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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21, 2015

사학계 원로 22인 "세계적 비웃음 살 국정화 철회하라" "김정배, 유신 때엔 국정화 반대하지 않았나"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등 사학계 원로 22인이 21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흥사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교과서 국정제는 유신독재체제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당시 우리는 정부가 강요한전체주의적 획일화 교육이 초래한 역사교육의 황폐화를 일선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험했기에 국정교과서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오늘날 또다시 정권의 입맛에 맞는 한 가지 역사해석만을 획일적으로 주입시키기 위해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니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꾸짖었다.

이들은 이어 "세계적 추세에 따라 검정제도를 자유발행제로 바꾸기 위한 논의를 전개해야 할 시점에 거꾸로 힘들게 이룩한 검정제도 마저 국정제로 되돌리겠다고 하는 것은 역사교육을 망가뜨리겠다고 작정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백년대계인 교육을 5년 임기의 정권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멋대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며 즉각적 국정화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을 향해서도 "김정배 위원장은 유신독재시절 '획일적인 역사란 있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놓고는 지금은 교육부가 내세우는 '균형성, 전문성, 다양성'을 확보하는 국정교과서 편찬을 자임하고 있다"며 말 바꾸기를 질타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박근혜 정부는 역사와 교육에 대한 통제를 즉각 중단하라

여기 모인 우리들은 평생 동안 한국사를 연구하고 교육하다 대학에서 정년퇴직한 학자들입니다. 최근 한국사교과서 국정제 전환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걱정하던 끝에, 대통령과 정부·여당 그리고 국사편찬위원장께 고언을 드리고자 오늘 함께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1
지난 12일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교과서 발행체제를 국정으로 전환하는 게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한국사교과서 국정제는 유신독재체제에서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정부가 강요한 전체주의적 획일화 교육이 초래한 역사교육의 황폐화를 일선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험했기에 국정교과서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오늘날 또다시 정권의 입맛에 맞는 한 가지 역사해석만을 획일적으로 주입시키기 위해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니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적 추세에 따라 검정제도를 자유발행제로 바꾸기 위한 논의를 전개해야 할 시점에 거꾸로 힘들게 이룩한 검정제도 마저 국정제로 되돌리겠다고 하는 것은 역사교육을 망가뜨리겠다고 작정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백년대계인 교육을 5년 임기의 정권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멋대로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선진국이 왜 국정교과서 제도를 채택하지 않는지 마땅히 헤아려보아야 합니다.

2
먼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도한 정부에 묻습니다. 교육부는 “학계‧교사‧학부모‧오피니언리더 등 각계 의견을 수렴(’14.2월∼’15.10월)”하여,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 발행체제를 현행 검정에서 국정으로 전환”한다고 하였습니다. 교육부는 교과서 발행체제를 검토하면서 <헌법재판소결정문>(1992), 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정책보고서>(2013), 유엔 특별 조사관의 <역사교과서와 역사교육에 관한 보고서>(2013) 등 반드시 참조해야 할 전문적이고도 권위 있는 자료를 제대로 검토해 보셨는지요?

3
헌법재판소는 “국정제보다는 검·인정제도를, 검·인정제도 보다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이념을 고양”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으며, 여의도연구원은 “국정제를 채택하는 나라는 권위주의 내지 독재국가이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자유발행제나 인정제가 일반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유엔은 “폭넓게 교과서가 채택되어 교사가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교과서 선택은 특정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필요에 기반 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였습니다. 한결같이 국가 주도의 단일한 교과서 즉 국정 교과서는 특정한 이념을 일방적으로 주입하기 위한 도구가 될 위험성이 크다는 문제점을 지적하였습니다.

