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무릎 꿇고 읍소한… 참 ‘찌질해’ 보인 오세훈(서프라이즈 / 부천사람사는세상 / 2011-08-21)
1년을 사이에 두고 서울시장 오세훈이 두 번 울었다. 한 번은 기적적으로 회생한 것에 대한 진정한 감사의 눈물을, 이번에는 8/24 주민투표에 기적을 바라면서 시장직 사퇴를 언급하면서 ‘악어의 눈물’을 흘린 것이다. YTN 생중계를 보면서 불편했다. 그는 도대체 몇 번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며, 서울시민들에게 무릎은 도대체 왜 꿇은 것인가. 확신범이면, 확신범답게 행동하라. 일요일 오전 ‘오세훈 퇴장 쇼’를 보는 심정은 착잡했다.
오세훈은 투표율이 33.3%에 미치지 못해 개표를 못하는 경우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퇴하더라도 ‘퍼주기 복지’에 항거하다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그가 기대했던 모습, 즉 비장하기보다는 ‘찌질’해 보였다. TV를 같이 지켜보던 옆 사람은 14분 회견문 낭독을 하면서 5차례 정도 돌아서서 눈물을 닦는 오세훈에 대해 ‘왜 저러는 거야?’라는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 보자. 무상복지라는 Agenda는 오세훈의 이슈가 아니다. 일개 광역시장이 책임지고 복지정책을 Control할 수는 없다. 박근혜의 첫 대선행보가 복지정책 설명이었다. 대선후보가 내세울 수는 있지만 행정시장이 이것 때문에 물러난다면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한다. 거칠게 말해 서울시장이 치안정책에 반대해서 사퇴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오히려 오세훈은 시민들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복지부장관도 아니고, 문화부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여성부 장관도 아닌 지자체 단체장의 복지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사퇴’ 운운하는 것은 시민을 볼모로 한 협박 정치가 아닌가.
그러나 일요일 오전에 20분 동안 YTN 생중계되는 오세훈 눈물 읍소는 아무리 보수 언론에서 떠들어 댄다고 해도 투표율을 33.3%로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변수는 되지 못한다. 대국민 협박쇼가 없었더라면 주민투표율은 10% 후반대에서 끝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가 울고, 보수 언론이 생쇼를 해서 그의 말대로 5% 정도 상승한다고 해도 25% 내외의 투표율이 예상된다.
주민투표는 3일 남았다. 서울시민들은 이미 맘 속으로 다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이날의 눈물쇼가 지지층의 결집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야권 지지세력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만 내게 될 것이다. 부동층에게도 ‘무책임’한 모습으로 다가갈 것이다. 경기도지사 김문수도 지원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왜 오세훈은 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불만도 고조될 것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찬/반이 존재하는 이슈가 아닌가.
1년 전 감사의 눈물을 흘렸던 오세훈, 무책임하고 또 무책임하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 본다. 즉, 2010년 6월 2일 밤과 3일 새벽으로 다시 가 보자. 그날의 오세훈을 보기 위해서다. 당선이 확정된 이후에 오세훈은 ‘서울시민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로 시작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새벽 그는 감사의 마음을 가득 담아서 서울시민들에게 약속했다.
- 다양한 시민들 특히, 저를 지지하지 않은 많은 분들의 뜻도 깊게 헤아려, 균형 잡힌 시정이 이뤄지도록 항상 유념하겠습니다.
- 서울시를 여소야대로 만들어 주신, 유권자 여러분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저부터 새로운 각오로 시작하겠습니다.
- 더욱 열심히 듣고 소통하겠습니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정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비전의 정치,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눈물을 흘렸던 오세훈은 이날 시민들에게 균형, 소통, 통합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가 처음 한 시정은 ‘소통위원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소통을 하기는커녕 서울시의회 출석을 자그마치 반년 넘게 ‘보이콧’한 대단히 반의회적인 행정을 폈다. 반대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의식이 그와 같은 오세훈에게 소통, 통합은 너무 무거운 짐이었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무상급식 관련된 주민투표와 자신의 재신임을 연계한다고 발표했다. 1년 전 ‘시민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고 눈물을 흘렸던 오세훈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
역대 서울시장 혹은 유력 후보 중에서는 유력 대권후보로 비상하는 듯하다가 이상한 행동으로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린 정치인들이 유독 많다. 박찬종, 조순, 김민석 등이 생각나는 이름들이다. 여기에 오세훈이 이름을 올렸다. 사실 국민적 지지율만 놓고 본다면 오세훈은 위 사람들에 미치지 못한다. 한나라당에 대선 후보군이 없어서 4% 내외의 그가 이름을 올렸던 것뿐이지, 위의 인사들은 오세훈의 지지율보다 두 배는 넘었다. 그리고 지금은 잊혀진 이름이 됐다. 그들이 그렇게 된 것에도 당시에는 나름 이유는 있었을 것이다.
