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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탐사보도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선 '비밀 추적, 논두렁 시계와 국정원 비밀창고' 편이 전파를 탔다. 2009년 출몰한 '논두렁 시계'는 누군가에겐 성공적이었지만, 누군가에겐 치명적이었던 논두렁 시계의 실체를 파헤쳤다. '논두렁 시계 사건'은 지난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명품시계를 故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노무현 대통령이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로 인해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 일을 일컫는다. 2009년 4월 30일 퇴임한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됐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 뇌물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가 시작된 상황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가족들이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추궁 받았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전 권양숙 여사가 억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단 뉴스가 보도됐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직접 노무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 씨를 찾았다. 노건평 씨는 제작진의 취재를 거부했지만 "저하고 박연차 회장하고 친했다. 옛날에 저하고 지역에 살면서 제가 노 대통령과의 창구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전달해줬다. 환갑 선물이라고 했다. 그렇게 비싼 시계인줄 몰랐다. 좋은 거 아닌가 생각은 했다"고 했다. 또한 "권양숙 여사 곁엔 늘 경호원이 있는데 논두렁에 나가서 시계를 버린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며 "망신이라도 참 치사스럽게 코너에 몰기 위한 전략을 짰다"고 했다. 박연차 게이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노무현 대통령의 일상은 평온했다. 2008년 퇴임 후 고향인 봉하마을로 내려갔던 대통령이다. 당시 소탈한 모습으로 사랑을 받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그를 보기 위해 봉하마을에 내려간 사람들만 수십만 명에 달했다. 그리고 당시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소고기 사태로 국민의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다. 그리고 현재 뇌물죄로 수사 중인 수사기획관 홍만표, 국정농단 중심에서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중수1과장 우병우, 수사 책임자였던 대검 중수부장 이인규가 당시 박연차 게이트 핵심 수사팀이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인규 중수부장 입이 핵심이다. 외국으로 나와있는 상황이라 더 이상 조사가 어렵다"고 했다. 2015년 이인규 중수부장은 "권양숙 여사가 논두렁 시계를 버렸다는 보도는 국정원이 주도했다"는 식의 발언을 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시계는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시계 문제가 자꾸 불거지니까 권여사가 바깥에 버렸다고 합디다라고 말한 게 전부였다. 수사 과정에선 논두렁이란 말이 안 나왔다"고 했다. 왜 그는 논두렁 보도가 국정원발이라고 했을까. 억대 시계 단독 보도가 있기 바로 전 날 국정원 요원들이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을 찾아가서 '사법 외 처리'를 언급했다는 증언이 있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형사 사법 절차로 진행해야 된단 입장이었는데 수사 외적으로 자꾸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이에 대립이 있었다"며 "만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 이명박 정부는 상당히 정치적으로 부담이 있었다. 정부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세력이 만만치 않아서 불구속 수사를 해서 뭐만 좀 보겠다는 게 국정원 역할이었다"고 했다. 서민 대통령 노무현은 불과 20일만의 언론보도로 '논두렁 시계'란 꼬리표가 붙었다. 국정원 전직 간부는 논두렁 시계 사건은 전형적인 국정원 공작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확신한다. 국정원만이 할 수 있는 누군가를 와해하는 방법"이라며 "상대방의 가장 약점을 파고든다. 와해하려 할 때 첫 번째 목표는 우두머리다. 우두머리 가장 약한 고리를 치면 무너지는거다"라고 했다. 이어 "친노라는 세력은 미숙할지언정 깨끗한 이미지였다. 개인적으로 수뢰를 했다? 거기서 아이디어가 나왔고 공작A, B, C를 만들어 그 사람이 살아도 살아있는게 아닌 걸로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전 국정원 서버 관계자는 더욱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그는 "국정원 심리전단팀이 어떻게 하면 더 치명적으로 갈 수 있을지 수십개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했다. 논두렁 시계 프레임을 만드는데 심리전문단이 함께 했다고. 그들이 만들어낸 단어가 바로 논두렁 시계였다. 국정원 댓글부대 알파팀 관계자는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 말이 많지 않았느냐. 제가 그때 글을 쓰며 사실 까는 식으로 기사를 많이 썼었다"고 했다. 다음 아고라에 논두렁 시계 비판글을 직접 썼다는 것. 정말 국정원이 개입한 것일까, '스포트라이트' 측은 국정원에 확인하려 했지만 국정원 측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혔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수사했던 검찰 또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시 검찰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기사를 보면 검찰 내부에서도 자료를 준 것 같다. 그러나 논두렁 시계 출처는 모르겠다. 우린 그때 시계에 관심도 없었다"고 했다. 또다른 당시 대검 관계자는 더 구체적 증언을 했다. 그는 "당시 임채진 검찰 총장은 불구속 기소 방침을 세웠다. 무죄 가능성이 큰 사안이란 시각이 우세했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법처리를 두고 검찰 내부 갈등이 있었고, 강성 수사팀은 구속 수사를 하려 했고 그 여론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에 불리한 얘기를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홍만표 당시 수사기획관은 거의 매일 이뤄진 수사 브리핑에 임해 과하단 지적도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직접 홈페이지를 통해 검찰에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검찰, 국정원 중 누가 '논두렁 시계'를 만들었다. 아니면 둘의 합작인가. 의혹이 커졌다. 한 관계자는 "비밀 열쇠는 국정원에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전 국정원 서버 관계자는 "(국정원 메인 서버에)분 단위로 다 자료가 있을거다. 지금 내부 정리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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