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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16, 2017

김경수 "文정부 공격 타겟으로 탁현민이 문제 된 건 아닌지" "최종적인 판단은 온전히 국민의 몫"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자신이 탁현민 의전비서실 선임행정관을 청와대로 부른 인사중 하나라고 밝히며 '탁혁민을 위한 변호'에 적극 나섰다.

김경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두개의 장문의 글을 통해 탁 비서관과의 오랜 '연'과 자신이 청와대로 들어오려 하지 않았던 그를 설득해 청와대로 들어오게 했음을 밝힌 뒤, 최근 여성비하 논란과 관련해 "그의 다른 모습을 알고있는 내 마음은 다른 의미에서 너무나 불편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10년 전 무명이었던 탁현민의 저술이 왜 지금 문제가 되는지, 국민 80%의 지지를 받는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전술적 타겟으로 탁현민 저술의 성차별적 표현들이 문제가 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설핏 들기도 한다는 것"이라며 "정치권이 탁현민 논란을 의도적으로 키우고 보수언론이 인화성 강한 사건으로 증폭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고개를 쳐들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닌 듯하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적극 지지하는 인사들 가운데서도 탁현민이 정도 이상으로 비난을 받고 있거나, 그의 저술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종적인 판단은 온전히 국민의 몫"이라면서 "다만 그 판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올린다"며 글을 쓴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김 의원의 글 전문.

탁현민을 위한 변호

나는 2011년 고 노무현 대통령 2주기를 앞두고 경남도민추모위원회를 발족하여 상임추모위원장을 맡았다. 당시에는 시민사회에서 그 직책을 맡을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던 분위기라서 결국 내가 맡게 된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30여년을 노동인권 시민사회 활동을 해오면서 최고위직을 맡아본 것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 경남추모위’의 상임대표직이었다.

당시 노무현재단 초대 사무처장 양정철과 ‘노무현 대통령 경남추모문화제’를 준비하면서 탁현민(이하 존칭 생략)을 만났다. 그 이후 매년 추모문화제와, ‘경남혁신과 통합운동’을 정치적 문화 콘서트 방식으로 창원에서 진행하면서 탁현민 연출가와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가 맡아서 기획 연출한 행사는 투쟁적이고 선동적인 집회시위의 틀에서 벗어났다. 대중적이고, 학생운동 후세대인 청년들도 어울릴 수 있는 문화예술적 공연을 집회에 접목시킨 정치콘서트 기획으로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2012년이던 그때 나는 탁현민 연출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우리사회의 약자이자 소수자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등 이주민들의 자발적 참여형 축제로 매년 치르고 있었던 “마이그런츠 아리랑”의 기획연출 감독을 맡아달라고 덥석 요청한 것이다. 탁현민은 마땅한 대가 없이 수락해주었다. 2005년 다문화축제 “마이그런츠 아리랑”(이주민의 아리랑)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시작되었지만, 2008년 문화광관부의 지원이 중단되어 궁여지책으로 2010년부터 창원으로 축제장소를 옮겨와 경남이주민센터가 개최하던 때였다. 예산의 어려움이 예상되던 시기였다. 그런데도 탁현민은 나의 제안을 수락해준 것이다.

그때부터 탁현민 연출가는 지난해까지 마이그런츠 아리랑 축제 기획연출가로 참여해왔다. 탁현민은 자신의 문화예술계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하여 무보수로 또는 봉사료 정도만 받고 사회적 약자인 이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에 저명한 뮤지션들을 끌어들였다. YB 밴드(윤도현)을 축제의 홍보대사로 참여시켜 매년 언론홍보 활동을 하고 축하공연 무대에 오르게 했다. 이은미, 고민정 아나운서 등등 우리 사회의 ‘개념 있는’ 문화계 저명인사들의 참여도 이끌어냈고, 그들에게 출연료 대신 봉사료 정도로 섭외하는 역할까지 맡아왔다는 건 일반적인 공연연출가들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마이그런츠 아리랑’이라는 축제명의 올드하고 어려운 느낌을 축제의 역사성과 취지는 살리면서 젊고 현대적인 이름인 MAMF 축제(맘프,/MIGRANTS' ARIRANG MULTICULTURAL FESTIVAL)로 바꾸게 된 것도 그의 역할이 컸다. 이것 말고도 탁현민 연출가에 대한 미안하고, 고맙고, 감동적인 사연은 많다. 나는 그의 선행을 칭찬하거나 드러내려는 의도로 나의 경험담을 증언하려는 게 아니기에 이 정도만 밝혀 둔다.

