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강원랜드 ‘2013년 신입 최종합격 보고’ 문서 입수
일반직 14명 채용계획에 17등 밖 확인
하씨 등 일반사무직 대거 ‘편법 구제’
강원랜드 “권성동 의원 쪽 청탁 1인”
당사자들 “청탁 없었다” “억울하다”
꿈과 욕망의 집결처 강원랜드. 어쩌면 이들의 ‘꿈’은 가장 작은 것. ‘취업 좀 하고 싶다.’ 그러니 묻는 일, 듣는 일 편할 리 없다. “부정청탁 명단에 ○씨 이름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가 도와준 게 맞습니까?” “돈 줬습니까” 시인하는 합격자를 만난 적이 없다. “모르는 일이에요.” “거기 일한 이유만으로 오해를 받고 있어요. 정말 억울합니다.” “차후 어떤 일이 있건 알아 (기사) 쓰세요.” 그래, 다 그만 두고 싶다. 그러다 우린 떨어진 이들을 기어코 또 듣거나 만난다. 실력 아닌 ‘청탁력’에 그 꿈마저 짓밟힌 이들. 눈 질끈 그들의 이름으로 말한다. “□씨, 서류평가 6점 더 올려져 합격한 겁니다.” 검찰이 물었어야 했다.
강원랜드에 2013년 입사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인턴 비서가 본래 계획대로 할 경우 공채 탈락 대상자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인턴비서를 포함해 성적순으로 낙방할 수밖에 없던 일반경영 쪽 지원자들이 대거 ‘구제’된 경위가 주목받는다. (▶관련기사 : “권성동 쪽 채용청탁 10여명” 강원랜드 문건으로 확인)
<한겨레>가 17일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3년 1차 신입사원 최종합격 결과’ 내부 보고문서를 보면, 강원랜드 신입공채 일반경영 부문으로 2013년 1월 입사한 하아무개(30·강릉)씨의 최종 성적은 17위 아래로 애초 채용계획선 밖에 있던 것(사진)으로 파악된다. 하씨는 권성동 의원의 강릉 지역구사무실에서 인턴비서로 일하던 중인 2012년 11월 강원랜드 공채에 지원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강원랜드는 모집공고 이후인 2012년 말까지 일반 직렬 14명, 서비스 직렬(카지노·호텔) 263명을 채용 규모로 확정해둔 상태였다. 문서를 보면, 경쟁이 훨씬 치열한 일반 부문 경우, 10점 만점에 9점대까지 합격권이었으나, 하씨 성의 합격자 둘은 최고 8점대에 머물렀다.
조직의 인력 수급계획은 서류전형 심사가 시작되며 뒤틀어진다. 누군가의 지시로 인사팀은 직군별로 서류심사하지 않고 일반·서비스 부문을 아울러 평가하며 점수 높은 이들을 다음 평가 전형 대상자로 선발한다. 학력·전공(40점)·자기소개서(60점) 평점 순위라, 일반 부문 지원자들이 크게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일반 직군은 151명(수급계획의 10.7배), 서비스 쪽은 554명(계획의 2배)이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각 부문 61명, 259명이 최종합격한다. 일반 부문은 수급계획의 4.3배가 뽑힌 반면, 서비스 쪽은 수급계획도 못 맞췄다. 당시 강원랜드 대규모 공채의 핵심 사유가 ‘정부의 카지노 증설 허가’였다는 점에서, 막상 지원 마감 이후 일반 부문 쪽 내외부 청탁·압력이 쇄도하며 공채 목적까지 퇴색시켰음을 추정해볼 만한 대목이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이후 조직의 일반사무 쪽에선 “인력 신청도 안했는데 왜 배치하냐” ”일을 못한다” 따위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지난 4월 기소 당시 검찰은 이 대목은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당시 더 유력한 ‘빽’(뒷배)은 카지노 딜러나 호텔직 같은 서비스 부문이 아니라 일반경영 쪽이라는 게 핵심 내부자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하씨는 <한겨레>에 “강원랜드 서류 통과 뒤, 면접 보러 가기 전 의원실에 말했던 것 같다”며 “(권 의원 쪽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오해받아 억울하다”고 말했다. 하씨 경우, 채용 뒤 근무태도나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게 내부자들 평가이긴 하다. 권성동 의원실은 “(누구도) 채용 청탁한 적 전혀 없다”며 “하씨의 강원랜드 입사 사실은 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씨 외에도 2012~2013년 대규모 채용비리 당시 권 의원 쪽에서 10여명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정황이 내부 감사결과로 드러난 바 있다. 그즈음 권 의원의 두 전직 비서관이 강원랜드와 이 회사 대주주인 광해관리공단에 부정 및 특혜 채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임인택 최현준 기자 imit@hani.co.kr
일반직 14명 채용계획에 17등 밖 확인
하씨 등 일반사무직 대거 ‘편법 구제’
강원랜드 “권성동 의원 쪽 청탁 1인”
당사자들 “청탁 없었다” “억울하다”
꿈과 욕망의 집결처 강원랜드. 어쩌면 이들의 ‘꿈’은 가장 작은 것. ‘취업 좀 하고 싶다.’ 그러니 묻는 일, 듣는 일 편할 리 없다. “부정청탁 명단에 ○씨 이름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가 도와준 게 맞습니까?” “돈 줬습니까” 시인하는 합격자를 만난 적이 없다. “모르는 일이에요.” “거기 일한 이유만으로 오해를 받고 있어요. 정말 억울합니다.” “차후 어떤 일이 있건 알아 (기사) 쓰세요.” 그래, 다 그만 두고 싶다. 그러다 우린 떨어진 이들을 기어코 또 듣거나 만난다. 실력 아닌 ‘청탁력’에 그 꿈마저 짓밟힌 이들. 눈 질끈 그들의 이름으로 말한다. “□씨, 서류평가 6점 더 올려져 합격한 겁니다.” 검찰이 물었어야 했다.