야권, 서울시의회 중심으로 거부운동 강화하고 내부적인 재선거에 준비해야
오세훈이 사퇴 강수 이상의 행동을 하더라도, 심지어 이명박이 사퇴 운운한다고 하더라도 투표율 33.3%는 결코 불가능하다. (이명박이 사퇴 운운한다면 투표율은 더 하락할 것이다) 통계는 거짓말을 안 한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은 갑자기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라토너는 Finish line에 들어올 때까지 전속력을 유지해서 달린다. 오세훈의 충격 요법에 야권도 강하게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무조건 투표율은 낮아야 한다.
서울시장의 기자회견에 맞대응 상대로는 서울시의회 의장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9시 뉴스에 오세훈만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의 행위가 1년 전과 대비하여 얼마나 오만하고 불손한지를, 그리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협박정치인 가를 준엄하게 시의회 의장이 나서서 꾸짖어야 한다. 이번 투표 제목이 <무상급식 지원범위에 관하여>이기 때문에 곽노현 교육감이 나서서 맞대응하기보다는 시의회 의장이 적절해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시의회 의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오세훈의 행위가 어느 정도 무책임한 것인지를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 ‘나쁜 투표’ 거부 운동을 공개적으로 한 한명숙 전 총리가 나서서 한마디 거드는 것도 대단히 좋아 보인다. 그녀가 2만여 표 차이로 석패한 대상자이기 때문에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주민투표와 관련해서는 이와 같은 행동으로 대응하자.
그리고 서서히 10월 26일 재보궐선거에 대해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두 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각 당의 내부 경선조차도 현실적으로 힘들다. 각 당 대표들이 모여서 결정하면 좋겠지만 내부 이해가 얽혀 있는 만큼 해결을 보지 못할 것이다. 각 당에서 한 사람씩 추천하고 이렇게 모인 야권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2회에 걸친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을 제안해 본다. 이 제안의 배경은 그 정도로 야권 단일후보 선출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소요되는 비용 182억 원,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는 120억 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때문에 발생한 비용은 무려 300억 원이다.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를 바란다. 무상급식을 막아서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덜겠다던 그가 시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모습이 이와 같다.
 |
| ▲ 위험한 도박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시청 서소문별관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 관련 시장직 진퇴여부 연계 방침을 밝히는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시아경제 |
1년을 사이에 두고 서울시장 오세훈이 두 번 울었다. 한 번은 기적적으로 회생한 것에 대한 진정한 감사의 눈물을, 이번에는 8/24 주민투표에 기적을 바라면서 시장직 사퇴를 언급하면서 ‘악어의 눈물’을 흘린 것이다. YTN 생중계를 보면서 불편했다. 그는 도대체 몇 번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며, 서울시민들에게 무릎은 도대체 왜 꿇은 것인가. 확신범이면, 확신범답게 행동하라. 일요일 오전 ‘오세훈 퇴장 쇼’를 보는 심정은 착잡했다.
오세훈은 투표율이 33.3%에 미치지 못해 개표를 못하는 경우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퇴하더라도 ‘퍼주기 복지’에 항거하다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그가 기대했던 모습, 즉 비장하기보다는 ‘찌질’해 보였다. TV를 같이 지켜보던 옆 사람은 14분 회견문 낭독을 하면서 5차례 정도 돌아서서 눈물을 닦는 오세훈에 대해 ‘왜 저러는 거야?’라는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 보자. 무상복지라는 Agenda는 오세훈의 이슈가 아니다. 일개 광역시장이 책임지고 복지정책을 Control할 수는 없다. 박근혜의 첫 대선행보가 복지정책 설명이었다. 대선후보가 내세울 수는 있지만 행정시장이 이것 때문에 물러난다면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한다. 거칠게 말해 서울시장이 치안정책에 반대해서 사퇴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오히려 오세훈은 시민들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복지부장관도 아니고, 문화부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여성부 장관도 아닌 지자체 단체장의 복지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사퇴’ 운운하는 것은 시민을 볼모로 한 협박 정치가 아닌가.
그러나 일요일 오전에 20분 동안 YTN 생중계되는 오세훈 눈물 읍소는 아무리 보수 언론에서 떠들어 댄다고 해도 투표율을 33.3%로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변수는 되지 못한다. 대국민 협박쇼가 없었더라면 주민투표율은 10% 후반대에서 끝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가 울고, 보수 언론이 생쇼를 해서 그의 말대로 5% 정도 상승한다고 해도 25% 내외의 투표율이 예상된다.
