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층 330m높이 토치타워..당국 "긴급대피 성공·인명피해 미보고"
"가연성 외장재 탓 화재 악화"..불길 확산해 근처 차량도 피해
"가연성 외장재 탓 화재 악화"..불길 확산해 근처 차량도 피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86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토치 타워'에서 4일(현지시간) 대형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새벽 1시께 고층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한쪽 면을 타고 아래위로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근처에 있는 자사 기자의 말을 빌려 이번 화재 때문에 건물의 40층가량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두바이 정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Dubai Media Office)을 통해 현재 4개 소방대와 경찰들을 투입해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다고 발표했다.
소방 당국은 아직 인명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재로 인해 건물 파편들이 계속 밑으로 떨어지고, 연기가 심해지고 있지만, 거주민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대피했다고 덧붙였다.
두바이 당국 대변인은 "소방대원들이 대거 투입돼 불길을 잡고 있고, 거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두바이 당국은 불길 확산의 원인으로 건물 외벽에 장착된 가연성 외장재를 지목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토치 타워가 지난 6월 최소 80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화재가 발생한 런던 그렌펠타워와 유사한 외장재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건물 외관을 윤색하려고 사용되는 값싼 가연성 외장재는 화재 때 불길이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돼 세계 각국에 경종을 울린 바 있다.
현재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화재에 따른 인명피해를 우려하는 두바이 주민과 관광객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이들은 화염에 휩싸인 토치 타워를 찍은 사진을 올리며 "건물에 있으면 빨리 나와라. 불길이 커지고 있다", "인근에 주차된 차들까지 불이 번지고 있다", "제발 아무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높이가 330m에 달하는 토치 타워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주거건물로, 지난 2011년 문을 열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층 아파트로 이름을 올렸다.
AP통신은 토치 타워가 86층이라고 보도했지만, 영국 데일리메일 등 일부 외신은 토치 타워는 79층이라고 전했다.
두바이 마리나 요트 선착장 인근에 있는 토치 타워는 방 2개짜리 아파트 1채 값이 50만 달러(약 5억 6천만원)에 이르고, 8층짜리 주차장과 수영장을 갖춘 고급 아파트다.
현재 676가구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토치 타워에서는 지난 2015년에도 화재가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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