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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자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비해 4단계 요격체계를 정교화하고 있다. ICBM은 상승·비행 단계에서는 요격 가능성이 크지만 종말 단계에서는 요격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미국의 레이더가 일제히 추적을 시작한다. 미국은 알래스카에 있는 탐지거리 3200㎞ 이상인 코브라 데인(COBRA DANE) 레이더와 탐지거리 4800㎞ 이상인 AN/FPS 레이더, 해상에서 활용하는 사거리 4000㎞ 이상 SBX 레이더 등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살펴왔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일본 아오모리(靑森)현과 교토(京都)부에 설치가 확인된 AN/TPY-2(탐지거리 1000㎞ 이상) 레이더가 가장 먼저 추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ICBM은 발사 이후 상승·비행·종말 단계를 거치게 된다. 상승 단계에서는 추진체가 뿜어내는 빛과 열로 인해 추적이 쉽다. 이때 태평양상에서 이지스 구축함이나 순양함이 SM-3 함대공 미사일로 ICBM 요격을 시도한다.
1차 요격이 실패하면 미사일이 목표 지역까지 관성으로 비행하는 단계에서 2차 요격을 시도한다. 이때는 미국 알래스카나 캘리포니아에 설치된 ‘지상 기반 요격미사일(GBI)’이 나선다. 전 세계 레이더망을 통해 ICBM을 포착하고,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하기 전까지 격추하는 것이 목표다.
최종 단계인 종말 단계는 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시작되는데, 이때 탄두의 속도는 음속의 24배(마하 24)에 달해 비행시간이 매우 짧다. 종말 단계 요격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맡는데, 당초 사드가 ICBM이 아닌 중단거리 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발된 방어체계인 탓에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탄두를 요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드가 아닌 GBI가 사실상 미국의 ICBM 방어망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이유다. 미국은 지난 5월 북한 ICBM을 가상한 비행체를 GBI체계로 요격하는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글=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그래픽=이은지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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