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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February 1, 2019

김명수 "법관 공격 부적절" 與에 직격탄


이해찬 "탄핵당한 사람들
대선불복 절대 용납못해"
"김경수 재판부 사퇴하라"
靑 청원 20만명 돌파
김경수 경남도지사 법정구속 이후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5기)를 향해 쏟아지는 여당 공격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60·15기·사진)이 도 넘은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1일 김 대법원장은 성 부장판사 탄핵 등을 주장하는 여당에 대해 "재판 독립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김 지사 선고 이후 침묵을 지켜왔지만 법원 안팎에서 여권이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3일 만에 작심발언을 한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이 입장을 묻자 "판결의 내용이나 결과에 관해 국민께서 비판하는 것은 허용돼야 하고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를 넘어서 표현이 과도하다거나, 재판을 한 개개의 법관에 대한 공격으로 나아가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재판 독립의 원칙이나 법치주의의 원리에 비춰 결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1심 판결을 '증거가 부족한 판결' '상식을 벗어난 정치적 판결'이라고 주장하며 사법부에 대한 공세를 지속했다. 다만 전날과 달리 '양승태 적폐사단'이라는 식의 직접적인 비판보다는 판결문 자체와 자유한국당 반응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박주민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지사에 대한 1심 판결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인정하기 위해 비어 있는 많은 부분을 진술에 의존해 채워 넣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판결문을 분석해 본 결과 직접적인, 물적인 증거는 상당히 부족했다"며 "드루킹과 그 일당의 메모를 보면 변호인을 통해 진술을 맞추려고 시도한 것을 짐작할 수 있고 그런 진술을 토대로 작성된 판결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부산·경남(PK) 지역 국회의원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법원 판단에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 의원은 "정치 브로커의 일방적인 진술에 의존한 특검 수사 내용을 토대로 법원이 현직 도지사를 법정 구속시킨 것은 상식을 벗어난 정치적 판결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나온 판결이어서 국민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다만 김명수 대법원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맞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법부에 직접적인 비판을 가하는 것은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비판과 함께 삼권분립 정신을 훼손한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법원장도 이날 "헌법과 법률에 의하면 판결 결과에 불복이 있는 사람은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서 불복할 수 있다는 것도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즉 1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면 재판부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항소심에서 다시 다루면 된다는 법적 절차를 지적했고, 이에 대해 민주당도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신 한국당 움직임을 '탄핵세력의 대선 불복'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당한 사람들 세력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한다는 말이냐"며 격노했다. 그는 전날 한국당이 청와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연 것에 대해 "김경수 지사 재판을 갖고 청와대 앞에서 그런 망동을 한다는 말이냐"며 "엄중 경고한다. 정당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도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원내대책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에 대해서 "만약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을 정권 발밑에 바치고자 한다면 탄핵 대상은 바로 대법원장"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대법원장이 목숨을 걸고 사법부 독립을 지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재판 불복을 넘어 헌법 불복을 하고 있다"며 "2심을 뒤집기 위해 사법부를 압박하고, 그렇게 해서 원하는 결론을 만들어 내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드루킹 댓글 조작의 직접적인 피해를 본 당사자라며 권은희 정책위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김경수·드루킹 댓글 조작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번 사건을 규명하겠다고 나섰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는 이날 입장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헌법상 3권 분립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또 이날 김 대법원장의 발언은 여당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법정구속시킨 성창호 부장판사 등 1심 재판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답변 조건인 참여 인원 20만명을 돌파했다. 이번 청원은 게시된 당일인 지난달 31일 2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1일에도 24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법부 적폐청산은 문 대통령 구상보다 너무 많이 나간 측면이 있다"며 "검찰에서 너무 전선을 확대했고, 이를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보고만 있었다는 게 정권 핵심 인사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채종원 기자 / 이윤식 기자]

김명수 "법관 공격 부적절" 與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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