강원랜드에 2013년 입사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인턴 비서가 본래 계획대로 할 경우 공채 탈락 대상자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인턴비서를 포함해 성적순으로 낙방할 수밖에 없던 일반경영 쪽 지원자들이 대거 ‘구제’된 경위가 주목받는다. (▶관련기사 : “권성동 쪽 채용청탁 10여명” 강원랜드 문건으로 확인)
<한겨레>가 17일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3년 1차 신입사원 최종합격 결과’ 내부 보고문서를 보면, 강원랜드 신입공채 일반경영 부문으로 2013년 1월 입사한 하아무개(30·강릉)씨의 최종 성적은 17위 아래로 애초 채용계획선 밖에 있던 것(사진)으로 파악된다. 하씨는 권성동 의원의 강릉 지역구사무실에서 인턴비서로 일하던 중인 2012년 11월 강원랜드 공채에 지원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강원랜드는 모집공고 이후인 2012년 말까지 일반 직렬 14명, 서비스 직렬(카지노·호텔) 263명을 채용 규모로 확정해둔 상태였다. 문서를 보면, 경쟁이 훨씬 치열한 일반 부문 경우, 10점 만점에 9점대까지 합격권이었으나, 하씨 성의 합격자 둘은 최고 8점대에 머물렀다.
조직의 인력 수급계획은 서류전형 심사가 시작되며 뒤틀어진다. 누군가의 지시로 인사팀은 직군별로 서류심사하지 않고 일반·서비스 부문을 아울러 평가하며 점수 높은 이들을 다음 평가 전형 대상자로 선발한다. 학력·전공(40점)·자기소개서(60점) 평점 순위라, 일반 부문 지원자들이 크게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일반 직군은 151명(수급계획의 10.7배), 서비스 쪽은 554명(계획의 2배)이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각 부문 61명, 259명이 최종합격한다. 일반 부문은 수급계획의 4.3배가 뽑힌 반면, 서비스 쪽은 수급계획도 못 맞췄다. 당시 강원랜드 대규모 공채의 핵심 사유가 ‘정부의 카지노 증설 허가’였다는 점에서, 막상 지원 마감 이후 일반 부문 쪽 내외부 청탁·압력이 쇄도하며 공채 목적까지 퇴색시켰음을 추정해볼 만한 대목이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이후 조직의 일반사무 쪽에선 “인력 신청도 안했는데 왜 배치하냐” ”일을 못한다” 따위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지난 4월 기소 당시 검찰은 이 대목은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당시 더 유력한 ‘빽’(뒷배)은 카지노 딜러나 호텔직 같은 서비스 부문이 아니라 일반경영 쪽이라는 게 핵심 내부자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하씨는 <한겨레>에 “강원랜드 서류 통과 뒤, 면접 보러 가기 전 의원실에 말했던 것 같다”며 “(권 의원 쪽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오해받아 억울하다”고 말했다. 하씨 경우, 채용 뒤 근무태도나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게 내부자들 평가이긴 하다. 권성동 의원실은 “(누구도) 채용 청탁한 적 전혀 없다”며 “하씨의 강원랜드 입사 사실은 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씨 외에도 2012~2013년 대규모 채용비리 당시 권 의원 쪽에서 10여명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정황이 내부 감사결과로 드러난 바 있다. 그즈음 권 의원의 두 전직 비서관이 강원랜드와 이 회사 대주주인 광해관리공단에 부정 및 특혜 채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임인택 최현준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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