “그들도 저를 보지도 못하고 저도 그들을 대하기가 너무 힘들고 그랬어요. 회사가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는 것이죠. 그날, 평생 잊지 못하는 그런 날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한편 휴스틸은 30일 SBS 보도에 따르면 복직한 직원들을 화장실 앞에서 근무시켰다가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받은 이후에도 시정되지 않았으며 '해고 매뉴얼'까지 만들어 퇴사를 압박했다.
먼저 양모 부장에 대해선 지방공장으로 발령낸 후 직위를 해제하고 전산정보유출을 빌미로 해고하는 내용인데, 실제 유사한 과정이 진행됐다. 또 다른 직원은 고강도 업무를 반복적으로 지시받아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매뉴얼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사 담당자는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정리된 문서가 아니며 실무자가 만들었다가 파기한 문건”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복직자 관리방안의 존재를 알고도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휴스틸 기억하겠습니다(stne****)”,“복직자 내쫓는 매뉴얼? 갑질이 계속 진화하네. 진짜 추악하다(wind****)”, “불공정거래조사를 필히 해야합니다(8384****)”라며 휴스틸의 갑질 경영에 공분을 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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