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현안질의서 방심위 집중포화... 류 위원장 등은 "보고 못받아" 모르쇠
[신상호 기자]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왼쪽 앞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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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청부민원' 핵심 당사자인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불러 집중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방심위 출입기록, 방심위 직원 게시글, 방심위 직원과의 대화록, 방심위 소위 회의록 등 정황을 설명하는 자료를 잇따라 공개하면서 류 위원장을 코너로 내몰았다. 류 위원장은 "보고를 못받았다", "(당시) 저와 관련된 내용이 떠돌았던 것"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류 방심위원장은 지난해 9월 가족과 지인들에게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 보도한 방송사들에 대해 민원을 넣도록 사주한 혐의를 받는, '방심위 청부민원 의혹'의 핵심 당사자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취임 후에 신속 심의도 무려 31건이나 된다, 이중 23건이 MBC 관련된 건"이라면서 "뉴스타파를 인용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KBS 뉴스, JTBC 뉴스룸 3건에 대해서 언론사에서 제기된 민원 140건 중 104건이 류 위원장의 사적 이해관계로 확인되거나 사적 이해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민원에 따른 거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류희림 위원장은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자가 신청한 민원을 스스로 신속 심의 안건으로 올리고 무더기 중징계를 내리고 이렇게 언론 탄압판을 선봉장 역할을 하셨는데 인정하나"라고 질책했다. 반면 류 위원장은 "방송심의는 방송심의 규정에 따라서 한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27일 방심위 직원이 내부 게시판에 류희림 위원장과 사적 이해 관계가 있는 사람이 민원을 넣었고 회피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PPT로 보여주면서 "이거 보고받지 못했나"라고 추궁했지만, 류 위원장은 "보고 못받았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12일 방심위 소위 회의에서 김유진 위원과 민원 관련 내용을 나눈 사실까지 제시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류희림 위원장은 "내용을 자세히 보면 알지만 확정적인 게 아니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발언했다.
이 의원은 "10월 12일날은 위원장님이 이걸 인지했다는 얘기 아닌가"라고 묻자 류 위원장은 "저와 관련된 수많은 내용들이 떠돈 걸 제가 종합적으로 듣고 저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결국 이 의원은 "거짓말하지 말라, 회의 때 저렇게 바로 얘기를 하고 몰랐다고 얘기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종면 의원은 장경식 방통위 단장을 상대로 청부민원 보고 정황을 추궁했다. "증언에 따라서 위증의 죄가 더 무거워질 수 있다는 점 명심하시기 바란다"면서 운을 뗀 노 의원은 "지난해 9월 14일 (청부민원 관련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 이 내용은 알고 있다고 시인했다, 다만 (위원장에게) 보고는 안 했다고 했다, 같은 입장인가"라고 했다. 장 단장은 "그렇다"고 했다.
노 의원은 방심위 직원이 나눈 SNS 대화록을 제시하면서 장 단장을 압박했다. 그는 "두 직원의 대화다, 이해충돌 문제를 찾았으니 보고를 한다는 내용의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위원장실에 보고 갔다왔다 그랬더니 위원장이 잘 찾았다고 팀장을 극찬하더라는 대목도 있다, 당시 팀장이 누군가, 본인 아닌가"라고 몰아붙였다. 노 의원은 장 단장의 사무실 출입 기록까지 제시했다. 보고서 작성일인 14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실인 19층 출입기록으로, 장 단장은 당일 오후 1시 56분 출입기록이 찍혀 있었다.
노 의원은 "(출입) 시각이 13시 56분이고 담당 직원이 오후 2시 34분에 '팀장님 위원장실 보고 갔다 왔고 위원장이 잘 찾았다고 팀장을 극찬했다'고 동료 직원에게 카톡을 보낸다, 이게 위조된 내용인가"라고 물었다. 장 단장은 "다음 날이 인사 발령일이었다, 오후에는 사무실에 왔다 갔다 이동을 했다"며 "19층을 갔다는 게 위원장실만 갔다는 그런 증거 자료를 보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부인했다.
참고인으로 나선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는 "당시의 보도는 (류희림과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40여 명이었다는 내용이었는데 최근까지 계속 취재를 했는데 훨씬 더 많다, 70명이 넘는 걸로 확인됐다"면서 "단순히 혈연, 지연, 학연뿐만이 아니라 전 직장 그리고 전 직장에 파견 나와 있던 경주시의 공무원 그리고 전 직장에서 MOU를 맺었던 한 문화단체의 대표, 확인을 하면 할수록 계속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봉 기자는 류 위원장 동생을 취재한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류희림 위원장) 동생이 말씀하시기로는 형의 부탁을 받은 게 아니냐라고 물어봤을 때 '아니다, 형의 후배가 나에게 형을 도와주자는 취지로 민원을 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며 "그런데 그저께는 아예 말을 바꿔서, '아니다, 민원 자체는 내가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봉 기자는 "류 위원장 동생은 'JTBC에서 재직할 때 2022년 2월 21일과 28일에 보도했던 제가 그 당사자다, 저를 아시냐'고 물었는데, 전혀 설명을 못했다"며 "민원을 어떻게 내신 것이냐라고 물어보니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들어가니까 자료가 있더라'고 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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