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이종명 주최 공청회서 북한군 개입설 또 주장..고소 잇따를 듯
5월 단체 "지만원 부추긴 자유한국당도 책임..강력히 법적 대응 할 것"
5월 단체 "지만원 부추긴 자유한국당도 책임..강력히 법적 대응 할 것"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 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설을 지속해서 주장하는 지만원 씨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18 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발표자로 나서 5·18 북한군 개입설을 또다시 주장한 지 씨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주최한 이 공청회에서 4시간여 동안 쏟아낸 지 씨와 한국당 의원들의 왜곡, 폄훼 발언들을 모두 녹취해놓은 만큼 처벌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지 씨는 현재 5·18 민주화운동 왜곡 발언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조만간 결론이 날 예정"이라며 "이 재판과 별개로 적절한 시기에 (이번 건에 대해) 고소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오사모)도 지 씨와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변호사와 협의 중이다.
박형진 오사모 조직국장은 "발언의 수위 등을 놓고 보면 이번엔 벌금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며 "지 씨의 왜곡 발언을 부추긴 한국당 의원들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검토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의 망언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죗값을 치르고 후회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가 낮아 지 씨가 이런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임경수(39) 씨는 "요즘 가짜뉴스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지 씨는 가짜뉴스의 원천"이라며 "법적인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에 사는 정기상(65) 씨는 "북한 개입설은 보수 정권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단골 메뉴로 나왔던 정치공작"이라며 "정치적 이익을 위해 거짓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행위는 엄하게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송현준(36) 씨 역시 "지 씨가 처벌을 받아도 죄를 뉘우치지 않고 계속 반복하고 있다"며 "사법부가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 씨가 주장하는 5·18 민주화 운동 북한군 개입설은 이미 정부·군 당국·사법기관 등의 조사를 통해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사는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이뤄졌다.
1980년 5월 계엄사 발표, 1985년 국방부 재조사, 1988년 국회청문회, 1995년 검찰 및 국방부 조사, 1996년~1997년 재판,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 조사 등이다.
특히 5·18 과잉 진압을 정당화하려던 군사 정권의 조사 결과에서도 북한군 개입설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오히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는 2년 6개월 동안 1천400건, 14만1천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문서를 수집·조사한 뒤 "북한군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공식화했다.
지난해 2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군의 헬기 사격 등에 대해 군 수장으로서 처음으로 사과한 것도 시위 주체가 '무고한 시민'이라는 전제가 깔려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10월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 씨에게 1억여원의 손해배상을 판결한 재판부 역시 그의 주장을 허위사실로 인정했다.
그 근거는 국방부 제출 문서와 전두환의 언론 인터뷰 등이었다.
재판부는 "당시 군 지휘권을 장악했던 전두환은 2016년 월간 신동아 인터뷰에서 '어디로 왔는데? 난 오늘 처음 듣는데?'라고 발언했고, 동석한 배우자 이순자도 '북한군 침투 주장은 지만원이 한 것인데 근거가 없다. 그 주장을 우리와 연결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북한군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던 CIA 등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들도 북한군 개입은 없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5·18 때 북한의 군사적 동향을 기록한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1급 비밀(Top Secret) 문건에는 "김일성은 남한에 위협이 되는 어떤 행동도 전두환을 돕는 결과를 가져올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광주에 머물며 참상을 목격한 미국인 목사 아놀드 피터슨 가족의 증언도 일관됐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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