4
다음으로 검정교과서를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새누리당에 묻습니다. 현재 검정 한국사 교과서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만들어진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에 따라 집필하였고, 박근혜 정부가 ‘검정·심의’하여 통과시킨 교과서라는 사실을 알고 있겠지요? 2013년 검정통과 당시 교과서 편향성 시비가 일자, 교육부가 “국가 정체성을 왜곡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수정·보완”을 명령하였으며, 출판사를 앞세워 요구 내용을 모조리 관철시켰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편찬된 한국사교과서가 좌편향·종북이라면, 그 책임을 교육부에 물어야지 왜 집필진에게 뒤집어씌우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만일 현 한국사교과서들의 서술에 문제가 있다면 그 대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문제점을 언급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아니면 말고’ 하는 저열한 폭로 방식으로, “대한민국 역사학자 90%는 좌파” “(검정) 교과서는 악마의 발톱을 감춘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고 무책임하게 주장하는 것은, 진실을 터무니없이 왜곡하여 국민을 속이는 일로 정부와 공당이 취할 떳떳한 태도가 아닙니다. 한국사교과서에 대한 맹목적이고 억지스런 비난을 통해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일은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세계적인 비웃음은 물론 뒷날 역사에서도 두고두고 비난받을 일입니다.

5
끝으로 국정교과서 편찬책임을 위임받은 국편위원장에게 묻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민족에도 뒤지지 않는 자랑스러운 기록문화의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관들은 정론 직필을 위해, 국왕의 뜻에 순종할 것을 거부하는 ‘순지거부’(順志拒否), 직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련 없이 관직을 떠나는 ‘삼간불청즉거’(三諫不聽卽去), 목숨을 걸고 정론을 펴는 ‘지부극간’(持斧極諫) 등의 원칙을 사력을 다해 지켰습니다.

국편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역사편찬을 위해 설립된 국가기관입니다. 한국사 사료 수집과 편찬을 담당하는 국편은, 선조의 투철한 기록정신의 전통을 본받아 정권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사실에 입각하여 역사의 근간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편은 2013년 교학사 한국사교과서의 편파적인 검정승인으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국정교과서 책임편찬기관으로 지정·위탁되었습니다. 게다가 김정배 위원장은 유신독재시절 “획일적인 역사란 있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놓고는 지금은 교육부가 내세우는 “균형성, 전문성, 다양성”을 확보하는 국정교과서 편찬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역사학계의 대부분이 국정교과서를 반대하고 집필거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사편찬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각 분양의 균형 있고 우수한 역사전문가들로 최고의 집필진을 구성하고 최고 품질의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교육부장관의 발언이 현실가능하다고 보는지요?

6
우리는 지금의 난국을 풀기 위해 대통령과 정부·여당 그리고 국편위원장에게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결자해지의 원칙에 따라 대통령이 나서서 국정화 행정예고를 철회하도록 조치하여, 현 국면을 조기에 수습하기 바랍니다.

1. 정부 여당은 한국사 연구와 교육을 이념대립의 도구로 악용하려는 올바르지 못한 선동을 즉각 중단하기 바랍니다.

1. 국편위원장은 학자로서 양심과 소신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국민 여러분께서도 역사교육이 바람직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진지한 관심을 갖고 지혜를 모아 현명하게 대처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바랍니다.

2015년 10월 21일

강만길(전 상지대 총장), 권태억(서울대 명예교수), 김정기(전 제주교육대학 총장), 김태영(경희대 명예교수), 노중국(계명대 명예교수), 박현서(한양대 명예교수), 서굉일(한신대 명예교수), 서중석(성균관대 명예교수), 성대경(성균관대 명예교수), 안병욱(가톨릭대 명예교수), 유승원(가톨릭대 명예교수), 윤경로(전 한성대 총장), 이근수(경기대 명예교수), 이만열(숙명여대 명예교수), 이이화(전 서원대 석좌교수), 이병휴(경북대 명예교수), 임병훈(경북대 명예교수), 임세권(안동대 명예교수), 장병인(충남대 명예교수), 전형택(전남대 명예교수), 조광(고려대 명예교수), 조동걸(국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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