주민투표는 3일 남았다. 서울시민들은 이미 맘 속으로 다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이날의 눈물쇼가 지지층의 결집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야권 지지세력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만 내게 될 것이다. 부동층에게도 ‘무책임’한 모습으로 다가갈 것이다. 경기도지사 김문수도 지원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왜 오세훈은 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불만도 고조될 것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찬/반이 존재하는 이슈가 아닌가.
1년 전 감사의 눈물을 흘렸던 오세훈, 무책임하고 또 무책임하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 본다. 즉, 2010년 6월 2일 밤과 3일 새벽으로 다시 가 보자. 그날의 오세훈을 보기 위해서다. 당선이 확정된 이후에 오세훈은 ‘서울시민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로 시작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새벽 그는 감사의 마음을 가득 담아서 서울시민들에게 약속했다.
- 다양한 시민들 특히, 저를 지지하지 않은 많은 분들의 뜻도 깊게 헤아려, 균형 잡힌 시정이 이뤄지도록 항상 유념하겠습니다.
- 서울시를 여소야대로 만들어 주신, 유권자 여러분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저부터 새로운 각오로 시작하겠습니다.
- 더욱 열심히 듣고 소통하겠습니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정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비전의 정치,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눈물을 흘렸던 오세훈은 이날 시민들에게 균형, 소통, 통합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가 처음 한 시정은 ‘소통위원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소통을 하기는커녕 서울시의회 출석을 자그마치 반년 넘게 ‘보이콧’한 대단히 반의회적인 행정을 폈다. 반대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의식이 그와 같은 오세훈에게 소통, 통합은 너무 무거운 짐이었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무상급식 관련된 주민투표와 자신의 재신임을 연계한다고 발표했다. 1년 전 ‘시민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고 눈물을 흘렸던 오세훈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
역대 서울시장 혹은 유력 후보 중에서는 유력 대권후보로 비상하는 듯하다가 이상한 행동으로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린 정치인들이 유독 많다. 박찬종, 조순, 김민석 등이 생각나는 이름들이다. 여기에 오세훈이 이름을 올렸다. 사실 국민적 지지율만 놓고 본다면 오세훈은 위 사람들에 미치지 못한다. 한나라당에 대선 후보군이 없어서 4% 내외의 그가 이름을 올렸던 것뿐이지, 위의 인사들은 오세훈의 지지율보다 두 배는 넘었다. 그리고 지금은 잊혀진 이름이 됐다. 그들이 그렇게 된 것에도 당시에는 나름 이유는 있었을 것이다.
 |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시장직 진퇴 여부 연계 방침을 밝히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무릎을 꿇고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야권, 서울시의회 중심으로 거부운동 강화하고 내부적인 재선거에 준비해야
오세훈이 사퇴 강수 이상의 행동을 하더라도, 심지어 이명박이 사퇴 운운한다고 하더라도 투표율 33.3%는 결코 불가능하다. (이명박이 사퇴 운운한다면 투표율은 더 하락할 것이다) 통계는 거짓말을 안 한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은 갑자기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라토너는 Finish line에 들어올 때까지 전속력을 유지해서 달린다. 오세훈의 충격 요법에 야권도 강하게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무조건 투표율은 낮아야 한다.
서울시장의 기자회견에 맞대응 상대로는 서울시의회 의장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9시 뉴스에 오세훈만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의 행위가 1년 전과 대비하여 얼마나 오만하고 불손한지를, 그리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협박정치인 가를 준엄하게 시의회 의장이 나서서 꾸짖어야 한다. 이번 투표 제목이 <무상급식 지원범위에 관하여>이기 때문에 곽노현 교육감이 나서서 맞대응하기보다는 시의회 의장이 적절해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시의회 의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오세훈의 행위가 어느 정도 무책임한 것인지를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 ‘나쁜 투표’ 거부 운동을 공개적으로 한 한명숙 전 총리가 나서서 한마디 거드는 것도 대단히 좋아 보인다. 그녀가 2만여 표 차이로 석패한 대상자이기 때문에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주민투표와 관련해서는 이와 같은 행동으로 대응하자.
그리고 서서히 10월 26일 재보궐선거에 대해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두 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각 당의 내부 경선조차도 현실적으로 힘들다. 각 당 대표들이 모여서 결정하면 좋겠지만 내부 이해가 얽혀 있는 만큼 해결을 보지 못할 것이다. 각 당에서 한 사람씩 추천하고 이렇게 모인 야권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2회에 걸친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을 제안해 본다. 이 제안의 배경은 그 정도로 야권 단일후보 선출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소요되는 비용 182억 원,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는 120억 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때문에 발생한 비용은 무려 300억 원이다.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를 바란다. 무상급식을 막아서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덜겠다던 그가 시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모습이 이와 같다.
부천사람사는세상
No comments:
Post a Comment