문제는, 내가 알고 만난 연출가 탁현민은 지금 여성인권유린자, 성의식 결격자, 성매매 옹호론자로 비판받고 있는 저술 속의 그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연결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사회 소수자이자 약자인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들의 권리를 확산시키기 위한 저항적 문화운동에 봉사료 정도만 받고 수 년 간을 서울~창원까지 오르내리면서 함께해온 그의 의식과 열정 속에서, 나는 인종혐오적이거나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하는 언동을 본 적도 없고, 3일간의 주요 행사 연출 시나리오 각본을 축제 집행위원장인 내가 대부분 사전 검토를 해왔지만 소수자 행사에 맞지 않는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 저항적 공연예술 연출가로서의 탁현민과 10여년 전 문제의 책의 작가 탁현민은 나에게는 일치되지 않는다.

나는 이번 저서 관련 논란에 대해서 탁현민을 두둔하고 싶지 않다. 이미 그 자신이 수년 전에 자신의 과도하고 미숙한 표현으로 불편해했던 독자들에게 자발적으로 사과를 했다고 하니 그대로 믿고 싶다. 나는 그의 저서에 표현된 성에 대한 그리고 여성의 특정 신체에 대한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개념 없는 남성들이 술자리에서 무용담처럼 늘어놓은 수준의 표현조차도 나는 불편하다. 내가 탁현민을 몰랐다면 이 정도쯤에서 생각이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다른 모습을 알고있는 내 마음은 다른 의미에서 너무나 불편하다.

10년 전 무명이었던 탁현민의 저술이 왜 지금 문제가 되는지, 국민 80%의 지지를 받는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전술적 타겟으로 탁현민 저술의 성차별적 표현들이 문제가 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설핏 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탁현민 논란을 의도적으로 키우고 보수언론이 인화성 강한 사건으로 증폭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고개를 쳐들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닌 듯하다. 문재인 정부를 적극 지지하는 인사들 가운데서도 탁현민이 정도 이상으로 비난을 받고 있거나, 그의 저술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 남편 조기영 시인의 경우 창작물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며 책에 대한 평가는 독자들이 ‘책 사주기 혹은 책 안사주기’로 그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탁현민이 실제 행동을 옮긴 것이 아니라 생각 속의 가상적 실체를 글로 담아낸 허구일 뿐인데도 창작물에 대한 책임을 10여년이 지난 오늘, 그것도 한시적 정무직 일까지 맡지 말라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조기영 시인은 나 못지않게 연출가로서 탁현민의 능력을 경탄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조 시인은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 5.18이나 현충일 기념식 등에서 보인 탁현민의 출중한 능력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과소평가하는 것 아닌가, 혹은 문재인 정부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젠더적 감수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탁현민이 수도승도 아닌데 성에 대한 솔직한 표현을 밝힌 게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탁현민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를 형사처벌하자는 것이 아니고, 그에게 머릿속 생각을 솔직히 밝히지 말고 살라고 한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이 한 언행에 대해 비난과 비판마저 면죄될 수는 없다는 거다.

