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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8, 2017

노무현에 비수 꽂은 '논두렁 시계' 보도, 언론에도 책임 물어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을 지휘했던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2015년 2월 논두렁 시계 사건에 국정원이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을 지휘했던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2015년 2월 논두렁 시계 사건에 국정원이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 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진짜보다 더 설득력 있어 보이고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사건이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

미국의 역사학자 다니엘 부어스틴은 1962년 자신의 저서 '이미지: 미국 가짜 사건에 대한 안내(The Image : A Guide to Pseudo-events in America)'에서 이러한 유형의 사건을 '의사 사건'으로 명명했다. 

그런데 진짜보다 정교한 의사 사건이 지금 우리 사회에 범람하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이 의사 사건을 자주 사용하고 언론은 이를 특종처럼 받아 유포하며 파급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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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탐욕, 언론인 특종의식 가세한 의사 사건 '범람'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의사 사건들이 현실에 등장하는 예를 최근 우리 사회에서 자주 접한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제3의 인물을 등장시켜 음성을 변조하여 마치 실제와 같은 상황으로 만들어 선거 기간 중 언론에 흘리는 사례는 지난 제19대 대선과정에서도 사용됐음이 선거 후 밝혀졌다.

정교하지 못한 의사 사건은 언젠가는 들통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정교한 의사 사건은 꽤 오래도록 사회를 어지럽히며 유효기간 또한 길다. 이러한 의사 사건이 범람한 이유는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한 정치인 또는 공인들의 탐욕과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특종에 늘 목말라 있는 언론의 구조적 특성이 가세하기 때문이다. 

주로 정치인들이 이미지 관리와 권력획득·유지를 위해 곧잘 의사 사건을 만들어 언론에 유포하여 언론플레이를 하는 의사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워낙 정교한 의사사건은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아도 쉽게 현실 또는 진짜와 구분이 잘 되지 않아 결국 속는 것은 언론뿐 아니라 뉴스 이용자인 국민이란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의사 사건은 가짜뉴스와는 또 다르다. '아니면 말고 식'의 거짓 정보인 가짜뉴스는 주로 SNS를 통해 매우 즉흥적이며 파급력이 빠르고 치밀하지 못해 들통나기 쉬운 반면, 의사 사건은 매우 정교하고 사회적 이슈와 밀접한 연관성을 띠기 때문에 방송과 언론 등 주류언론에 의해 경쟁적으로 파급되는 특징이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가슴 아프게 했을 '논두렁 시계 보도', 의사 사건?

정권이 바뀌고 적폐청산이 사회적 어젠다로 등장하면서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를 혼란과 갈등에 빠뜨리게 했던 과거의 의사 사건들이 하나둘 수면으로 부각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섬뜩할 정도다.

이 가운데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그건 바로 2009년 4월과 5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직전 고인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후벼 팠을 사건과 언론의 경쟁적 보도가 있었다.

뜬금없는 회갑 시계가 논란거리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더니 회갑 시계가 급기야 억대 시계로 둔갑하여 결국에는 논두렁 시계로 변모하기까지 한 달여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과 보도가 실제보다 정교하게 꾸며진 의사 사건이라면 과연 누가 믿을 수 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은 2015년 2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명품시계 논두렁 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해 이미 예견은 했었다.

그런데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에 이 문제가 거론되고 당시 보도를 다시 보면 실제보다 더 리얼하게 리포트로 앞 다투어 보도했으니 웃음이 절로 난다. 

KBS 불붙이고, <조선일보> 기름 붓고, SBS 마무리... 논두렁 시계 

2009년 4월 22일 공영방송 KBS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회갑 선물로 부부가 억대 시계'라는 단독보도는 고 노 전 대통령의 억대 시계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이날 방송사는 리포트를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지난 2006년 9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 측에 고가의 명품 시계 2개를 건넸다"며 "보석이 박혀있어 개당 가격이 1억 원에 달하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위스 P사의 명품 시계였다"고 보도했다.

이틀 후인 4월 24일 <조선일보>는 '노 부부가 받았다는 1억짜리 '피아제' 시계 국내 매장에 5~6개 뿐... 문재인 "망신주자는 거냐"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SBS는 보름여만인 5월 13일 엄청난 특종인 양 대대적인 단독보도를 내보냈다. '시계 논두렁에 버렸다'라는 타이틀이 압권이다. 이 방송사는 "노 전 대통령은 권 여사가 자기 몰래 시계를 받아 보관하다가 지난해, 박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시계 두 개를 모두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정했다.

이어 "비싼 시계를 논두렁에 버린 이유에 대해서는 집에 가서 물어보겠다며 노 전 대통령이 답변을 피했다고 검찰은 밝혔다"고 덧붙였다. 단독보도를 한 언론사는 물론이고 거의 대부분 주류언론들은 마치 하이에나처럼 경쟁적으로 달려들어 봉하마을 논두렁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있지도 않은 억대 시계를 찾기 위해서다.

그런 후 열흘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런데 당시 '논두렁 시계' 사건은 정권이 두 번 바뀐 지금에야 적폐청산 대상으로 등장했다. 그러자 검찰은 국정원에서 흘렸다고 하고 국정원은 검찰에 떠넘기는 형국이다. 

있지도 않은 사건을 진짜처럼 정교하게 만들어 흘렸다면 이는 청산되어야 할 적폐 중 적폐다. 이런 의사 사건을 특종인 양 덜컥 보도하는 언론사, 그리고 이를 경쟁적으로 부각한 주류언론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을 현혹하고 기망한 언론사들에게도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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