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데 개표 방식에 대해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대선의 개표 방식을 믿을 수 없다는 의혹을 제기한 영화는 유튜브 조회건수가 150만 건이 넘었고 SNS를 중심으로 관련 의혹이 퍼지고 있습니다.
<사실은> 팀 정연 기자와 함께 의혹이 근거가 있는 건지, 따져보겠습니다. 정 기자, 먼저 현재 개표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의혹을 주장하는 쪽은 왜 그런 거죠?
<기자>
가장 큰 이유는 투표지 분류기를 못 믿겠다는 겁니다.
투표지 분류기가 조작되면 다른 후보에게 표가 가거나 무효표가 정상 표로 분류된다는 주장인데요, 저희가 실제 이 분류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우선 확인해 봤습니다.
화면 잠깐 보실까요? 이 장치는 개표소에 도착한 투표지를 후보자별로 분류합니다.
정상 표는 후보자별로 가지만, 표기를 잘못했거나 약간 불분명한 것들은 '미 분류표'로 따로 걸러집니다.
지난 대선 개표조작 의혹을 제기한 쪽은 "미분류 된 표 중에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이 대체로 1.5배 높았다. 이 수치는 전국 개표소에서 일관 되게 나타났다"고 주장합니다.
<앵커>
실제 어떻게 표기하면 미 분류표로 걸러지나요?
<기자>
시연할 때 미분류 표들을 살펴봤는데요, 아예 기표 용구를 안 썼다든지, 두 군데 기표했다든지, 이런 표들은 수 개표를 해서 무효처리합니다.
그런데 기표 용구를 한 칸에 2번 겹쳐 찍었다든지, 번졌다든지, 약간 벗어난 것들은 분류기가 미분류 표로 걸러내고, 그러면 이걸 사람이 수 개표로 다시 확인해서 유효표인지 판단하게 됩니다. 물론 유효표로 판단하는 경우가 더 있는데 선관위가 지침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특정 후보의 미 분류표가 전국에서 일관 되게 1.5배 더 나왔다면 그건 좀 특이한 거 아닌가요?
<기자>
선관위는 1.5배는 특별한 숫자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박근혜 후보가 60대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는데, 이 연령대가 투표지에 정확히 기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미분류 표로 많이 빠졌다"고 했는데요, 의심되면 공개 검증에 응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직원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홍영근/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관 : 이번 선거가 끝난 후 투표지 원본을 보관하고 있으니까 확인을 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60대 이상의 기표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정확하지 않는다는 선관위 해명은 근거가 있습니까?
<기자>
네, 선관위가 251개 개표소를 대상으로 지난 대선에서 미분류율이 높은 지역 순위와 60대 이상 투표자 비율이 높은 지역 순위를 봤더니 비례했습니다. 20~30대의 경우 반대였고요.
저희도 데이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순위가 아닌 실제 비율을 갖고 직접 분석을 해 봤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서로 관련돼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60대 이상 투표자 비율이 높은 선거구일수록 미 분류율이 높은 걸로 나타났는데요, 6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더 높았기 때문에 미분류 표도 박근혜 후보에게 더 많이 갔던 거지 어떤 인위적인 조작에 의해 박 후보에게 미분류 표가 더 간 게 아니라는 게 선관위 해명입니다.
<앵커>
개표 프로그램을 해킹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퍼지던데 이건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저희가 실험해 본 화면이 있는데요, 보실까요? 보시는 것처럼 분류기 옆엔 컴퓨터가 연결돼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 접속은 불가능하고요, 일단 운영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컴퓨터의 테두리를 막아서 유선 인터넷이나 USB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컴퓨터를 작동하려면 보안카드를 넣고, 암호도 입력해야 하는데요, 저희가 프로그램 설치파일을 조작해 봤더니, 아예 시작조차 불가능했습니다.
<앵커>
안철수 후보가 창업한 회사의 제품이죠? V3 백신을 통해서 악성코드를 심어 해킹할 수 있다는 의혹이 있던데요?
<기자>
이것도 사실이 아닌데요, 백신은 처음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만, 인터넷망이 아니라 수동으로 설치해서 중간에 악성코드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앵커>
이번 대선에서는 일부 개표 과정이 달라진다죠?
<기자>
분류가 끝난 표를 세는 계수기의 속도를 기존보다 낮춥니다. 투표지를 각 후보 측 참관인들이 육안으로 좀 더 잘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또 투표 구별로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경호, 영상편집 : 김호진, 데이터분석 : 안혜민)
정연 기자c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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