탁현민에게 많은 도움을 입었고 그의 천재성을 깊이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그의 일이 한없이 속상하고 안타깝다. 탁현민을 둘러싼 논란이 우리 사회 젠더적 감수성을 한층 높이는 기회가 되었으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 사회 소수자의 인권은 조용히 탈 없이 나아지지 않는다. 인종차별금지법 제정 시도가 10여 년 전 대중교통에서 한국인이 외국인을 모욕한 일로 처벌받은 사건에서 비롯되었듯이, 사회적 약자의 인권 개선은 많은 논란, 시끄러움, 소음, 논쟁을 동반한다.

나는 탁현민에게 철저하고 바닥 끝까지 반성하고 성찰하여 탁월한 탁현민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그에게 마음 아픈 말로 훈계하느냐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나 역시 아프다. 그러나 그는 그만한 역량이 충분히 되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그것이 여러분이 모를 수 있고 나는 아는 탁현민의 미덕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탁현민의 진짜 모습을 앞으로 그 자리에서 보여주기 바란다.


탁현민 교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립니다.

대선 끝나고 청와대에 들어와 도와달라고
여러 사람들이 탁 교수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저도 그 중의 한 명입니다.
제주에 피신(?)까지 하면서
이제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그에게,
‘당선만 시켰다고 끝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들이댔습니다.
인수위도 없이 시작해야 하는데
최소한 정권 초기만큼은 도와드려야
하지 않겠냐며 몰아세우기도 했습니다.
요청을 뿌리치면 의리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인 양 강권했습니다.

그간의 청와대 행사들이 문재인 대통령께는
맞지 않는 옷인 것 같아서였습니다.
'친구같은 대통령, 이웃집 아저씨 같은 대통령'을
꿈꾸는 분에게, 딱딱하고, 국민들과
늘 먼 거리에서만 인사해야하는
기존의 청와대 행사 방식은 어울리지도 않고
대통령께서 좋아하지도 않을 것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참여정부 당시 '경호상의 이유'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
국민들께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늘 회한처럼 가슴 한 구석에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봉하마을로 귀향하시고 나서야 뒤늦게
평소의 모습으로 국민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된 뒤,
참여정부 5년 내내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을 그대로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봉하마을에 귀향해서 국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보여주신
노무현 대통령의 행복한 모습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실 때에도
경험하게 해 드릴 수는 없을까.
어쩌면 국민들이 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런 일을 해내는 데 탁 교수가
가장 적임일 거라고 저는 판단했고,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추천했습니다.
행사 기획이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뜻을 잘 이해하고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국민과 늘 소통하고 싶어하는 대통령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문제는 탁 교수가 한사코
청와대 들어오기를 거부하는 겁니다.
멀리 제주까지 가서는
이제는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습니다.
"국민과 함께 정권을 바꾸었으니
세상을 바꾸는 것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반설득, 반협박도 하고 주변 가까운 분들에게
탁 교수가 마음을 바꿀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도 했습니다. 결국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의
행사기획을 담당하는 행정관을 맡았습니다.

제가 탁 교수를 처음 만난 건 2009년 가을
성공회대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공연 때였습니다.
봉하에서 권양숙 여사를 모시고 왔던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공연 기획과 연출을 자원봉사로 맡아준 참 고마운,
그리고 참 똘똘한 젊은 친구였습니다.
이후에도 봉하 음악회를 비롯해
많은 추모 공연이나 행사를 맡아 주었습니다.
2012년 '문재인 변호사'의 책 '운명'
북콘서트도 탁 교수 손을 거쳐
국민들께 선을 보일 수 있었습니다.

지금 항간에서 탁 교수에게 쏟아지는
비판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비판 속에는 사실과 허구가
뒤엉켜 있기도 합니다.
최근 벌어진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탁 교수 본인이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덧붙이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청와대에서 일해 달라고
강하게 부탁했던 처지라
그 사연은 꼭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면 된다고
일절 대응을 하지 않는다기에 저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만 있었습니다.
마침 탁 행정관 본인의 인터뷰가 언론에 나왔기에
추천했던 사람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종적인 판단은 온전히 국민의 몫입니다.
다만 그 판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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